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위생 민감증은 깊어만 갑니다. 그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수퍼박테리아라는 것이 있어 심한 경우 목숨을 앗아간다고 하니 더욱 더 위생에 신경을 쓰지 않을수 없네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우리 아이가 빠는 젖병은 은나노 가공으로 살균효과 만빵이고, 매일 사용하는 것은 그저 흔하디 흔한 비누가 아니라 항균제가 함유된 물비누이기 때문이지요. 뭐 벌써 이런 제품들이 유행하기 시작한지 꽤 오래되었고,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위생문제는 60-70년대와 비교도 안될만큼 깔끔해졌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상당히 위생적으로 안전한 곳에 살고 있는게 될겁니다. 아마도...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어릴때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크리스마스씰이라고 하는 것을 학교에서 나누어주고 구입하고 했던 기억이 있으실겁니다. 저는 아래 두 종류의 씰을 기억합니다. 각각 1980년과 1984년에 발행된 씰입니다.
바로 결핵퇴치 기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우표모양이었지만, 그렇다고 우표없이 이것만 붙히면 안된다는 주의를 들었지요. 요즘에도 해마다 그 양은 달라졌겠지만, 크리스마스씰은 나옵니다. 결핵은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고, 영양적으로 문제가 있는 후진국병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결핵이 퇴치되었다면 크리스마스씰도 당연히 없어졌을테지만, 요즘에도 크리스마스씰은 있다고 하네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A number of studies have shown that growing up on a farm may protect children from getting allergies and asthma.
Allergic symptoms were lower among those youths who lived on a farm when a 2003 survey was taken, or they had lived on a farm previously, according to Helen Dimich-Ward, an associate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in Vancouver .
Canadian researchers surveyed 1,158 4-H Club members, aged 8 to 20, asking about current and previous residences and residential exposure to livestock, as well as any problems with allergies and asthma.
The highest prevalence of allergic symptoms was found in urban or rural residents without livestock. Diagnosed asthma was lowest among those who currently lived on a farm, while past farm dwellers had the lowest prevalence of ever having wheezing.
앨러지나 천식환자에 대한 연구 결과중 몇년전부터 눈에 띄게 늘어난 케이스 스터디가 있습니다. 바로 천식, 앨러지와 농장 혹은 농장동물의 연관관계입니다. 조사결과 어린시절 농장에서 자라거나 농장 동물과 함께 자란 사람들의 경우, 천식, 앨러지의 발생빈도가 극히 낮았다는 결과 보고입니다. 캐나다에서도 미국에서도 그리고 독일에서도 비슷한 연구사례가 보입니다. 농장이라.....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을수도 있는 곳입니다. 동물의 분뇨가 있고, 물구덩이가 있어 벌레가 생길수도 있지요. 건초더미가 있어 그 속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온몸이 간지러울것 같은 그런 농장말이죠. 잠시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없네요. 그만큼 일반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앨러지라면 단순하게 복숭아털에 대한 앨러지뿐이었지 땅콩이라거나 다른 음식에 대한 앨러지는 그다지 접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앨러지를 병이라 말할수는 없습니다. 천식도 마찬가지로 병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몸의 면역 반응 (allergen에 대한 반응이긴 하지만) 이 되겠습니다. 예전에는 별로 없던 것들이 나온것은 일종의 현대병이라 봐도 될것 같습니다.
다시 앞으로 이야기를 돌려봅니다.
위생민감증...... 모두다 항균성분이 들어간 비누를 쓰고, 항균처리 된 제품만을 쓰고 있으니,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던 옛날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인 셈입니다. 예전에는 의료도 발전하지 못했지만, 위생에 문제가 있어 전염병들이 창궐하고 많은 사람이 죽어갔으며, 출산시의 감염증으로 산모가 잘못되는 일도 많았지요. 어린아이도 작은 병으로 잘못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그때에 비하면 정말 대단한 발전이고 좋은 일이 되는 거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결핵을 앓는 사람의 숫자는 오래전에 비하여 상당히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결핵은 죽는 병이라는 인식이 클만큼 큰 병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항생제가 발달하여 섭생과 위생에 신경을 쓰며 강한 항생제를 투여하면 2-3주 후에는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여 치료시기에만 신경을 쓰면 비교적 완치율이 높은 질병이 되었습니다.....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눈에 띄는 것은 수퍼결핵이라 불리우는 항생제 내성의 새로운 결핵균의 등장입니다. 한국에도 2006-2007년에 2000명 이상의 수퍼결핵환자의 보고가 있었다고 하네요.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에도 이 수퍼결핵이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설에는 실험실에서 연구용으로 만든 항생제 내성결핵균이 유출되어 감염되기 시작하였다고 하는 보도도 있지만, 확실한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수퍼박테리아이야기는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상처로 감염이 되면 그 증식 속도가 너무 빠른데다, 항생제로도 듣지 않아 감염부위를 절단하는 대처밖에는 할수 없다고 하니 공포 그자체입니다. 수퍼박테리아의 진원지는 알수 없으나 병원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고 하는 것은 중요한 점을 시사합니다.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벽이나 세포막의 형성을 방해하여 세균을 죽이는 기전을 갖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항생제를 계속적으로 투여하면 세균은 이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됩니다. 한참전에는 약국에서 "여기가 곪았는데, 항생제좀 주세요" 하면 쉽게 구할수 있었지만, 요즘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관리약제가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그래왔으나 한국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항균제 함유 비누에는 triclosan이라는 항균제가 함유되어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세포벽의 형성을 방해합니다. 비누라는 것은 뭘까요? 비누는 계면활성을 갖는 물질입니다. 지방성분을 가두어 물로 떨어뜨릴수 있는 캡슐을 만듭니다. 소수성의 먼지등도 마찬가지의 원리로 떨어뜨리지요. 세균의 세포벽은 주로 인지질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비누의 계면활성능력은 세균의 지방성분도 결국은 잡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비누자체로 세균을 세정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하는 점입니다. 비누가 세균을 없애는 거죠. 그런데, 거기에 항균제를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확인사살이니 더 좋은것이라 하시는 분..... ㅎㅎ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또 나오는거죠. 먹는 항생제와 같다고는 볼수 없지만, 항균제에 대하여 나타내는 내성을 무시할수 는 없는 상황입니다. 쬐금 오바한다 하실지 모르지만, 미국에서 나오는 비누종류의 제품 75%가 항균제를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솔직히 안쓰고 싶어도 거의 안쓸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는 거죠. 이 모든것이 하수구를 타고 하천으로 흘러듭니다. 몇몇 병원균은 하천에서 끊임없이 이 triclosan에 노출되고 그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대한 내성만이라면 간단한 문제이겠으나 자연은 항상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나아갑니다.
위생과 소독이 기본인 병원에서는 예전부터 화학제품및 항균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왔습니다. 수퍼박테리아환자를 받은적이 없는 병원에서도 수퍼박테리아가 거출이 되었다고 하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물론, 여러 환자들이 들락거리는 병원이기에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완전히 부정하기도 힘든 상황이랍니다.
유전공학을 전공하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많은 종류의 생명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우전자 조작 혹은 그와 유사한 실험을 일상적으로 하게 됩니다. 유전자가 치환되었음을 알기위해 일부러 균에 항생제 내성을 나타내는 유전자를 끼워넣습니다. 유전치환이 안된 것은 항생제로 죽지만, 치환된 것은 죽지 않는 성질을 이용하여 실험결과를 짐작해내는 아주 기본적인 기술이죠. 수십년동안 행해온 일상적인 방법입니다. 그것도 전세계에서 말이죠. 이렇게 유전치환되었다고는 하나 병원균은 아닌 세균이 아무 처리도 없이 싱크밑으로 사라지는 것도 일상적인 일입니다. 요즘은 보다 깊은 주의를 기울이지만, 한참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죄의식없이 그냥 흘려 보냈습니다. 병원균은 아니라고 하지만, 자연에서 다른 병원균과의 유전자치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담은 그 누구도 할수 없습니다. 이렇게 병원균이 자꾸만 항생제 내성을 가지게 되면 수퍼박테리아로 불리우는 징한넘이 될수도 있는거지요.
자연이 인간에게 자꾸만 강력한 세균을 주어 인간에게 시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이 만든 것이 재앙으로 다가오는 바로 자연의 재앙이 아닌, 자연의 역습이라고 하는 부분입니다.
위생민감증이 바로 천식이나, 앨러지 아토피의 주범일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는 그렇다 치더라도 의사의 처방으로 투약이 되는 항생제와 유사한 항균제제가 시중에는 널려 있는 형편이네요. 강한 항생제로 조기에 박멸하곤 하였던 결핵은 그 사이 아주 독한 넘으로 변하여 우리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항균제가 함유된 비누를 사용하려는 욕구는 커지며, 어떤이는 그런 불안을 파고들어 돈벌이를 하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항균제는 싱크로 들어가 더욱 더 심한 항생제내성균을 키우고 다시 인간에게 더욱 큰 재앙을 주게 됩니다. 물론, 그 시간은 생각보다 더 길것입니다. 어쩌면 수십년후에 일어날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무슨 상관이냐 할수도 있으나 누군가 연결고리는 끊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인간은 누구라도 눈앞의 위험 (clear and present danger) 이 아니고는 그리 큰 위험으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바로 이런 환경문제는 더욱 그렇지요. 그러니 갯벌을 개발하고, 강을 파고 그러겠지만... 아! 이건 제 영역이 아니구요.......
비누만으로도 충분히 세균을 씻어낼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항균제함유제품이 아닌 보통 비누를 사용하도록 합시다. 할렐루야!!! ㅋㅋㅋ
블로거중에 아르테미스님이라고 계세요. 솔직히 딱 한번 인사 나눈적이 있을뿐인데, 이분은 천연비누나 천연화장품 같은걸 만들고 또 보급하려 애쓰시는 분이랍니다. 제품을 홍보하는 분은 아니더군요.
시중에서 항균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구하기 힘들면 만들어 써도 좋을듯....이 분의 블로그에는 아주 여러종류의 천연비누제조법이 나옵니다. 아까 말씀 드렸듯이 비누만으로도 정말 괜찮다구요!!!!!!!!
절대 이런 제품 사용하지 맙시다라는 불매운동은 아니며, 이런 제품없이 살수 있는 시대도 아닙니다. 하지만, 한사람 한사람의 노력이 더해지면 언젠가는 보다 깨끗한 (?) 미래를 만들수도 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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