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상태에서 끝없이 자라나는 암세포를 제어할수 있는 것이 없기에 폭주기관차가 되어 끊임없이 자라나고....... 암의 치료는 고형암의 경우 외과적 수술이 선결되는 경우가 많고, 그 이후에도 화학요법 (Chemotheraphy) 이 뒤따라야 할만큼 치열합니다. 외과적 수술로 눈에 보이는 부분을 제거했다고 해도 미세하게 남은 암세포라든지 주위 장기로의 전이가 의심되거나 혹은 전이의 시작를 전제로 화학요법을 하게 되는데, 가장 큰문제는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듣는 항암제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되겠습니다. 그러니 전방위적인 세포파괴가 일어나게 됩니다. 즉, 정상세포마저도 이 항암제에 의하여 파괴된다는 말입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위장등에 심한 손상이 가는 것이 바로 암세포와 함께 정상세포도 파괴되기때문이랍니다. 항암치료는 수술등의 기처리로 인하여 심신이 지친 환자에게 더할나위없는 고통을 줍니다. 암치료의 가장 큰 고비가 바로 항암치료이지요. 거기에 항암제는 주로 간대사를 하기에 간에 커다란 부담을 주게 되기에 빠르고 강력한 치료가 되지 못하고 2-3차에 걸쳐 시간을 두고 여러차례에 걸쳐시행합니다. 그렇다고는 하나 그정도의 처치로도 환자에게는 극심한 어려움을 주게 되죠. 결국은 나쁜넘을 죽이기 위해 일정부분 나 자신의 희생을 감수한다는 치료방법이 되겠죠.
그런데........
며칠전 (8월 31일자) Nature에 게재된 임상실험 논문은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JX-594라 부르는 공학적으로 설계된 비병원성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큰규모의 임상실험을 전개하여 바이러스를 주사하여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감염하고 이를 파괴하여 암괴가 비약적으로 줄었다는 결과의 발표입니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바이러스에 의한 암세포의 파괴는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미 수십년전에 대단히 창의적인 과학자의 상상에 의하여 이론적 배경은 완성이 되었고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분야입니다. 그런데, Nature라는 권위적인 잡지가 첫발견도 아닌 임상실험 결과를 보이는 논문을 게재한 이유는 바로 Intravenous delivery 즉....혈관주사에 의한 치료의 시도와 그 긍정적 결과라는 데 있습니다. 간간히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제의 임상실험 결과가 발표되었지만, 이는 모두 암괴에 직접 주사를 하는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즉 부분적인 (local therapy)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었으나, 이번 혈관주사에 의한 치료시도는 몇가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할수 있겠습니다.
암의 전이는 특정부위의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옮겨가고 이렇게 옮겨진 암세포는 그 장기조직에 적응하며 그 장기내의 다른 세포를 암화합니다. 아래 그림의 붉은색 세포들이 바로 암세포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세포는 혈관으로 흘러들어가 다른 조직/장기로 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외과적 수술로 초기 고형암 (붉은색세포)을 제거하였다 하여도 이미 눈에 보이지 않게 암세포가 혈관으로 흘러들어 다른 장기에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는 단계 (아래 그림의 1,2번 단계..) 라면 다른 조직의 암화는 금방 이루어집니다.
JX-594바이러스의 혈관에 의한 주입은 이 암세포의 혈관에 의한 전이와 그 경로를 같이 합니다. 즉 혈관을 따라 돌다가 암세포를 발견하면 감염하여 파괴할수 있다는 점이죠. 일단 감염이 되고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생성된 GM-CSF는 암세포 파괴를 더욱 활성화 하는 효능을 발휘하죠.
결과를 정리하면.......
암세포를 파괴하는데 사용되는 항암제는 암세포와 그 비슷한 숫자의 정상세포를 함께 파괴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항암치료라 한다면 외과적 절제로 큰 암괴를 제거하고 나머지 소수로 남은 암세포와 이미 퍼지기 시작한 전이암세포를 추적하여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될것입니다. 이때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특이적으로 찾아내어 파괴한다면 항암치료의 어려움이 한결 줄어들게 되기에 많은 연구자들은 암세포에만 특이하게 작용하는 치료제 개발에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성과로 암세포만 특이적으로 찾아 감염하고 파괴하는 바이러스를 혈관주사의 방식으로 임상실험하여 커다란 성과를 얻었다고 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여느 과학적 발견과 마찬가지로 보다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입니다. 1-2년내에 실용화되고 상용화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원론적 수준의 가술이 아닌, 비교적 가까이 와있는 치료법중의 하나라고 생각이 되어지네요. 바이러스자체가 공학설계된 유전자를 포함하기에 장기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검토되지 않았고, 바이러스 주입량이나 시간, 횟수 등을 모두 감안하지 않은 결과이기에 안정성도 아직은 장담하지 못할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면역학적으로 본다면 언제까지 이 바이러스가 (비록 비병원성이라고 하나) 면역체계에 의하여 제거되지 않고 효과를 발휘할수 있을것인가 하는 것도 궁금해집니다. 일단 한번 면역시스템에 의하여 인식이 되고 나면 2차 바이러스 접종자체가 무의미 해지거든요. 면역의 핵심이기도 한 Memory (기억) 에 의한 빠른시간의 바이러스 제거가 일어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좋은 목적으로 투입한 비병원성이지만 면역시스템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이 바이러스가 예기치 못한 이유로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게 되기에 무척 조심스러운 부분이 될수도 있을것 같네요.
아직은 안정성 면에서 문제는 많지만 이러한 방식의 개발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상식선에서 조금은 알아두시는 것도 좋을것 같아 조금은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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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파괴하는데 사용되는 항암제는 암세포와 그 비슷한 숫자의 정상세포를 함께 파괴하기 때문에 가장 빨리 자라는 머리카락등이 빠지는 이유라고 알고 있어요..빨리 바이러스가 개발이 되어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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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가볍게 읽긴했는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의외로 주변에 암에 걸린분들이 많아서요...
앞으로 점점 암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
풀칠아비 2011.09.05 12:54
여기와서 과학이야기는 처음 접하는 것 같습니다.
이쪽분야의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몰랐습니다.
정말 빨리 획기적인 암 치료제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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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뉴스에서 이런 소식들을 접하긴 하는데...
와닿지 않아서요. 실용화 되지는 않고 계속 연구중 이라니...
과학을 모르는 저로서는 뭐 발견했나보다...근데 사용할수 있을라나???
그생각 뿐이죠. 저도 별거 아닌 암이지만 환자의 한사람으로
빨리 연구가 끝나고 실용화 되길 바랄뿐이죠.
연구하시는 과학자 분들 엄청 고생하시고 힘드실것 같아요. 감사하고요.
하지만 좀 더 빨리 암환자들이 고통 없이 치료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길 바래요. -
ㅎㅎ 이거 전문가가 바로 제 친구입니다. 미국에 있다가 몇 년전에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 연구원으로 왔죠. 바이러스가 암을 엄청나게 잘 먹는다는군요. 이제 어느정도 연구성과가 나오지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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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잘 모르는분야는 설명을 들어야합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암의... 뜻을 처음 알았네요...
살짝.. 무서워 지기도 하고
저의 뿔룩나온 배가 혹시 암적인 존재가 아닐지 하는 걱정도.. 응?? ㅠㅠ
헤헤... 좋은 하루 되세용^^ -
Phoebe Chung 2011.09.07 10:46 신고
어려운 이야긴데용..... 어찌 됐던 암이든 바이러스든 힘차게 물리쳐줄 강력한 방법이 발견됐으면해요.
다 편안하다가도 건강 땜에 행복이 불행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잖아요. -
앗..이글은 거의 논문 수준인데요..^^
읽어도 모르는 부분이 많아져요..^^
여하튼 여러가지 방법으로 암치료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듯..ㅋㅋㅋ
다시한번 읽어 봐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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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용어들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오는 저인데
알기 쉽게 설명을 잘 해주셨네요.
정말이지 빠른시일내에 좋은 결과를 맺을수 있었음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내복님도 화이팅! ^^ -
독자 2011.09.11 05:24
좋은 글을 또 보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요사이 TV에선 정치관련 얘기가 의식적으로 줄어들었음을 느낍니다.
대신 예민하지 않은 음식관련 프로그램이 많아짐과 더불어 음식으로 암을 치료한 그런 환자들이 나오는 경험사례 얘기도 심심치 않게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한 얘기들은 대개 “해보니까 그렇더라”라는 그냥 우연한 경험에 의한 특정한 사람의 암치료의 경험사례를 얘기하거나 관련사항을 보강 취재하여 방영하고만 있었습니다. 언감생심 그 원리에 대해서는 대부분 접근조차 하지 못하더군요.
그런데 빨간내복님의 암관련 글을 보고 음식으로 암치료라는 경험을 한 사람들의 사례에 추론과 가설을 세울 수 있는 근거가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마치 지난번 빨간내복님이 쓴 감기의 매카니즘을 읽고 감기에 대해 일반적인 매카니즘을 알고 되어, 치약대신 구은소금 양치질을 했는데 왜 감기로 병원을 단골로 다녔던 사람이 병원에 가지 않게 되었는지 그 근거의 추론과 가설을 세울 수 있었듯이...
그래서 보통사람이 접하기 어려운 이런 의학관련 매카니즘을 일반사람들도 알기 쉽도록 쓰는 빨간내복님의 글 쓰는 재주와 보통사람을 위해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빨간내복님께 경탄과 감사를 드립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9.16 09:40
일단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 ...좀 인사가 늦기는 많이 늦었네요...헤...
이거 뭐 왠 논문을 들고오셔서 사람을 곤혹스럽게 하시네요...^^
어쨌든 일반적으로 가장 무섭다고 하는 '암'을 치료할 방법이 보이는 듯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황태호 2011.12.26 23:21
늦게나마 이런 글이 있다는 것을 듣고 찾아와서 잘 읽었습니다.
핵심적인 사항을 잘 아시고 있는 걸 보니 이 분야 전문가인듯 합니다.
저는 JX-594 연구를 8년째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모 일간지에서 취재를 부탁하였지만 언론에서 호들갑 하는 것이 싫어 취재를 하지 않았고
어떻게 알았는지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해와서 아래 글을 기고했던 적이 있습니다.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10926200002253873&classcode=0101
늦게나마 이런 글을 적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멀지 않은 시간에 환자에게 사용할 수있는 기회가 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