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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영어 이야기

영어로 독하게 귀를 뚫자

왕도가 없다는 말은 뭘까요? 그저 죽었다 하고 끝없이 반복하라는 말의 이음동의어입니다. 무식이 해답이라는 거죠. 우선 말할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장기어학연수를 떠나는 방법입니다. 6개월 혹은 방학동안의 경험이 나쁠건 없고 단기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때 배운 영어능력이 지속되는 건 아닙니다. 또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합시다. 해외연수간다고 해도 숙소에서든 혹은 학교에서든 한국사람과 어울리거나 끝나고 한국음식점에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사실 한달간 배낭을 메고 혼자서 뚜벅이 미국여행이나 유럽여행을 한사람이 방학이 끝난후에 한달간 한국사람 가득한 곳에서 어학연수한사람보다 나을겁니다. 미국이민생활 20-30년 지나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 분들을 폄하하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바로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자신이 영어를 사용할 기회를 만들지 않습니다. 



암튼, 그렇다고 누구나 장기 해외연수를 가고 할수는 없는 일입니다. 오히려 그럴수 있는 사람은 거의 흔치않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어회화를 배운다고 하면서도 무조건 책을 독파하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분은 팝송만 자꾸 듣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제 생각에는 유사체험을 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현지연수와 한국에서의 외국어 학습이 다른점은 그나마 해외연수는 교실을 나와도 외국어를 계속봐야하고 필요에 의하여 써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교실에서 열심히 떠들다가 거리에 나오면 한국어 간판이 보이고 한국말을 해야 하죠. 유사체험이란 되도록 그 외국어 일색의 (편의상 앞으로는 영어로..) 환경을 만들어 주는거죠. 그런 상황에 살아도 노력이 없으면 회화는 물건너갑니다. 그런 상황이 아니니 더욱 노력을 하는 거죠. 

조금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하면....

요즘은 다르겠지만, 저 중학교 1학년 영어교재의 첫과는 

"I am Tom" 
"I'm a student"
"You are Jane"
"You are a student, too" 

였습니다. 저 Tom 아니었지만 졸지에 Tom이 되어야 했지요. 이런걸 넓은 의미로 Situation Dialogue라고 부릅니다. 현재의 영어 회화 교재는 대개 '은행에서' '길을 잃었을때' 등등의 상황을 나열하고 한두가지의 변형을 두어 반복 학습합니다. 사실 이런 방법 이외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식의 교육을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장점은 비슷한 상황이 왔을때 즉각 (뭐 조금 머뭇거려도. 순전히 기억력에 달렸다는...) 대답할수 있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이렇게 여러번 반복하여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익숙해져서 자신감이 붙죠. 단점은 같은 상황에서는 같은말만 반복하게 된다는 겁니다. 

"How are you?" 
"I'm fine thanks, and you?" 

를 일년내내 하게 된다는 거지요. 왜냐하면 익숙해져서 입에 붙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코미디언 이주일선생님이 한 희극에서 외국인을 만나 "I am Tom. I'm a student" 하던 생각이 나네요. 어찌나 우습던지.... 또 누구는 식당에서 샌드위치만 한달내내 먹었다던가..... 스테이크 시키려다가 "How do you like to cook, medium or welldone?" 하고 귀찮게 물어서 그냥 "Sandwich" 했다지요. 안배운거라...... ㅋㅋㅋ

제가 생각하기에는 요즘은 원어민 선생님들도 많고 하니 보다 다양한 용례들을 가르쳐 줄것으로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대개는 I'm fine" 이 나오겠죠? ㅋㅋ 

회화를 하려면 가장 중요한것이 바로 listening (옳게 듣기) 입니다. 사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보다도 더 쉬운 결론이 나오는 부분이 바로 듣는것이 먼저냐 말하는 것이 먼저냐 입니다. 듣지 못하면 말하지 못합니다. 말한다고 해서 대화가 되는건 아닙니다. 외운거 몇개 써먹으면 그 다음은 말문이 막힙니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데 있기 때문이지요.귀가 뚫리면 자연스럽게 많은 부분이 습득됩니다. 워낙 많이들었기 때문이죠. 

다시 유사체험으로 돌아가서.......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기를 쓰고 카셋트플레이어를 꺼내 메모하며 영어강의를 듣는게 유행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대학마다 불법복제 카셋트테잎을 파는 아저씨가 은밀히 돌아다니고, 한셋트 주문하면 밤새 복사한 테잎을 다음날 접선하여 받곤하였지요. 그걸 듣는겁니다.
뭐 대강 이런식으로.....


그때도 그랬습니다, 회화하려면 귀부터 뚫려야 한다. 제가 만들어낸 이론도 또 처음 나온 이야기도 아니랍니다. 하지만, 이런류의 영어교재를 듣는게 어느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학습효과는 있지만 귀는 뚫지 못합니다. 귀는 독하게 뚫어야 합니다. 

듣기가 어려운 것은 아는 단어도 그 속도 때문에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고 끊고 하는 부분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못알아 듣게 되는 겁니다. 거기에 테이프의 성우 목소리가 아닌 일반인의 각자 개성이 있는 액센트, 혹은 외국출신의 영어가 더해지면 더욱 난공불락이 되지요. 

요즘 유행하는 라디오 광고패턴이 있습니다. 주로 자동차회사의 광고가 많은데, 멋진 광고문구뒤에 엄청 빠른 속도로 "되도록 고객이 잘 못알아들었으면 하는 내용들, 리스계약조건이라거나 실제내용과 다릅니다 등등"의 내용을 말합니다. 실제로는 보통 속도로 하고 .13배 정도의 속도로 재생하는 방식인데, 보통 사람들은 "이게 뭔가?" 하게 됩니다. 첨엔 도대체 뭐라는 소리야 했지만, 워낙 자주듣다 보니 좀 귀에 들어오기도 하더군요. 휴!!!

이건 빠름을 강조하는 FedEX의 TV광고라는데, 뭐 이런식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빨리 이야기하는건 코미디언 정도이고, 미국인들도 첨들으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를정도로 빠르기만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아듣게 되는 것처럼 단오와 뜻을 알고 있는 외국인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속도와 억양에 적응하는 훈련입니다. 

뭐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면 귀를 뚫는다고 모든 대화를 알아듣는건 아닙니다. 모르는 단어까지 모두 그 의미가 다 파악되지는 않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그 속도와 억양에 적응하여 더 이상 쫄지 않는다는 말이 되겠죠. 사실은 이게 가장 중요하죠. 단어는 나중에도 배울수 있고 더 쉬워집니다. 그러니 듣기는 회화 교재를 반복해서 듣기보다는 일반적인 대화의 토크쇼, 뉴스, 드라마 등등의 오디오를 뜻은 전혀 모르더라도 계속 듣는 방법이 좋을것 같습니다. 왕도 없는거 아시죠? 6개월이 되었든, 1년이 되었든... 그냥 밥먹으면서도, 졸면서도, 전철타고, 신문보면서도... 일단은 애써 알아들으려 귀를 기울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유사체험인겁니다. 재수없다 친구들이 비웃어도, 버릇없다 어른들이 뭐라하셔도 그냥 의미없이 듣습니다. 

이런 무료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동영상을 열어 그 속에서 오디오만 추출해내어 mp3로 만들어 주는 플그램입니다. 무료입니다. 요즘 미드가 대세죠. 여담입니다만, 저 어릴때는 미드가 정말 유행이었습니다. 600만불의 사나이나 소머즈, 원더우먼, 헐크 등등은 빼먹으면 대화가 안되었던..... 흠 흠... 암튼 Grey's anatomy든 Heroes 혹은 Lost가 되었든 일단 오디오만 추출하여 MP3 플레이어에 넣고 듣는것이 상당히 유용할듯 합니다. 좀 지겨우면 일단은 비디오도 함께 한번 보고 다음엔 오디오로 반복듣는것도 좋겠죠. 



CNN 뉴스만 열심히 듣는것도 좋지는 않을겁니다. 뉴스는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해준 것이어서 실생활에서는 그닥...... 다만,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기때문에 일반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동영상에서 오디오 추출해서 듣는것도 귀찮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팟캐스트가 있잖아요. 팟캐스트는 이러한 우리의 불편을 많이 해소해줍니다. 수많은 영어 채널중에 하나 마음에 드는걸로 골라서 그냥 다운로드받아 넣으면 됩니다. 일반인의 잡담도 있고, 뉴스를 다운받은것도 있고.... 아이팟이 필요한것도 아니랍니다. 그냥 mp3로 받아지므로 (엄밀히 이야기하면 책갈피가 지원되는 mp3. 아이팟 이외에는 오디오북이 불편하더라구요), 자신의 mp3 플레이어에 넣거나 전화기등등에.....  나중에 유용한 팟캐스트나 사용법을 올려보도록 하지요.

그냥 이해하려는 목적보다는 속도와 억양 등등에 익숙해지려는 의도이기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정말 많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각각 다른 억양으로 말하기 때문에 정말 힘겹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다른 억양과 액센트라도 익숙해지면 큰 불편을 못느낍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의 원리겠죠. 아무래도 처음에는 그래도 비영어권 사람이 하는 영어보다는 native의 영어로 듣는게 좋을듯 합니다. 그러다 점차 가리지 않고.... ㅎㅎㅎ

전 오히려 반대의 현상도 경험하였습니다. 한참전에 순풍산부인과를 보는데, 선우용녀 아줌마, 미달이 그리고 미달이 엄마 박미선씨의 대사가 무슨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한국말 안들으며 수년을 살다가 그토록 빨리 쏘아부치는 대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전 한국인이고 제일 잘하는 언어도 당근 한국말인데도 말이지요. 바로 익숙함이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
사실, 전 일본어를 이런식으로 배웠습니다. 오랫동안 공부는 했지만, 그렇다고 일본인의 대화가 들린것은 절대로 아니랍니다. 아는 단어라 하더라도 그렇더군요. 그래서 그 당시 유행하던 NHK 파라볼라 안테나를 설치하고 TV를 죽어라 켜놓았습니다. 밖에 나갈때는 오디오기기와 연결하여 테이프에 복사한 위성방송의 오디오를 죽어라 들었죠. 처음엔 아무런 의미 없이 들리더라구요. 그래도 그냥 뚝심있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밥먹다 들리는 뉴스가 그냥 들리더라구요. 한국뉴스인줄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게 한 8개월 - 1년쯤....... 아 물론, 그전에 수년간을 문법과 책만 팠지요. 단어를 모르고는 그렇게 안됩니다. 다만 그냥 귀에 무리없이 익숙해지는 정도. 더 걸릴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느림보 영어랍니다. 

중요한건 알아들으려 너무 노력하지 않는겁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금방 질리고, 좌절하게 됩니다. 그냥 귀만 독하게 뚫는다는 각오루다가...ㅎㅎ

비교적 자투리 시간은 많이 남는 법입니다. 어떤식으로 사용할지는 바로 의지입니다. 

그냥 무조건 들읍시다.
의미 알려하지 맙시다. 그 까이꺼 의미 알면 뭐합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금방은 절대 안됩니다. 
뭐 급하고 돈많으면 한국사람 없는 외국 산골학교로 어학연수를 갑시다. 


뭐 대강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ㅎㅎㅎ 리스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쫄지말자.... ㅎㅎ



요 아래 보이는 손의 손등을 콕 누르시면 더 많은 사람이 볼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