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Y 이야기

DIY 이야기 - 미국에서 잔디는 집주인의 자존심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속담이 있죠. 비슷한 개념의 영어 속담이 바로 "The grass i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입니다.



옆집 잔디가 더 파랗게 보인다는 말이죠. 이거 은근히 자존심 싸움이랍니다. 실제로 잔디를 깨끗하게 깎아 놓은 집옆을 지나가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죠. 반대로 제대로 관리가 안되어 누렇게 떠버린 잔디는 혀를 차게 됩니다. 제가 그럴진데, 남들은......

그래서 항상 앞마당 잔디는 집주인의 자존심이 되고 항상 신경을  쓰게 되죠. 뉴욕에서 수백평의 넓고 푸르른 잔디밭에 혹해서 집을 샀다가 이틀도 안되어 욕나오고 사흘째 깎다가 토나온 기억이 있어서 이곳에서 집을 살때 잔디가 작아 야호! 했다는.... ㅋㅋㅋ 암튼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싶은 분들은 적어도 집주위는 공구리 (콘크리트)를 치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이사를 오고 다른 할일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었는데,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지 앞마당 잔디가 군데군데 마르더니 순식간에 누렇게 떠버립니다. 이런 이런...... 일단 비료를 좀 뿌려보고 물도 자주 줘보고 했는데도 사망하셨더군요. 뭐 할수 없이 하루 날잡아 보수 공사에 돌입하였습니다. 휴!!!!!!



아주 작은 대머리라면 그 부분을 파 없애고, 흙을 뿌린후 잔디씨를 고르게 뿌리고 밀집등으로 보호하며 물을 계속 뿌려주면 자라납니다만, 흙이 좋지 않거나 큰 면적일경우는 다른 방법을 쓰는게 좋습니다. 

잔디는 원래가 대강 고른 일정 면적위에 매트형태에 잔디가 자란 흙판 (SOD) 을 가져다 죽죽 깔은 것이라서 자라고 나면 하나처럼 보입니다. 암튼......

시공
난이도 - 중하. 
몸쓰는 일로 머리는 아주 쬐금만 필요합니다. 
시공비용 - 비교적 낮음
도구 - 삽, 호미
인원 - 1 
시공시간 - 면적에 따라 다르나 대개 하루. 
기타 - 선블록

우선, 죽어버린 잔디의 구역을 대강 정하고 면적을 계산합니다 (가로 X 세로....맞나? 쩝). 몇 square feet인지를 적어 놓지요. 

되도록 각지게 죽어버린 잔디의 위를 삽으로 위에서 뚝뚝 끊어내는 식으로 삽질을 심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잔디의 4-5 센치아래쪽에 삽을 넣어 뜨듯이 하면 원래 있던 잔디매트를 뜯어 낼수 있지요. 요렇게요.


이렇게 떼어낸 죽은 잔디매트 처리해야 합니다. 우리 동네 쓰레기 치우는 곳에서는 흙이 너무 많아 안가져 가더군요.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 잔디깎은 것과 섞어 살며시 살며시... 슬슬....ㅎㅎ

여기까지가 비교적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해놓고는 바로 HomeDepot나 Lowes의 garden center로 마구 달려갑니다. 갈때는 커다란 비닐 매트같은걸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트렁크 흙바닥됨. 


뒤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잔디매트를 구입하는데, 처음에 계산한 것보다 조금 많은게 좋습니다. 대개는 1 x 5 ft 식으로 직사각형이므로 계산하기는 쉽습니다. 
 
차에 들어갈 만큼 일단 구입하고 바로 달려옵니다. 

가져온 매트를 들어낸 밭위에 올리고 선에 맞게 재단을 하여 줍니다. 역시 삽질이 쵝오!!!!

남은 매트는 다른곳에 쓸수 있으니 일단 보관. 

자 되었네요. 처음엔 원래 있던 잔디와 색깔이 다릅니다. 품종이 다를수도 있지만, 한동안 햇볕을 잘 못본 잔디라서 그렇답니다. 

이제부터는 무조건 물, 물, 물입니다. 


하루에 세번 이상 10분씩 물을 흠뻑 줘야 하지요. 되도록 햇볕이 쬐는 점심무렵에는 한번, 해가 나기 전과 들어가간 후에 흠뻑!!!!

잔디는 물과 햇볕이 필수인데, 특히나 이런 상태에서는 물을 자주 주지 않으면 뿌리를 내리기 힘들게 되므로 좋은 결과를 볼수 없습니다. 

햇볕이 강한 여름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비교적 초봄쯤에 망가진 잔디를 시공하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평가 
A+++ 뭐 이런거 줘야 하는데.....이것들이 또 죽었지 뭐여요. ㅅ ㅑ ㅇ!!!!!
이유를 분석하니 스프링클러 바로 밑의 잔디였던 겁니다. 평소에는 스프링클러가 땅밑에 들어가 있다가 시간이 되면 삐죽 나오면서 물을 뿌려주는데, 등잔밑이 어둡다고 그 바로 밑의 잔디가 물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blind spot이 되어있던 거죠. 이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듯. ㅠㅠ

그리고 샌디에고의 가뭄사태로 절수대책이 요구되는바 일단 다시 죽은 넘들을 걷어내고 (또 조금씩 잔디와 섞어 버림 흠흠) 좀 흉해도 가을까지 이대로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깔아도 물을 안주면 죽을게 뻔하므로....

체념하고 동네를 돌아보니 잔디 죽은데 많두만!!! 이렇게 애써 위로를.....

암튼, 잔디는 일반적으로 이렇게 보수하는 거랍니다.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