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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이야기

겨울철 궁극의 별미 - 김치만두

정초음식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것은 말할것도 없이 떡국이지만, 떡국에 김치만두를 띄워 먹는것도 상당히 많은것 같습니다. 

정초에 떡만두국을 먹으려 한국마켓에 장을 보러갔는데, 늘 있는 만두피와 만두두부가 품절이 되었더군요. 눈물을 머금고 그냥 사골국에 떡국으로 때웠지만, 그냥 넘어가기 뭐하여 일주일이 지난 주말에 기어히 해먹고 말았네요. 지난번에 김치만두 포스팅을 한것으로 생각했는데, 남은 만두속을 완탕피로 만들어 끓인 만두국만 있더군요. 그래서 우리집 김치만두 만드는 법을 공개합니다.

예전에는 김장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100포기, 200포기는 예사였던것 같네요. 겨울동안 김치이외에는 그다지 먹을게 넉넉하지 않았던 탓도 있는것 같습니다. 봄이 가까와지고 김장김치가 많이 남아 치워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많은 김치를 한꺼번에 치우는것으로 김치만두만한게 없죠. 그 즈음이 되면 김치찌개가 오르는 일도 잦아집니다. 

집집마다 김치만두를 만드는 방법은 조금씩 다른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어릴때 먹던것과 지수맘이 먹던 김치만두가 상당히 비슷하여 어렵지 않게 레시피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또 예전에는 만두를 만드는 일이 정말 큰일이었던것이 만두피를 반죽하여 밀대로 밀고 주전자뚜껑으로 재단하여 만들어야 하므로 만드는 손보다는 반죽하는 손이 적었던 관계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죠. 만두를 빚는 날은 그래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김치다지고, 짜고, 반죽하고, 만들고, 삶고 하느라 눈코뜰새없이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미국에 처음 와서 김치만두를 해먹을때는 그렇게 하였습니다만, 캘리포니아로 이사오고는 식료품점에 널려있는 찹쌀만두피라는 것을 쓰게 되었네요. 세상 참 좋아졌다 뭐 이러면서요. ㅎㅎㅎㅎ 


만두속또한 상당히 복잡한것이 김치나 다른 재료를 면포에 꼭짜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기가 많으면 만두가 다 터져버리죠. 암튼, 그중 가장 어려운것이 두부짜기입니다. 요즘은 두부라는것이 사실 딱딱한 정도에 따라 달리 나오지만, 예전에는 순두부 이외에는 그냥 '두부'였습니다. 그러니 중간정도의 딱딱함이라 생각하면...... 결국은 수분이 많다는 이야기죠. 요즘 나오는 딱딱한 두부도 사실은 물이 많더군요. 그런데, 만두두부라는것이 나옵니다. 어찌나 딱딱한지.... 그리 힘주어 짜내지 않아도 되니 이것만 해도 얼마나 시간과 힘을 절약해주는지 모릅니다. 


우선, 김치를 아주 잘게 다져서 꼭 짜둡니다. 당연하지만 김치의 맛이 김치만두의 맛을 좌우합니다. 그리고, 숙주를 적당량 데쳐서 마찬가지로 꼭 짜줍니다. 고기다진것도 넣어주고, 당면을 잘 삶아서 잘라 넣어줍니다. 물론, 두부.... 이번에는 두부를 좀 많이 넣었습니다. 두부가 많이 들어가면 만두맛이 부드러워지죠. 이렇게 준비한 재료에 계란 3개 정도를 깨어 넣고 간장, 참기름 그리고 후추등으로 간을 합니다. 너무 센 간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재료가 골고루 섞이도록 치대듯이 섞어줍니다. 

이렇게 재료준비하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리지요. 뭐 그래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하다보면 금방 마칠수 있지요. 이렇게 속재료만 만들어도 거의 다 한겁니다. ㅎㅎㅎ 만두피가 준비되어있기 때문이죠. 만두피를 반죽하여 만들어야 한다면 이제부터 또 일인데 말이죠. 

이번에는 만두피를 5팩정도 샀습니다. 한 30장정도씩 들어있는거라서 150개 정도...... 왕만두피라고하여 사실 상당히 큽니다. 또 커야 맛도 나구요. ㅎㅎ  만두는 대개 두가지 방법으로 만듭니다. 






송편 만들듯이 만들어 양끝을 붙혀 만드는 (아마도 대개는 이렇게 만들지 않나요?) 방법과 그냥 양끝을 붙히지 않고 두는 것이죠. 그냥 찌거나 삶아서 먹을때는 동그랗게 말지 않고 넓게 펴서 만드는것이 훨씬 먹기에 편하고, 동그랗게 만것은 국등에 넣어 끓일때 좋더군요. 


이렇게 저는 계속 만들고 빨리빨리 나오는 만두를 지수맘은 바로바로 삶아 건져 놓습니다. 이렇게 철저히 분업을 하기때문에 우리집 만두만들기는 금방 끝이 납니다.


대강 삶아진 만두를 식히고 살짝 말려서 Zipper bag에 차곡차곡 집어넣어 냉동고에 넣어두면 언제고 꺼내서 다시 삶거나 국에 혹은 라면에도 넗어 먹을수가 있죠. 이렇게 해두면 한동안의 일용할 양식이 됩니다. 

처음 만든날은 주먹만한 김치만두를 삶아 배부르게 먹습니다. 겨울의 김치 만두는 가히 별미중의 별미라 할수 있겠습니다.  

아래 보이시죠? 저 윤기....... 

한그릇씩 드시고 가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