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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의 촌스러운 케잌 이야기와 딸아이의 생일


한동안 블로깅에 뜸했습니다. 오랜만에 한가하다 했더니 그 꼴을 못보고 그냥.......ㅠㅠ
 
왠지 잔잔한 웃음이 나오는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어릴적 처음으로 케잌이라는 것을 먹어 보았을때 이렇게 맛난것이 있을까.... 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버터케잌이라고 하는 두터운 버터크림덩어리가 깔끔하게 덮힌 케잌이었죠. 단것이라봐야 사탕이 고작이었기에 오묘하면서도 달디단 케잌은 어린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았지요. 

세월이 지나며 한국에서는 그 달던 버터케잌은 생크림케잌으로 변하여 살짝 달면서도 부드럽고 과일이 듬뿍 들어간 케잌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버터케잌을 찾기힘들것 같습니다. 

세월이 훅 하고 20여년이 지나 미국에 오게 되었는데, 그때 다시 어린시절 추억의 버터크림케잌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어찌나 단지 머리가 지끈 거릴지경이 되더라구요. 딸아이의 생일에 지수엄마가 솜씨를 부려 맛난 생크림 케잌을 직접 구워 아이들에게 주니 예쁜 모양에 환성을 지르다가 한입 먹고는 모두 다 놓아버려 당황했던 적도 있네요. 네! 여긴 생크림 케잌 아이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 맛나게 생긴 생크림 케잌은 한입먹어보고는 손을 놓는거죠. 


대신...... 이런 두터운 버터크림 케잌.....환장하죠. ㅎㅎㅎ


아흐~~ 쳐다만 보아도 머리아픕니다. ㅠㅠ 

그러고 보면 미국에 온지도 14년이 되는데, 그 사이 케잌의 내용이나 모양은 그리 변하지 않은듯 합니다.  Fancy한 레스토랑에 가면 그나마 모양도 내용도 좋은 케잌을 볼수 있지만, 동네의 베이커리에서는 알록달록한 버터크림으로 만든 촌스러운 장미꽃이 올라가있죠. 일단 크림은 아주 단것을 선호하고 (달지 않으면 케잌이 아니라는...) 케잌의 장식에 보다 많은 시간을 쏟는것 같습니다. 장식이라고 해도 우리가 보기에는 한참 촌스럽지만, 아이들용 케잌이라면 특히더 그 앙이가 좋아하는 모양, 예를 들면 미식축구장, 레이싱트랙 등등으로 꾸미게 되는것 같더라구요.

  


뭐 이런거죠. ㅎㅎ 혹은 이런.......



Cake Boss라고 하는 유명한 리얼리티 쿠킹쇼가 있습니다. 이곳은 중요한 날에는 케잌장인인 파티쉐에게 미리 파티나 중요한 날 (occasion) 의 컨셉을이야기해주고 파티쉐는 자기 팀과 함께 미션수행처럼 케잌을 완성하여 배달해주는 형식의 쇼입니다.  


자기 팀원을 닥다하며 온갖 종류의 유치찬란한 케잌을 만들어냅니다. 딸아이 지수도 시간날때마다 푹 빠져서 보죠. 웨딩케잌같은것은 한국돈으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들여 만들어 달라하곤 하죠. 이곳 사람들에게 케잌은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어떤 환상같은것인줄도 모르죠. 

맛은 없습니다. ㅠㅠ 

그나마 한인이 하는 제과점에 가야 제법 볼만한 케잌이 진열되어있는데, 그나마 이곳 샌디에고는 규모도 작은데다 얼마 안되는 제과점에도 그리 눈과 손이 가는 케잌은 보이지 않습니다. 6월 25일, 625가 생일인 지수 생일에는 해마다 엄마가 케잌을 구워주었습니다. 토요일이 생일이었네요. ㅎㅎㅎ 그런데, 올해는 하필 그날 엄마가 집에 없어 케잌을 만들어주지 못했습니다. ㅠㅠ 제과제빵쪽은 제가 잘 몰라서..... 고등학교 가더니 생일파티 이야기도 안하고 그냥 조금 시큰둥한게 못내 마음에 거리더군요. 

벌써 만으로 열다섯살입니다. 믿어지지가 않네요. 아직도 아기인것만 같은데 말이죠. ㅎㅎ 

그런데, 생일 다음날 엄마도 돌아왔고 가깝게 지내는 분이 아이들과 생일케잌을 사가지고 오셨네요. 도대체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케잌을 볼수가 없었는데, 너무나도 화사하고 예쁜 케잌을 사오셨네요. 

공개합니다. 샌디에고 최고의 멋진 케잌이랍니다. 
갑자기 집안에 화사한 벗꽃이 피었네요. ㅎㅎ 


이문세 - 추카해요 (cover by 빨간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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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 즐거운지......ㅎㅎㅎ






지수야~~ 지금처럼 건강하고 사려깊은 아이로 자라다오. 사랑한다. 

그러고 보니 이건 제목과 별 관계없는 낚시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