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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온라인 비디오 대여점 Netflix로 알아보는 미국의 영화소비 그리고 대한민국...

Netflix는 1997년 시작된 온라인 비디오 대여점입니다
워낙 모든것이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은 원래 카탈로그 쇼핑이라는 문화가 일찌감치 발달하였습니다. 아주 작은 지역에까지 매장을 골고루  갖출수는 없으므로 대도시를 제외하고 대개는 상당한 거리를 운전하여야 선택의 여지가 큰 옷가게라거나 잡화점등을 만날수 있으니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하고 택배로 배달받는 시스템은 상당한 역사를 지닙니다. 

반면 비디오 가게는 대형 체인 비디오대여점의 경우 작은 곳에 들어가기 힘들기때문에 작은 도시에는 구멍가게식의 작은 대여점이 성업을 하고 있었지요. 제가 살던 곳도 아주 작은 시골이었으나 두세개의 비디오가게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비디오테잎 대신 DVD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며 또한 인터넷과 Netflix라고 하는 신개념의 온라인 비디오대여점이 들어서며 작은 시골에도 반란이 일어나더군요. 작은 군소 대여점이 전부 폐업을 하였고, 그나마 커다란 체인점 하나만이 살아 남았습니다. 



Netflix Way
Netflix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월정액을 내면 서비스 종류에 따라 한번에 대여할수 있는 DVD의 수대로 대여할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자신의 계정에 들어가 queue라고 부르는 영화대여 우선순위를 만들어 놓으면 그 순서대로 차근차근 보내줍니다. 예를 들어 한번에 1개의 영화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한달에 $9.99 (약 만천원)에 가입하면, 자신이 고른 영화 리스트중 맨 위에 있는것을 무료 우편으로 하루만에 보내주고, 보고난 영화를 무료반송봉투에 넣어 보내면 다음 리스트에서 또 하나를 보내주는 식입니다. 늘 1개의 DVD는 밖에 나와있게 되죠. 대부분은 하루만에 받을수 있으며 보고 바로 보내는 식이라면 운이 좋은주에는 일주일에 3개의 새영화를 받을수 있죠. 일주일에 세개라 하면 한달이면 (주말등이 있으므로) 이론적으로 9-10개의 영화를 볼수 있다는 말이랍니다. 영화매니아에겐 정말 대단한 프로그램이 아닐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까지는 볼수 없으므로 대개는 일주일에 1-2편을 보는것 같더군요. 일주일에 한두편이면 한달에 많아야 4-8편, 적으면 4편이니 무슨 메리트가 있을까 하시겠지만, 블록버스터같은 대여점에서 영화 하나를 대여하면 한장당 $4이 넘습니다. 그리고 연체라도 하면 더 비싸지죠. Netflix에는 연체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돌려보내지 않으면 다음 영화가 오지 않으니 금전적인 손해는 입게 되는거죠. 저도 당연히 이용하였고, 미친듯이 영화를 봐야 했습니다. 그러다 너무 힘겨워서 포기했습니다. 

원래는 이런식의 온라인 대여점이 여럿 되었으나 Netflix에 흡수되거나 파산하거나 하였고, 현재는 Netflix와 오프라인 대여점의 절대강자 블록버스터 (Blockbuster) 만이 살아남았습니다. 




Netflix movie streaming service
현재는 Netflix에서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전용셋톱박스도 있지만 요즘은 새로나오는 Blu-ray player, Xbox, Playstation 3에도 Netflix의 스트리밍을 처리할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나온답니다. 회원이라면 누구라도 TV시리즈와 영화 등 17,000개의 타이틀을 무료로 원하는 만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TV에서 말이지요. 상당히 획기적인 서비스입니다. 제살깎기라는 말도 있으나 어쨌든 이 서비스 신설로 몇백만명의 회원을 추가로 확보하였다고 하니 두고 볼일이죠. 현재 netflix의 고정 회원수는 800만을 넘는다고 합니다.



블록버스터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없는대신 어디에나 있는 대여점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우편으로 받고는 오프라인 매장에 반납도 하고 빌리기도 하는 온오프 연계를 이루어 버티고 있죠.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에서도 이런 서비스는 있긴 했으나 발전할수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바로 인터넷이 너무 발달하여 생긴 새로운 현상인 영화 불법 다운로드 때문입니다.  “고객들이 DVD 대여를 위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동영상을 다운 받을지 정보를 얻기 위해 싸이트에 접속한다”라는 말도 있더군요. 예전에는 동네비디오가게가 많아 쓰레빠 찍찍 끌고 나가서 깜장 봉다리에 비디오를 담아 하드하나 빨며 돌아와도 그리 긴시간이 걸리지 않으니 그다지 필요없었을테고, 나중에는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그저 수십초에 영화한편을 다운로드하니 또한 필요없어진 것이겠지요.

Legal Digital Copy 
물론,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중 DVD 대여 부분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DVD나 blu-ray를 구입하여 소장하는 일은 저를 포함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소장하고 싶다는 collector적 발상은 비디오 시절부터 있었지요. 요즘은 대부분의 타이틀이 Blu-ray라는 HD 영상으로 나오기때문에 더욱더 소장용구가 커졌답니다. 하나 눈여겨 볼점은 새로 나오는 타이틀에는 Digital copy가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PMP가 발달하여 iPod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개인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영화를 볼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많은 경우 Blu-ray를 구입하면 CD한장이 더 들어있는데, 이 avi포맷의 같은 영화는 자신이 원하는 미디어 플레이어에 넣어 얼마든지 감상할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나름의 DRM은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엄격한 방지는 아니랍니다. 자신이 구매한 영화에 대하여서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소비를 할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영화관에 가지 않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Game title and Action Figures
헐리우드의 영화산업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시못할만큼 굴뚝없는 산업이랍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영화관을 찾고, 엄청난 양의 팝콘을 먹어댑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거의 개봉 일주일의 전세계 흥행수입으로 손익분기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흥행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실로 대단합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영화 개봉전에 대부분의 게임 타이틀이 출시됩니다. 그렇다고 영화수입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더욱 큰 흥미를 유발하죠. 재개봉관이나 비디오방은 없지만, 블록버스터, Netflix로 연계되는 비디오판권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많은 영화들의 액션피규어 시장도 방대합니다. 영화개봉 한참전부터 주인공을 소재로 한 작은 인형들이 소매점에 깔립니다. TV에서는 하루종일 연예가 중계에 열을 올립니다. 나쁜짓으로 구설에 오른 여배우의 행태를 하루종일 떠들어 대지만, 한달쯤 뒤에는 다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쇼에 버젓이 출연합니다. 




Pay Per View (PPV)
채널이 수백개인 위성TV에서는 20여개 영화채널에서 24시간 오래된 영화부터 비교적 최신영화까지 24시간을 틀어댑니다. 요즘은 대부분 HD방송을 내보내므로 영화보기가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100여개의 PPV채널은 $2 조금 넘는 가격으로 거의 원하는 시간에 최신 영화를 보여주니 클릭 한방에 비디오가게에 가는 수고를 덜수 있죠. 요즘은 IPTV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Good Downloader?

(from http://patzzi.joins.com)

얼마전 영화잡지를 보다가 한국의 내노라 하는 영화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굿다운로드 이벤트를 위한 사진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양질의 영화 콘텐츠를 기존의 웹하드업체에 제공하고 정당한 비용을 받겠다는 취지로서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다운로드 받은 영화를 지정한 PC에서만 보는 방식이라네요. DRM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지만, 이런 폐쇄적인 관리로 많은 유저를 확보할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예전에는 작은 모니터로 만족하며 보았지만, 요즘같이 TV도 대형화하고 화질에도 민감해진  세상에 그런 발상이라니..... 대형TV에서 보려는 의도로 컨텐츠를 구입하여도 작은 모니터에서 봐야 한다면 굳이 더 비싼 돈을 내고 정식콘텐츠를 구입할까 하는 의문이 자꾸만 듭니다. 저같으면 절대 안합니다. Netflix의 경우처럼 자신의 TV에 연결하는 기기들에서 재생할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발상의 전환이 없다면 한국시장에서 정착되긴 힘들지 않을까 하네요. 이곳에도 불법다운로드는 당연히 있습니다.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이 시장에 그리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는 법의 규제가 강해서라기 보다는 제반 인프라가 싼가격에 양질의 콘텐츠를 아무 불편없이 이용할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제 경우만 해도 한국영화 하나 보려면 찜찜한 마음으로 한두시간을 들여 다운로드 해야 하지만, 다른것은 그냥 실시간으로 바로 보고 싶을때 볼수 있으니....... 

언제나 미국의 예를 들게 되는것은 제가 사는 사회라서 다른곳의 예를 들수 없기 때문이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만, 너무나도 편협한 한국 영화업계의 인식이 현재의 불건전한 시장을 키워온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솔직히 요즘은 한국영화를 거의 안보게 되네요. 사실 드라마의 경우는 많이 다운로드를 하게 되지만, 제 자신이 영화다운로드는 조금 꺼려지기도 하고 그렇게 보고 싶은 영화가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랍니다. 또한, 넘쳐나는 미국영화들과 한국 드라마 보기에도 시간이 없습니다. 

불법다운로드를 근절하는건 가끔 웹하드업체를 뒤집어 엎는다거나 헤비업로더를 구속하는 일로는 근절되지 않을듯 합니다. 허접한 영화제작을 줄이고 볼만한 영화들을 늘리며 보다 많은 소비의 창구를 마련하는 일이 건전한 영화소비를 늘이는 길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