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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블로그 2주년 기념) 빨간내복씨 블로그에서 길을 잃을뻔 하다

세월 참 빠르네요.

제 블로그도 벌써 2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며칠전에 2주년을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지난 포스팅을 보니 블로그 1주년 기념 포스팅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네요. 어쩌다 보니 그냥 흘려보내고 늦게서야 "아! 맞다~~" 하는...... 워낙 결혼기념일 한번 재때 챙기지 못하고 아내 생일도 잊어버리는 극악무도한 죄를 (?) 지은 적도 있는 인사인지라 놀랍지도 않지만 말이죠. ㅎㅎㅎㅎㅎ

뭐 지난 일년 열심히 포스팅도 하고 요리도 하고 여행다니며 노래도 하고 강좌도 하며 바쁘게 살았던것 같습니다. 

워낙 세정에 어두워 그저 글올리고 친한 이웃 방문하며 혼자서 놀기달인의 위치를 구축한 블로거인지라 다시 1년을 정리할 거리도 그리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일반적인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단은 왼쪽과 같은 통계를 갖게 되었네요. 
 
지난해 이맘때 포스팅한 1주년 결산 포스팅을 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1년사이 발행한 글이 514개.... 아! 사실은 그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에서 글을 옮기다 보니 약 100여개는 그냥 한번에 올라간..... 약 400개의 글을 올렸다는 정도로 보면 될듯 하구요. 그렇게 따지면 두해째 올린 글은 200개가 채 안될겁니다. 2배로 게을러진 것이 되나요? ㅠㅠ 

그 2년의 시간동안 저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한것이 사실입니다. 블로그 개설 초기 하루 방문자 50명을 넘기지 않던 때는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방문객을 맞을까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귀동냥하고, 내용보다는 자극적인 제목에 더욱 신경을 쓰기도 했습니다. 많은 메타사이트에 등록하고, 관리하기도 하는 일에 사실 금방 지쳐버리더군요. 그 이후는 그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노래부르고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일에 전념하다 보니 카테고리는 점점 늘어가고 또 이웃분들도 늘어갔습니다. 왠만하면 모든 댓글에 덧글을 달겠다는 각오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지내고 나니 많은 분들이 찾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저만의 색깔이 있는 블로그가 되지 않았나 자평하게 되더군요. 

지금은 어느정도 노하우랄까요...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방문객을 불러들일수 있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저야 그렇게 알게된 것들과는 반대로 가는 삐딱이지만....ㅎㅎㅎ  지금 블로그를 시작 하시는 분들께 아주 작은 조언을 드리자면...... 

1. 목적이 무엇이 되었든 블로그가 성공하려면 되도록 집중된 주제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태그를 사용할때 일관성있는 태그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메타사이트에 발행한다고 하면 되도록 같은 카테고리를 사용하여 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발행시간도 염두에 두어 발행합니다. 
5. 제목을 잘 지어야 겠지요?

뭐 이정도가 테크니컬한 부분이 될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는 있으면서 무시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ㅎㅎ  

사실 이런것도 좋지만, 중요한것은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블로거에겐 금과옥조가 되겠죠? 이러한 노력없이 테크니컬한 부분에만 치중한다면 얻는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 합니다. 크게 돈이 되는것도 아닐바에는 말이죠. 



블로그라는게.....

블로그라는게 그렇더군요. 
누가 시켜서 하는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닌 (프로분들도 계시지만......) 개인 미디어라고들 하죠. 블로그를 통하여 전 참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진부한 말이긴 하지만, 가장 크게 얻은것은 바로 이웃분들이랍니다. 연예인들에게 상타고 나서 소감을 물으면 "다 팬분들의 덕이죠 뭐. 저야 숫가락만..." 뭐 이런 천편일률적인 말들을 하곤 합니다만.....ㅎㅎ  


개인 미디어다 보니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 흔한 이벤트도 외국이다 보니 응모해본적도 없어 공으로 생긴것은 전혀 없네요. ㅎㅎㅎ 광고도 없어 구글첵도 구경도 못해보았고 말이죠. ㅎㅎ  그래서 전 연예인도 아니고, 진부하지만 얻은것은 이웃분들이라고 밖에는 할말이 없답니다. 서운하냐구요? 쬐금요...ㅎㅎㅎ 

그럴리가요. 그간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격려도 해주시고 말도 건네주시고 하여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좀 낯을 가리는 편이라 새로운 이웃분들을 만날 기회가 사실 많지 않습니다. 특별한 기회가 없으면 일부러 다른 블로그에 찾아가거나 하지도 않는 편이구요. 제 블로그를 찾아 뎃글 달아주신 분이 블로거시라면 왠만하면 답방으로 인연을 맺어보려 노력하는 편입니다만, 안그래도 과하게 적은 숫기에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새롭게 맺은 인연들이 계속 생겨서 정다운 이웃으로 발전하여 가는 모습이 너무 즐겁더군요.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한편 열심히 블로그 활동하시고 친하게 지내던 이웃분들이 여러가지 사정으로 거의 블로그를 접으시는 모습도 보여 안타깝기도 하더라구요. 비록 얼굴은 잘 모르고 온라인에서 맺은 인연이라 할지라도 친하게 되었는데 말이죠. 한마디로 제 개인적으로는 정이 묻어 나는 블로고스피어입니다.


그런 블로그가 줄세우기가 되어가니.....

서로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하며 서로간의 미디어를 공유한다면 전혀 시끄러운 일이 일어날것 같지 않은 블로고스피어입니다만, 아쉽게도 과거 일년간은 많은 잡음도 있었습니다. 그 잡음은 어찌보면 지금도 진행중이구요. 블로그 순위라거나 추천이라거나 하는 인위적인 장치들로 인하여 조금은 비틀어진 블로그문화가 생기기도 하였고, 상업적인 것들이 너무나도 심하게 개입하게 되어 제품을 대놓고 홍보하고 댓가를 지불하는 홍보블로그까지 참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더군요. 

눈쌀이 찌푸려지는 일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메타사이트들의 블로거 줄세우기는 이제 제발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등을 뽑거나 꼴찌를 떨어뜨리는 서바이벌이 예능에서조차 대세가 되어갑니다. 굳이 자기가 좋아서 하는 블로깅에 왜 순위를 주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경쟁하려 시작한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경쟁의 무대에 서게 되는 지금의 블로그 환경은 장기적인 블로그의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보통이야기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블로그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을 보다 많은 사람이 보게 한다는 취지의 추천제도는 이미 그 기본취지를 유지하는 효력을 상실한것 같습니다. 제발 보다 좋은 글을 많이 보게 해주는 상생의 메타사이트가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블로그의 쇠퇴?

생각해 보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지난 2년정도의 시간은 블로그의 전성기였던것 같습니다. 과거형이 되는 이유는 사실 벌써 블로그의 쇠퇴가 확연하게 보이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젠 개인 미디어라는 개념의 무게중심이 블로그가 아닌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로 대별되는 SNS로 많이 옮겨간듯 합니다. 블로그한다하면 나름 앞서가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던것이 "누가 요즘 촌스럽게 블로그를 하냐" 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시대가 생각했던것보다 빨리 오고있는듯 합니다. 140자로 지금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트위터의 환경은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스마트폰과 상승작용을하며 아주 빠르게 인터넷의 개인미디어 환경을 바꾸어 나가고 있네요. 물론, 그에 못지 않게 페이스북 유저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통한 입소문 혹은 홍보가 상당한 앞선 전략이었지만, 이젠 소셜커머스로 SNS를 이용한 보다 대량의 홍보가 가능해져 인터넷 홍보의 패러다임도 변하여 갑니다. 스마트폰의 세계에서 길고 긴 블로그의 글들은 사실 맞지 않습니다. 저 자신도 스마트폰으로 이웃 블로그의 글을 읽으려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한편 인터넷에 넘쳐나던 맛집, 여행기는 짤막한 감상과 한두컷의 사진으로 대체가 되어가고, 이웃이라는 말대신 맞팔, RT같은 용어들이 자리를 차지해 가는 듯 하네요. 나쁘다 좋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현상을 말하는 것이죠. 


블로그를 계속해야 하나.....

이런 인터넷 환경이 지속된다면 아마도 HTML 에디터를 사용하여 콘텐츠를 채워가던 홈페이지가 지금은 비지니스에나 어울리는 것이 되었듯, 블로그도 그런 처지가 되어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140자 이내로 촌철살인의 "엿 쳐드셈" 같은 멘션을 날릴 주제도 못되는 저같은 사람은 앞으로 더욱 위세를 떨쳐나갈 SNS가 조금은 두렵기까지 합니다. 얼마전 한겨레21 이라는 잡지의 스마트한 세상이야기의 말미의 글이 생각납니다. 스마트한 140자보다는 2-3일이 걸리더라도 자기를 오롯이 담아낼수 있는 블로그 글하나를 쓰는데 힘을 쏟는 것이 낫다라는 어느 분의 말입니다. 

소통이란 "내가 추천했으니 너도 추천하라"거나, 혹은 "내가 구독하니 당연히 너도" 같은 거래도 아닐것이며, 팔로우에 맞팔하며 "나 집 나선다. 버스가 오네" 같은 무의미를 시간내어 따라가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내가 남긴 글을 읽지도 않으채 추천만 누르거나, 글을 읽지도 않은 사람이 달아준 수백개의 댓글에 뿌듯해하기보다 정독한 이웃의 한두개의 댓글에 기꺼워 하며 덧글을 남기는 것이 소통의 의미가 아닐까 하네요. 적어도 3년차 (?) 블로거의 단상입니다. 

네! 아마 언젠가는 블로그는 희미해져 갈것 같습니다. 물론,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형태의 서비스도 그 자리를 다른 기발한 방식에 내주어야 하는 날도 오겠지요. 그렇지만 그때까지는 블로그를 지속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 다시 블로그.....

요즘 들어 제 블로그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실 한동안은 그저 보여주기에 치중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요리 해먹어요, 이런 노래를 부릅니다, 이런 곳에 다녀왔네요........ 소통에 대해 잘난척 떠들지만, 결국은 소통이 아닌 일방적 전달이었던것 같습니다. 내게 즐거운 것은 남도 즐거울것이라는 동일시의 오류겠죠. 

 

이제는 사실 반발짝을 떨어져 보게 됩니다. 과연 이런 포스팅이 이런 노래가 다른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주거나 도움이 될까 하는 걸 생각해보게 되죠. 글쓰기가 보여줌이 아닌 이야기를 거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하나의 포스팅을 길게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이유로 400개의 포스팅이 200개가 되어가지 않았을까 하네요. 

얼마전부터 시작한 골방기타교실 같은 형태가 제가 생각하는 소통의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저 들려주고 보여주기만 하려던 의식의 사치가 조금은 부끄러워 질만큼 충실한 소통의 기분을 갖게 하네요. 한개의 포스팅을 위해 너댓개의 비디오를 만들고, 한땀한땀 (?) 악보를 그려야 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도움이 되었다는 분의 댓글에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아집니다.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 블로그에 길을 잃을뻔했던 지난 1년 이었던것 같습니다. 소통이라는 말을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구요, 앞으로도 그런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뭐 덕분에 블로그의 방문자수는 많이 줄었네요. ㅎㅎㅎㅎ 하지만 기분은 참 좋습니다. 




앞으로의 1년을 준비하며.....

이제 다시 1년을 준비합니다. 지금처럼 몇몇 관심카테고리에 분산하여 글을 포스팅 해 나갈것입니다. 그저 누가 뭐래도 진정한 소통을 생각하며 제가 하던 글쓰기와 노래 등등을 유지해나가는 1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찾아주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빨간내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