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그래도 라디오가 생활속에 큰 부분으로 남아있을 무렵..... 가족들이 출근하고, 혹은 학교에 가고 본격적인 가사일을 시작하기 전의 주부층의 나른한 시간, 아주 부드러운 음성으로 "황인용, 강부자 입니다" 라는 멘트로 시작하던 방송이 있었네요. 물론 이 방송말고도 라디오에서 청취자의 사연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유독 이 프로그램이 기억이 납니다. 아침이었고, 또 주 청취대상이 주부층이어서인지 감동의 사연이 많았고, 포복절도 보다는 잔잔한 웃음의 사연이 더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황인용씨도 그렇고 강부자 아줌마의 구수한 리딩은 정말 마음이 편안해 지곤 하였습니다. 그 시간에 학교에 다니던 제가 왜 이 방송을 기억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나른해지기 쉬운 오후에는 주로 포복절도할 사연위주로 소개하던 강석, 이혜영의 싱글벙글 쇼가 있었고, 비교적 최근에는 또 지금도 하고 있으며 택시기사분들께 최고의 인기라고 하는 최유라와 다른 파트너의 (현재는 조영남 아저씨인가요?) 사연소개도 있네요. 인터넷 초기 다시듣기로 듣고는 장말 너무 웃겨서 배꼽을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는 컬투쇼가 대세인듯 합니다.
SBS라디오에서 방송하는 2시탈출 컬투쇼는 청취율 1위라고 하지요. 외국에 있는 제가 어떻게 이 방송을 알까요? 바로 팟캐스트와 블로그의 힘이랍니다. 팟캐스트에 관한 내용은 다음에 포스팅 하기로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 컬투쇼 이야기와 루돌프 블로그 이야기 입니다.
컬투쇼는 못말리는 두남자 "대두선생" 정찬우씨와 김태균씨가 청취자가 보내는 사연들을 미리 읽어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읽어내리는 파격적인 방송입니다. 또 라디오임에도 불구하고 늘 방청객을 받아 본방 이외에도 방청객으로부터의 지방방송 (?) 까지 가미되기도 하지요. 두 분의 입담도 입담이려니와 소개되는 사연들이 대부분 정말 너무 웃겨서 뒤집어 질 정도입니다. 첨엔 다소 부담되는 정찬우씨의 멘트때문에 적응이 안되더니 지금은 아주 강한 중독성으로 다가오네요. 한국에 계신 분들은 오다가다 한번씩 들으셨을수도 있고, 또 신문등에서도 보셨을수도 있겠네요. 외국에 있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드라마 등의 대중매체가 훨씬 더 정겹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라디오는 쉽게 접하기 힘이 든답니다. 솔직히 드라마 보기도 벅찬상황이라서 라디오는 조금 커버하기 힘들거든요. ㅎㅎ 시간도 없는데 언제 듣나 하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전 늘 점심 바로 전에 30-40분간 걷기 운동을 합니다. 산보할때보다 조금 빠르게 걷는 유산소 운동이지요. 거의 하루종일 앉아있기도 하거니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직업이다 보니 다소의 여유가 있는 편이니 축복받은 케이스죠. 암튼, 전 이 시간에 음악을 들었었는데, 이 컬투쇼를 발견하고는 그 다음부터는 미친사람처럼 웃으며 걷거나 미소를 지으며 걷게 되었습니다. ㅋㅋ
컬투쇼를 주로 iTunes를 통한 팟케스트 형식으로 다운로드 하다가 한참전에 한 블로거를 발견하고 요즘은 그곳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루돌프라는 블로그인데, 일주일치의 컬투쇼 사연 하이라이트를 정성껏 편집하여 한시간에서 1시간 30분 분량으로 mp3로 만들고 블로그에 게시합니다. 블로그의 오른쪽 카테고리란에 두시탈출 컬투쇼라는 것이 있는데, 그곳에 가시면 2008년 5월 부터의 하이라이트본이 전부 저장되어있습니다.
어떤분들은 "그거 저작권에 걸릴텐데...." 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그런데, 이 분이 워낙 명성을 날리다보니 컬투쇼측에서도 초기부터 암묵적으로 용인하였고, 얼마전부터는 공식적으로 인정을 하게 되어 제작진과 깊은 유대를 맺으며 작업을 하게 되었답니다. 녹음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줄 막강 조력자도 나타났고, 라디오를 자신이 직접 녹음하던 데서 발전하여 원본 파일을 컬투쇼 제작자분께 건네받아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루돌프 블로그 주인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자주 다운로드 받으러 가는데, 이제껏 감사 말씀을 한번도 못전했거든요. ㅠㅠ 특히나 외국에서 다운로드 받기가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여 일부러 외국서버에도 올려주시는 센스까지.... 그렇다고 컬투쇼에서 경제적인 원조를 해준다거나 하는 일도 없다니 정말 순수히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네요.
방송되는 모든 사연이 재미있지는 않을겁니다. 그 방송 분량도 상당합니다. 그런데, 그걸 일일이 듣고 재미있는 사연만을 추려서 하이라이트를 만든다는 것은 왠만한 정성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분들때문에 저같은 사람이 혜택을 받는거지요. 말씀드렸듯이 저는 주로 운동할때, 반신욕할때 그리고 가끔은 너무 교통체증이 심하여 심한 짜증을 참아야 할때 등등에 활용합니다. iTunes에서 팟캐스트 형식으로 다운받아 iPod로 들으면 중간에 멈추었다가 다음에 다시 틀면 멈춘 부분부터 나옵니다만, 이렇게 MP3를 다운받아 다른 플레이어로 들으면 이어듣기가 안되는 불편이 있으나 요즘은 주로 음악과 이런 라디오를 휴대폰으로 듣기때문에 조금의 불편을 감수합니다.
일을 하며 이런 방송을 듣는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웃음을 참기도 힘들뿐더러 도저히 일하며 (직종에도 따르겠지만요) 듣기에는 일에 집중하기 힘들기도 하겠더군요.
해외에 계신 분들께는 특히나 더, 무료한 시간 정형화 되지 않은 일반인의 사연을 듣는 아주 특별한 재미가 있는 컬투쇼 mp3를 강추합니다. 차에 mp3 를 들을수 있는 설비가 되어있다면 mp3 CD한장에 거의 25시간이 넘는 분량이 들어가니 무료한 장거리 운전에도 상당히 좋을듯 합니다.
컬투 두분의 입담이나 사연을 읽는 실력은 워낙 출중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바로 사연을 보내는 청취자 겠지요. 정말 일반인들의 체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릅니다. 라디오 청취율 1위를 넘어 마침내 편집본이 케이블 TV로도 나간다고 하니 앞으로의 컬투쇼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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