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들은 옛날이야기에 이런것이 있습니다.
장면 #1 : 아주 가난한 집에 새로 시집온 신부가 아침에 시아버지께 "아버지, 잘 잤나요?" 하더랍니다. 그말을 들은 시아버지는 기가막혀서 "넌 도대체 집에서 어른에게 존댓말 하는 것도 배운바가 없더냐? 잘 잤냐니. 어른에게는 꼭 님자를 붙히고 말도 존대를 해야지" 했다네요. 다음날 아침 가난한 집이라 방에서도 거적위에서 자는데, 아침에 일어난 시아버지 머리에 지푸라기가 붙어있었다네요. 이를 본 새며느리가 밤새 연습한 존댓말을 실습합니다. "아버님 대갈님에 검불님 붙으셨습니다".
예전 군대시절 일화도 생각나네요.
장면 #2 : 우리 부대 선임하사가 상황실에서 부당직자로 당직 근무를 서고 있는데, 갑자기 대대장이 나타났습니다. "추~웅 서~엉~ 근무중 이상무!!!!" "그래, 작전장교 어디갔나" "네! 작전장교님은 잠시 용무가 있어 내무반에 가셨습니다" 바로 들어온 대대장의 쪼인트 가격 작렬. "작전장교님? 가셨어? 너 존대말좀 다시 배워라"
존대어는 남을 높이거나 자신을 낮추는 어법으로 주로 젊은이가 어른에게 혹은 판매자가 고객에게 하지요. 하지만, 어법에 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결례가 되거나 조인트를 가격당하는 아픔이 있을수 있습니다.
장면 #3 :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죄송합니다, 고객님, 그 제품은 벌써 매진되셨구요, 비슷한 제품으로 xxx가 있는데, 38,000원 되십니다, 고객님" ...... "네, 벌써 15% 할인되신 가격이십니다, 고객님"
한국 TV를 보다보면 가끔씩 보이는 이런 존댓말의 혼란. 도저히 어법에 맞지도 않고, 오히려 기분나빠지는 이런 고객응대는 보는 내내 오히려 불편합니다. 상냥하고 공손해서 나쁠것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대갈님에 붙으신 검불님같은 어색함과 자신들이 매긴 제품과 할인률에도 존대를 하는 어이없는 어투는 이해가 안됩니다.
남앞에서 자신의 부모를 칭하는 말과 부모님께 부모님을 칭하는 단어가 다른게 우리말입니다. 남앞에서 "저희 아버님은 지금....." 이런 말은 실례가 됩니다. "우리 부인이 오늘 말이지..." 하는 것도 실례가 되는 말이지만, 의외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본어는 현재까지도 공대하고 겸양하는 존경어가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지요.
각 기업의 고객센터에서부터 이런 잘못된 존경어의 무불별한 사용을 지도 개선해야 할것 같은데, 사실 그 어법이 틀림을 알고 있을 그 윗사람들은 그럴생각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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