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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드디어 영구치가 났어욤!!!

제 딸이야기가 아니구요......

참 쑥스러운 일이지만 나이 마흔이 훌쩍 넘어 (가만, 29살이라고 했는데....ㅋㅋ) 영구치를 얻게 되었습니다. 임플란트지요. 

참 허무하게도 앞니를 잃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좀 슬퍼서 생략입니다. ㅠㅠ 

그래서 덴탈임플란트를 하게 되었는데, 윗앞니였고 원래 빠져있던 이가 아니라서 이가 빠진 자리에 뼈가 자라서 메워질때까지 4개월 가량을 그것도 bone-graft (뼈이식) 까지 했음에도 시간이 더 필요하여 2개월 가량을 더 연장하게 되었지요. 그간은 


이렇게 생긴 부분틀니를 밖에 나갈때만 하는 방식이었지요. 아무래도 앞니가 없다보니 활짝 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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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보시려구요? 이런건 공개하면 안되는데....아이돌 가수 이미지도 있고...)))


그렇게 이가 빠진 부위의 뼈가 다 자라서 튼튼해졌을때 드뎌 implant라는 걸 했습니다. 앞니라서 정말 어려운 일이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물론 비용도 엄청납니다만....

암튼, 제가 왠만하면 고통을 잘 참는 편인데, 참 아프더군요. ㅠㅠ 어금니나 다른 치아의 implant의 경우는 기간도 빠르고 고통도 상대적으로 적다던데, 마취를 했음에도 그 고통이......

이곳의 시스템은 왠만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소지를 없애는 책임회피형이 많아서 되도록 확신이 들지 않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implant를 하고 임시로 pole을 넣고 곧 위에 크라운을 씌우는 경우도 있다던데, 물어보니 절대 No No!!! ㅠㅠ 


그 위로 잇몸이 덮히고 제대로 자리를 잡을때까지 다시 인고의 세월인 5개월 가량이 흘렀습니다. 덮혔던 잇몸을 open하고 치과주치의에게 보내졌습니다. 그곳에서 틀을 다시 뜨고 준비를 한게 8월 하순이었고, 9월 초순에는 영구치를 얻을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만, 무언가 일이 생기고 다시 보내고, 기다리고 하는 사이에 10월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사실 지난 6월말경 그간 그나마 '영구없~다'를 커버해 주던 부분틀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ㅠㅠ 계속 '영구없~다' 가 되는 바람에 활짝웃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띠리리리리리' 가 되더라는...... 사회생활에 엄청난 지장을 받았던 것은 물론이고 웃음을 잃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도 활짝 웃고 싶었고, 비디오도 정면에서 찍어보고 싶었고....

지수는 어느날 포도를 먹다가 "아빤 좋겠어. 포도씨 뱉으려고 입 안벌려도 되고 말이지. 그냥 이빨 사이로 밀어내" 이러며 제게 상처를 주었고, 밖에나가 사람을 만나면 활짝 웃어주고 싶은데 "웃지마, 웃지마" 이러며 옆구리 쿡쿡찌르던 지수맘의 말도 비수가 되어.. 윽!!! 하긴, 저도 입을 못벌리겠더라구요. 여긴 워낙 그런것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니..... 웃을때는 다소곳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호호 하는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드뎌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날아갔답니다. 그렇게 해서 받은 제 영구치. 그렇게 임플란트를 시작하고 13개월만에 드디어..... 

정말 좋습니다. 이젠 예전의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아주 작은것이지만, 참 움츠러들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찌나 어색하던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익숙해져버린 "영구없~다"라서 밥을 먹어도, 노래를 해도 또 물을 마셔도 참 불편합니다. 없어진 부분을 커버하려 혀놀림도 바뀌어서 발음을 덜 새게 하려 하다보니 생긴 버릇이 이젠 방해가 됩니다. 입으로 들어오는 물의 양도 조절이 잘 안되며, 왠지 씹을때도 방해가 됩니다. ㅠㅠ 

이런 옛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는데, 한 사람이 길가에 앉아 울고 있더랍니다. 가까이 다가가 물으니 

"제가 평생을 눈이 안보이는 상태로 살았답니다. 그래도 크게 불편함없이 살았지요. 그런데, 조금전 아랫마을 동무집에서 점심을 먹고 오는데, 갑자기 눈이 띄여지며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하는겁니다" 

"아이구. 세상에 정말 잘되었군요. 그런데, 이리 기쁜날 왜 우시나요?"

"갑자기 눈이 떠지니 눈앞에 얼룩덜룩하고 무서운 것들이 확확 다가오는데다, 늘 다니던 길인데도 집을 찾아 갈수 없네요. 너무 무섭고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생각에, 이젠 어떡하나 울고 있는 참입니다" 

하더랍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환경에 변화가 오니 원래 있었어야 하는 일상이 불편해지는거지요. 

"그럼 눈감고 가란 말야!!!!! 이 따샤!!!!" 

"아......"

로 간단히 해결했다지만..... 저야 "그럼 빼" 뭐 이럴수도 없는거고....어떻게 생긴 영구치인데... ㅋㅋㅋㅋㅋㅋ 

영구치를 얻으며 '영구있~다'로 되었답니다. ㅎㅎㅎ



암튼, 축하해주세요. 새로 태어난 기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