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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 깡촌 생존기 8 - 미국은행에서 연대보증을?

연대보증이란 말은 한 사람의 융자에 대하여 함께 싸인을 함으로써 그 빚의 변제에 대한 유한,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신용사회인 미국에서는 연대보증이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랍니다. 은행융자를 받는다 함은 융자를 받으려는 신청인이 가진 과거의 신용도에 근거하여 현재의 수입, 현재의 빚 등등을 고려하여 융자여뷰가 판단이 됩니다. 

이곳에 오게 되었을때 연구소 administration officer (행정관리관) 와 여러차례에 걸쳐 연락을 하게 됩니다. 보통 HR (Human resource) manager라 불리우는 (한국의 인사과장에 해당?) 사람과의 연락은 상당히 중요하고 그 이후에도 직장 문제에 대해서는 늘 HR manager와 상의를 하게 됩니다.  암튼, 이 사람이 자동차의 경우는 초기이주비가 부족하다면 융자를 하면 되고..... 하는 말을 했기에 그리 큰 준비없이 미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유학을 막 마친 상태여서 변변히 준비할 돈도 없었긴 했지만, 그 말을 듣고는 더욱 용기 (?) 를 내어 그냥 갔답니다. 

"너 미쳤구나" 하는 소리를 여러 사람에게 들어야 했지요. ㅋㅋㅋ 

세상에 미국가면서 달랑 1000불을 들고오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듯.....암튼, 그걸로 당장 필요한 것들을 조금 구입하고 나니 별로 남을것이 없었다는.....  다행히 연구소 사택에 대부분의 물건이 있었기 때문에 큰 돈이 들지는 않았네요. 

미국에 가면 차없으면 한발자국도 못움직인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답니다. 적어도 대중교통이 발달한 대도시에서는 틀린 말이 될테지만, 이렇게 깡촌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대중교통이 없으니 차가 필수가 되고, 차는 생종에 직결이 되는 문제가 되더군요. 

HR manager의 도움으로 은행에 알아본 결과 당연하게도 저의 경우는 미국내에서 쌓은 신용도 점수가 없기 때문에, 융자를 내줄수 없다는 군요. 신용도 점수는 융자금액을 꼬박고박 잘 갚고, 수표를 부도없이 잘 사용하며, 공과금을 제때 내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무리없이 잘 갚아 나가다 보면 생기는 것으로 처음 건너간 사람에겐 있을수 없는 것입니다. 신용도를 쌓기에 가장 좋은 것은 적은 금액의 크레디트 카드를 사용하고 바로 갚아나가는 것이지만, 신용도 없이는 크레디트카드도 발급받기 힘들지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동네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차를 얻어 타고 나갈수는 없었고...... 

두달 넘게 차가 없으니 정말 그 불편은 말도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연구소에서 연대보증을 서주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 위 사람은 본 연구소의 직원으로 미국내에 크레디트가 없어 융자에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비록 크레디트는 없지만, 융자를 해주시면 10000불까지는 융자신청인의 지불보증을 연구소에서 하겠습니다" 라는 취지의 편지를 써주었고, 이를 본 은행에서 융자를 결정하여 주었습니다. 은행은 지금 한국에도들어가 있는 HSBC라는 은행이었고, Hong Kong Shanghai Bank Coorperation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동양계 영국은행이어서 동양적인 정서의 보증, 담보 등등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런 여러가지 정황이 맞지 않았다면 더욱 오랫동안 차없이 고생했겠다 라는 생각에 식은땀이 나고, 연구소측의 배려에 많은 고마움을 느낍니다. 

암튼, 궁상스런 기억이긴 하나 미국에서 그다지 흔치 않은 경험을 해보았다라는 뿌듯함 (허걱!) 도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