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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이야기

DIY 이야기 - 방 리모델링

미국의 집은 구조가 한국과는 다릅니다. 한국은 주로 철골조에 콘크리트를 발라 미장을 하고, 그 위에는 벽지도배를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지요. 시멘트 양생, 그리고 여러가지 화학약품들이 뒤섞여 안정이 될때까지 새집증후군이라는 것에 시달리기도 하지요. 튼튼한다고 하지만, 이런 콘크리트 건물이 기후에 따라 더욱 좋지 않을수 있지요. 뜨겁고 춥고를 반복하다보면 시멘트벽에 균열이 생기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을 끄덕없이 버티는 건물은 오히려 목조건물이 많더라구요. 

이곳의 집은 기본적으로는 목조라서 도대체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게다가 예전 살던 뉴욕의 시골은 정말 추운곳이어서 목조로 견딜까 하는 우려가 될 정도였지요. 내벽은 대부분 석고보드 (Sheet rock) 입니다. 석고보드는 약 1 cm 정도의 두께로 아주 약하답니다. 그래서 못도 박지 못합니다. 석고보드의 안쪽은, 외벽과 연결된 것이라면 단열재가 들어있기는 하나 기본적으로는 비어있죠. 작은 액자하나를 벽에 걸려 할때도 드릴로 뚫고 앵커를 박아주고 마무리로 나사못을 박아주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요. 암튼, 장점은 시공이 간단하고, 화공약품이 그다지 들어가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고 수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암튼, 예전에 뉴욕시골에서 집을 사서 이사를 가니, 다 마음에 드는데 아랫층의 Family room이라고 하는 방이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전 주인이 운치있게 하려고 그랬는지, 창고등의 외장에나 쓰는 Old barn wood를 내장으로 하여 벽을 하였더군요. 운치는 있을지 몰라도 조명을 켜도 밝아지지 않을만큼 어두침침하고 또 단열을 그리 신경쓰지 않아 겨울에는 무용지물인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보이시죠? 저 거무칙칙한 벽....저게 방 전부에 다 달려있었답니다. 

그래서 이방을 새로 들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요. 누가? 우리가.... ㅎㄷㄷ
이름하여 리모델링. 

먼저, 이 공사는 초보자가 벌일 일은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하지만, 우린 초보자 였다는거.... 결국은 이 글의 목적은 instruction이라기 보다는 왠만하면 이런거 하지 말라는 경고같은 성격이 짙답니다. 


재료 
석고보드 왕창
단열재 (유리솜이 최강이나 보다 간편한 방식의 단열재도 많음)
Power tools (전동드릴, 전동드라이버, 전동톱, 앵글절단톱 등등)
인원 (다다익선 - 하지만 ,우리 둘이 함)

난이도 
최강

공사기간 
전문가 - 보름 - 한달
우리 - 3개월


젊었습니다 그때는. 털썩!!!
집사람이 말려줬다면 시작도 안했을텐데, 덜컥 하겠다고 하니 그제서 뽑은 칼을 다시 집어넣기도 뭐하고....

사실 일의 발단은 카펫이었습니다. 리모델링이 엄두가 안나 카펫을 주문하였는데, 설치하던 사람이 카펫이 불량이라며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기간이 제법 걸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둘이 의논하기를 그 사이에 리모델링을 하자 뭐 이렇게 된거죠. ㅎㅎ 늦여름에 시작한 일이 눈이 오고나서여 끝이 나게 될줄은.....

Demolition
우선, 상당히 큰 방이었답니다. 안쪽에 온방에 둘러서 대어 놓은 나무벽을 하나하나 뜯어 내는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맘만 먹으면 하루정도면 되겠다 했던게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못을 뽑는 도구 (노루발 - 속칭 빠루) 하나로 엄청난 양의 쪽나무를 하나하나 뽑아내고, 이걸 밖으로 내어 쌓아두고 하는 단순작업이었지만, 먼지도 대단하고, 힘도 많이 드는 작업이었습니다. 일을 다 마치고 저녁먹고 일을 시작해야 하니 더욱 힘이 들었지요. 벽뜯기를 끝내며 정말 세상 태어나서 이리 힘든일은 첨이다 했지만, 바로 그 다음날 같은 소리를 되풀이 해야 했고, 이 기록은 매일 갱신되어 갔습니다. 

암튼, 이렇게 다 뜯어내고 보니 그제서야 벽의 구조나 목조건물의 구조를 파악하겠더군요. 집을 짓기 시작할때는 구조라는 걸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이 구조의 양옆에 벽을 만드는 것이죠. 기존의 벽을 뜯고는 Stud라고 불리우는 위아래 가로목사이로 단열재를 넣어야 했습니다. 벽의 넓이만큼의 단열재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림처럼 벽의 stud 사이사이에 꼼꼼하게 단열재를 넣어줍니다. 이런 별것아닌 작업마저도 참 오래 걸립니다. 일하고 와서 해야 하는거라서..... 마스크, 긴팔 필수. 



Sheetrock Wall 
계산을 꼼꼼하게 하여 필요한 석고보드의 장수를 계산하고는 주문을 하러갑니다. 이곳에는 배달이라는게 거의 없습니다만, 석고보드는 워낙 무겁고 공장에서 바로 가져오는 거라 집까지 배달을 해주기로 하였습니다. 밖에 두었다 비오면 망하므로 주차장에 일단 보관하였습니다. 



사실 한장이 상당히 큽니다. 이걸 둘이서 한장씩 들어서 공사현장까지 가져다 놓고는 몸으로 지탱하고 전동드라이버, 전용 나사못을 이용하여 stud에 박아 넣습니다. 그림처럼 사실은 성인남자 둘정도가 한조가 되어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지요. 단순하기는 하지만, 힘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첫날 2장쯤 설치하고는 둘이서 몸살이 났습니다. 이건 도저히 인간이 할짓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 해야 했지요. 그렇게 끙끙 앓아 누었다가 좀 나아지고는 다시 두어장 붙히고 다시 하루는 누웠다가..... 이건 뭐..... 



한 일주일 이렇게 되풀이 하고 났더니 요령이 생기더군요. 우리처럼 모든일을 너무 열심히 하다보면 안되겠더군요. 그래서 그냥 한장씩만 설렁설렁, 놀멘놀멘 하고는 그냥 치웁니다. 하루에 이렇게 아주 조금씩 진행을 하니 몸살로 앓아 눕는 일은 없어집니다. 사실, 여기 사람들은 리모델링류의 일을 자신이 하기 시작하면 대개 공기를 아주 아주 길게 잡습니다. 이런 방하나에 6개월 - 1년을 잡고 이런식으로 조금식 주말에 야금야금 일을 하지요. 혹은 돈생길때마다 재료를 구입하고 조금 진행하고 이런식이라서 정말 오래걸리지요. 우리야 조급한 한국사람들이고, 빨리빨리가 몸에 밴 사람들이라서 너무 무리했던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래도 무작정 천천히 할수는 없었기때문에 주중에도 일을 하게 된거지요. 그렇게 벽을새우는 일마저도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게 천정을 봍히면서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튀어나온 모서리에는 얇은 알루미늄같은것으로 된 모서리 보호덮개를 해주어야 합니다. 석고보드만으로는 지나가다 툭하고 쳐줘도 확 나가기 때문입니다. 정말 할일이 얼마나 많은지....

Ceiling 
천정은 정말..... 천정도 마찬가지로 상당한 무게와 크기의 석고보드를 한사람은의자위에 올라 쭉 손을 뻗어 지탱하고, 나머지 한사람은 사다리에 올라 어깨로 지탱하며 전동드라이버로 나사못을 박습니다. 이렇게 서너개의 나사를 박을때까지는 손을 떼지 못하는 정말 엄청난 노가다 였지요. 천정 한개를 설치하고 이틀을 앓아 누웠습니다. 그때쯤에는 노동에 어느 정도 단련이 되었다 생각했건만, 천정 한장이 노동에 단련된 몸을 다시한번 굴복시키네요. 휴!!!!

정말 이건 아니다 싶어 하드웨어 스터어에 갔더니 그곳 점원이 마구 웃으며 다음과 같은 도구를 주더군요. 아하!!!! 높낮이 조절이 어느정도 가능한 이런 지지봉을 두개를 받쳐두고 그냥 여유있게 박으면 될것을..... 참 무식하기도 했고, 무모하기도 했네요. 그 다음부터는 천정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때쯤 되니 완전히 목수의 뽀스가 나오기 시적하더군요. 허리에는 여러가지 도구와 못같은걸 넣은 전대를 차고, 눈을 보호하는 보호안경이며, 마스크 등등..... 

Mudding
그렇게 석고보드를 전체에 대고나니 그제서야 정리가 되는 느낌이 납니다. 그러는 사이 두어달이 정처없이 흘렀습니다. 중간중간 전기 콘센트 구멍등등이 있으므로 세밀한 재단이 필요하기도 하였지요. 암튼, 그렇게 전부 세우고 나면 석고보드와 보드의 사이 그리고 나사못을 박은 자리등이 확연히 드러나죠. 그래서 그걸 커버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를 mudding이라 하는데, sheetrock compound라고 하는 일종의 미장용 세민트 같은 것이지요. 석고가루를 잘 개어놓은 것인데, 이걸 살짝 떠서 나사못 자리나 다른 틈에 넣고 위에서 싹 긁어 주면 평평해집니다. 이걸 벽, 천정 전체에 다 발라주고 평평하게 골라주는 작업을 합니다. 이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이것도 힘들긴 하였으나 앓아 누울정도는 아니었답니다. 



Sanding
하루정도를 잘 말리고 나면 단단해지죠. 물론 비교적 평평하게 만든다고 하였으나 완전히 평평한것은아니기 때문에 다음 작업에 들어갑니다. 바로 sanding이라 부릅니다 이런거죠. 



이게 쉬워보이지만, 그때쯤에는 연이은 노동으로 완전 이두박근, 삼두박근 나오고 할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고 앓아 누웠습니다. 욕나오더군요. 

더욱 큰문제는 바로 이때 나오는 먼지..... 금방 앞이 안보이게 뿌옇게 변하는 방. 


나중에서야 전용의 기계가 있고, 먼지도 바로 빨아들이게 할수 있다는 걸 듣고 이야기 해준사람한테 선빵 날릴뻔했잖아요. 왜 진작 이야기 안했어!!!!! 

며칠이 걸려 손으로 하나하나 만져가며 돌출된 부분이 없는지 체크하며 사포질을 해야 했지요. 거의 다끝났다 하던 판에 걸린 복병이라서 더욱 힘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암튼 다 해놓고 나면 대강 이런 모습입니다. 







이젠 방이 제법 모양이 잡혔습니다. ㅎㅎ 

Paint
다음은 가장 쉬우면서도 (?) 즐거운 페인트 칠하기. 페인트는 쉽긴하지만, 하얀벽을 칠하는 경우라도 초벌만으로는 조금 부족합니다. 일단 수성의 primer라는 걸 칠해주고 다 마른후에는 유성이든 수성이든 페인트를 칠해주지요. primer는 바탕을 하얗게 먼저 칠해주고 바탕이 보이지 않게 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페인트가 오래 붙어 있도록도 해준다네요. 암튼, 바닥의 카펫도 없겠다, 셋이서 신나게 페인트를 칠했네요. 

다 칠해 놓은 방은 정말 완전히 딴판이 되었습니다. 거무칙칙했던 벽은 완전히 새하얗게 되고, 훨씬 넓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하고는 카펫업자에게 연락을 하여 카펫을 깔도록 하였네요. 물론 그렇게만 해도 지장은 없지만, 그냥 새하얀 벽은 너무 멋이 없죠. 게다가, 창틀등도 새로 짜야 했고, 방에 있던 전원콘트롤박스도 오래된 나무로 되어있었는데, 그것도 새로 해야 했으니 모든일이 끝난건 아니었습니다. 

Molding




그림처럼 밋밋한 벽의 모서리에 장식을 하는것을 molding이라고 합니다. 이게 별건 아닌것 같아도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거든요. 이 molding을 하려면 앵글을 주어 자를수 있는 전동톱이 필요하지요. 


Mitre saw라고 부릅니다. 이건 사기 뭐해서 친구에게 빌렸습니다. Noldiong을 하려다 보니 그것만하면 너무 심심할것 같아서 조금 욕심을 부려보기로 하였습니다. 벽의 아래 반을 장식하기로 한거죠. 물론, molding은 molding대로 하구요. 암튼, 젊었습니다. 

사진은 나중에 공개하기로 합니다. 




Final touch up
방안의 소품에는 보다 큰 정성을 들였습니다. 이 방은 family room으로 가족이 모여서 함께 즐기는 용도랍니다. 전주인의 취향으로 이집에는 home bar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전부다 오래된 외장나무판이어서 그다지 멋은 없었지만, 운치는 있었지요. 솔직히 그당시만 해도 술을 꽤 마시던 때라서 이공간이 너무 좋기도 하여 집을 사기도 하였지만....ㅎㅎㅎ Bar는 원목을 좋은걸 사다가 일일이 붙혀 장식을 하였지요. 콘트롤 박스는 여러날 궁리하여 아주 예쁜 모양의 박스를 만들어 붙힐수 있었구요,  창틀도 예쁘게 재단하여 기존의 틀을 떼어내고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기술시간에 배운 간단한 것들이 그래도 도움이 되더군요. ㅋㅋ


Result
사진을 공개합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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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이가 바로 무쟈게 비싼 쪽나무 사다가 붙힌 바-입니다. 조 위에 칵테일 도구들 보이시죠? ㅋㅋ 벽의 반은 함판같은 걸 붙혀서 밋밋함없이 바꾸었죠)  



(요기에 아주 커다마한 벽난로가 있어서리 영화 몇번 찍었습니다. 여긴 천정에 등이 없고 저것처럼 거의 다 간접조명이랍니다. 입구에 보이는 조그만 박스는 전자식 온도조절기. 이베이에서 무쟈게 싸다가 위아래 싹 바꾸었더니 어찌나 편한지...) 


(왼쪽벽에 붙어 있는 박스가 바로 전원콘트롤 박스입니다. Unfinished wood로 예쁘게 만들어붙혔습니다. 창틀도 셋트루다가.....) 


이렇게 변하였답니다. 
업자에게 부탁하였다면 대개 보름정도에 끝날일을 둘이서 몸살을 여러번 앓아가며 3개월을 거의 매일 일하고, 주말을 꼬박 바치며, 마지막에는 공사를 위하여 휴가까지 냈습니다. 이젠 이런거 하라고 해도 절대 안합니다만, 꼭 해야 한다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즐기며 하게 될것 같습니다. 요즘도 무언가 일을 시작하면 빨리 끝을 보려는 경향은 있습니다만 (그게 어디 가나요), 그래도 많이 여유가 생긴것 같습니다. 구리고 되도록이면 tool을 구비하게 될것 같네요. 몸으로 때우는 짓은 이제 안할거라는.... 불끈!!!

콘크리트건물인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 이런 리모델링 공사는 전문가에게 맡기는게 훨씬 깔끔하고, 비용도 미국에 비하면 저렴하지요. 하지만, 미국에 계신분들이라면 (또 젊으시고 ㅠㅠ) 한번은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이렇게 직접 공사를 함으로써 전문가 공사비용의 1/5도 채 안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을 들였더니 이 집을 팔때 거의 바로 결정이 되었고, 비싼값에 팔수가 있었습니다. 세금보고때도 리모델링에 든 돈은 세금공제를 해준답니다. 하지만, 몸은 망가졌다는거~~~ ㅋㅋㅋㅋ


최종평가 - A++ 
후후후 너무 후한가요?

요 바로밑에 손가락 모양의 손등을 콱 누르시면 보다 많은 분들이 보신다네요. 로그인 그런거 ㅍ필요없구요. 미리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