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때만해도 한국이 처해있던 카테고리인 개발도상국이라는 , 참 슬픈 용어입니다. 물론, 흔히들 이야기하는 후진국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젠 후진국이란 차별어대신에 개발도상국으로 얼버무려 말하는것 같습니다.
현대화된 세계에는 하루가 다르게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첨단 휴대장비에 대한 소식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만, 지구 저 어딘가에는 컴퓨터가 무엇이지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부지기수인 현실.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을 한대의 랩탑컴퓨터가 끊을수는 없는 일이지만, 최소한 그들에게 희망의 씨앗이라도 보여주자는 운동이 바로 One Laptop Per One Child - OLPC 랍니다.
MIT의 네그로폰테 교수가 주창한 운동입니다. 얼마전부터 움직임이 본격화 되었고 협회가 미국에 설립되고 저가의 랩탑컴퓨터를 생산하여 나이지리아나 다른 나라들의 어린이에게 전달하는 일을 시작할수 있었습니다.
OLPC laptop은 가격을 $100선으로 하여 기부등에 의하여 제작하고 이를 개도국 어린이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제작부터 순전히 개인이나 기업의 기부에 의존하고 무상으로 원조하는 방식입니다. $100이라는 가격은 랩탑가격으로는 터무니 없이 싼 가격이지만, 그마저도 대부분의 개도국에는 상상할수 없는 커다란 가격으로 다가올수 있기때문이죠. 물론, 랩탑이라고는 하지만 복잡한 연산이나 워드프로세싱등을 할수 있는 수준의 것은 당연히 아니고 간단한 게임과 책읽기 등등을 할수 있는 것들이죠. 문자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커다란 아이콘을 배열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흔히 XO 라고 부릅니다.
(OLPC XO-1)
이러한 정도의 간단한 컴퓨팅마저도, 제대로 된 책도 없어 제대로 읽지 못할정도로 혜택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대단한 첨단기능이 될테고, 실제로 100불이라는 가격에서는 성능좋은 프로세서나 윈도우즈 계열의 시스템을 장착할수도 없는 형편이지요. 당연히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나라에는 해당사항이 없을테죠.
OLPC와 관련하여 슬픈 소식도 전해집니다. 재단에서 나이지리아에 XO laptop을 300대 기증하고 이를 교육하였는데, 막상 커다란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바로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네요. 그래서 결국은 학교건물위에 태양열 전기집적장치를 설치하여야 했다고 합니다.
(From OLPC.org)
이를 계기로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교훈도 함께 얻은것 같습니다. 결국은 OLPC재단 뿐만 아니라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주고 전기를 생산할 설비를 지원해 주는등의 보다 중요한 사업에도 힘을 받을듯 하네요. 그리고 컴퓨팅에서 중요한 인터넷의 이용은 실제로 그 국가의 통신인프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데, 그런 부분을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되는 주요인이 될듯 합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이런 부분도 작은것에서부터 시작하다보면 다른식의 지원이나 자각도 뒤따르리라 봅니다.
인도는 OLPC사업과는 별도로 $10 랩탑을 만들겠다는 정말 실현이 가능할까하는 이문이 드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100 OLPC의 참여권유도 거부한 인도였습니다. 이유는 $100도 너무 비싸고 그럴 돈이 있으면 교육에 더 투자하겠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인도는 가난합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도의 IT업계에서의 위상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그들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도 한 IT산업, 이를 위한 초등교육을 랩탑의 보급으로 잡았을거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러나 10불이라는 가격은 도대체 현실 불가능으로 보여지네요.
랩탑제작에 쓰이는 하드웨어의 가격만 보더라도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의 경우 1대당 가격이 25 - 28달러, CPU와 메인보드만도 75달러선이라고 하네요. 이것만으로도 100달러를 넘어서고, 공식적으로 발표된 OLPC의 공급가는 180달러선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10불이라는 불가능한 가격을 제시한걸까요? 물론, 2000불짜리 자동차를 만드는 인도이니 어쩌면..........
지난 연말까지 아마존에서는 199불짜리 XO laptop을 판매했습니다. 이 제품은 AMD 지오이드 LX700(433MHz) CPU, 7.5인치 흑백/컬러 전환 LCD, 회전식 손잡이를 이용한 충전식 배터리, 256MB RAM, 1GB Flash메모리, 리눅스 페도라 OS를 갖춘 제품입니다.
그러나 일반 판매라기 보다는 Give one Get one (G1G1) 프로그램으로 399불로 OLPC 랩탑 두개를 구입하고 하나는 기부하거 하나는 자신이 가지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혹은 199불짜리 하나를 구입하고 그걸 그대로 기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연말까지 계속되었고 어느정도의 호응이 있었는지는 발표를 못봤네요. 지금은 기부링크만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보아 현실적으로 판매단가는 아직도 200불선에 맞추어져 있네요. 보다 많은 요구와 생산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100불선으로는 떨어질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어제 소개한 Pixel Qi라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회사의 CEO인 Mary Lou Jepsen은 바로 이 OLPC재단의 co-founder였습니다. 그녀는 Pixel Qi를 설립하고 얼마전에 Pixel Qi의 디스플레이로 $75 단가로 랩탑을 생산하여 OLPC사업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과연 이정도의 가격에 기기를 만들어줄 생산자가 있을지 의문으로 아마도 Pixel Qi 수익의 일부를 돌리려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컨셉사진이 Engadget에 발표되었는데 이대로라면 상당히 유용할것 같습니다. OLPC XO-2와 XO-3 에 채용하고 특히 XO-3는 태블릿형태가 될것이라고 하네요.
(OLPC XO-2)
(OLPC XO-3 tablet)
(OLPC XO-3 tablet)
(OLPC XO-3 tablet)
이렇게 간편하고 여러기능들을 갖춘 태블릿이 꾸준히 보급된다면 조금의 희망이라도 잉태할수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비판적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것은 배불리 먹을수 있는 빵과 한모금이라도 안심하고 마실수 있는 물이다. 혹은 서구에서는 큰 문제가 아닌 기생충을 구제할 구충제한알이 더욱 절실하다. 100불이면 그들이 한두달을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수도 있다 " 라는 말을 합니다. 그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진실로 필요한것은 당장 배불리 먹을수 있는 빵보다 바로 미래에의 한줌의 희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포스팅인 베네주엘라의 청소년 오케스트라 이야기도 꼭 함께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암튼, 이렇게 어린이에게 테크놀로지를 배우게 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경제규모 10위권으로 IT 강국이라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한국은 어떤식으로 이를 나누어 나가야 하는걸까요? 한국도 체계없는 기부운동보다는 G1G1방식이 효과적일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한국에서는 아직 OLPC에 동참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OLPC 코리아라는 민간 단체가 결성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고, OLPC측의 권고에 따라 북한어린이에게 OLPC 랩탑을 보내자는 운동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것 같긴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활동계획은 없네요.
전세계에 IT강국의 면모로 어필하고 힜는 대한민국. 이젠 받은 혜택만큼 돌려주는 것도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사실 개인차원에서 어떤방식으로 동참할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현재로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수밖에는 없을듯 합니다.
앞으로 OLPC 이야기도 가끔씩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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