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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과학 이야기

살포시 과학 이야기 - 도대체 면역이 뭐야????

면역....

참 쉽고도 어려운 말입니다. 쉽다면 쉽고..... 저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는 많은 연구자가 면역학자라는 이름으로 끝없이 연구에 매진합니다. 다들 용어를 잘 알고 있고, 많은 부분을 파악 하였습니다만, 한달 혹은 일주일 단위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며 논문들이 책으로 엮여져 수백 권이 쏟아져 나옵니다. 면역학이 어려운 학문이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직접적으로는 우리 몸이 어렵기 때문일겁니다. 노밸상을 받은 사람들 혹은 아무리 똑똑한 사람들이 수백만명이 모여 머리를 짜내도 조물주가 뚝딱뚝딱 만드신 인체의 오묘한 비밀을 미처 다 알아내지 못하네요. 다들 파악했다고 이야기 하지만, 우린 다 압니다. 절대 못했다는 사실을요. 다 이해했다면 이렇게 수많은 과학자들이나 그 많은 논문이 필요치 않겠지요? 또 다른 이유중의 하나는 인체의 생리현상이 복잡하게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일 겁니다. 감기 바이러스가 침범하는 간단한 일은 몸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합니다. 열이 나고 콧물, 기침이 나고 하는 현상은 바이러스가 만드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내 안의 면역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변화입니다.

면역이란 글자 그대로는 역병을 면하게 해주는 것이지요. 조금 더 본질에 다가가면 나와 나 이외의 것을 구분하는 아주 정밀한 기구입니다. 나 이외의 것은 병균, 바이러스, 남의 신체일부 (혈액) 등등이 되겠지요. 간단한 것 같지만, 면역의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나 이외는 밀어내던지 죽이던지 하는 매우 이기적이지만, 기본적인 보호기구 되겠습니다. 약간 유치하지만 쉽게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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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멋진 성이 있습니다. 이 성은 하늘에 조각구름이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었다지요. 성안에는 많은 백성이 살고 있었습니다. 


성벽도 있고 남자, 여자 그리고 어린이들도 삽니다. 성문은 여러 곳이 있지만, 성곽에는 초병이 늘 지키고 있습니다. 어느 날 성문앞에 옆동네 왈짜패가 찾아와 말썽을 부립니다. 몇 안되는 왈짜패를 초병들이 제압하는 일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느 날은 철갑옷을 입은 수백명의 황건적이 쳐들어왔습니다. 초병의 수는 10명이 채 안되는데 적이 너무 많았습니다. 성문은 순식간에 깨어지고, 담을 넘어서까지 침범하는 황건적에 초병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래도 연락은 원활하여 포도청의 일급 포졸들과 수방사 병력이 동원되게 되었습니다.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처음엔 누가 적인지 몰랐지만, 척후정찰병이 파견되고, 수색정찰을 실시하여 머리에 누런 두건을 두른 사람들이 적임을 알려줍니다. 


포졸들은 일급이라 해도 초기에는 정신이 없습니다. 우선은 황건적이 숨어든 집이나 동네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우선은 하룻밤을 보냅니다. 한편 결사대를 선발하여 조련에 들어갑니다. 시간은 3-4일밖에 없지만 특이한 무기와 철갑옷으로 무장한 황건적과는 싸운 적이 없기 때문에 우선 무기의 특성을 파악하고 철갑옷을 뚫을 활과 창을 마련하려 병사들과 철기방은 부산해집니다. 며칠간의 속성조련으로 일단 결사대는 단단히 무장을 하게 되었고, 성곽근처에서 노략질과 방화 등을 일삼던 황건적들은 점점 대해져 성전체로 활동영역을 넓히겠지요.

이때 우리의 결사대가 무장을 완료하고 우선 각개전투에 나섭니다. 한편 무기제조소의 노력의 결과로 활과 창은 제법 잘 만들어져 황건적 철갑옷은 더 이상 위협이 아니게 되지요. 처음 의기양양하던 황건적도 이쯤에서 움찔하게 됩니다. 짜식들....ㅋㅋㅋ 


때로는 많은 수의 황건적을 한꺼번에 토벌하기 위해 화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집도 파괴되고 내편인 민간인도 피해를 입네요. 이런 치열한 대치상태에서 피아의 구별이 힘들어져 아까운 민간인도 사상당합니다. 때로는 몸을 던진 화공으로 또 수공도 사용하고 하여 약 7-8일간의 전투는 황건적 소탕으로 이어집니다. 마침내 성안에는 한명의 황건적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지루하고 소모적인 싸움은 그렇게 끝이 납니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밤을 새워 만든 탓인지 황건적 철갑옷을 뚫는 화살과 창은 수십만 발이 남았습니다. 당연히 병기창에 보관합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깨어진 성벽도 부서진 집도 모두 힘을 합쳐 복구를 진행하게 됩니다. 또한 공병의 임무를 담당하는 부대는 전장의 정리까지 담당합니다. 적들의 시체를 치우고, 부서진 벽을 재건하는데 힘을 씁니다. 너무 많아 힘은 들지만, 이렇게 그냥 두면 날이 더워지며 성안의 주민들이 살수 없을 만큼 악취를 풍기고 식수가 오염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전투에 참가한 결사대는 해산하지 않고 하나의 독립부대를 만듭니다. 황건적 토벌대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일종의 예비군이지요. 이들은 늘 3-4명씩 조를 이루어 숙직까지 불사합니다. 이들은 누런 두건을 보기만 해도 바로 활을 날릴 수 있는 강한 동기와 경험이 있습니다. 이넘들이 내 가족과 동료들을 해친 넘들이므로, 멀리서 슬쩍만 보아도 황건적을 아주 쉽게 구별할 수 있지요. 웬쑤!!! 뭐 이러면서요. 하지만, 이들은 홍건적이라는 다른 적들이 침입해도 섣불리 출동하지 않습니다. 오직 황건적만 보면 공격하는 전문토벌대이기 때문이지요. 아뿔싸!! 한놈만 팹니다. 홍건적은 홍건적 나름의 갑옷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의 화살과 창으로는 어차피 뚫을 수 없습니다. 간혹 미련을 버리지 못한 황건적의 잔당이 한 두 녀석 몰래 월장하여 들어오는 경우가 있지만, 이들은 황건적 토벌대의 매서운 눈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침입과 동시에 바로바로 척결되기 때문에 성주는 이들이 재침입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보고도 안합니다. 이들은 죽을때까지 황건적토벌대의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10여년. 그 사이에도 이 성을 노리는 적들의 침입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저 멀리 선비족도 말로만 듣던 말갈족도 그리고 흉노족까지 한번씩 침입을 하여 앞의 전투와 똑같은 형태로 물리쳤습니다. 그때마다 성안에는 xxx 토벌대라는 전문전투요원의 막사가 생기게 되었고, 이들은 다른적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며 숙직업무만을 담당합니다. 한놈만 패는 용맹한 부대.

암튼, 그 10여년 후..... 권토중래를 노리며 세를 불리는데 치중한 황건적은 다시 한 번 누런 두건을 두르고 (바보 ㅋㅋㅋ) 성안의 물자침탈을 위하여 침입을 감행하네요.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훨씬 많은 수의 인원을 동원 하였습니다. 성에서는 그간 숙직업무에만 종사하던 황건적토벌대 하나하나가 매서운 조교가 되어 더욱 많은 토벌대를 양성하게 됩니다. 전투의 노하우를 알기에 속성으로 하루만에 전사를 배출해 냅니다. "눈탱이만 갈겨" 같은 전투의 노하우는 경험에서 나옵니다. 동시에 10여년 전 수없이 많이 만들어 남았던 황건적용 활과 창은 자동발사기에 걸어 성문에 혹은 성곽을 넘기도 전에 황건적에게 쏟아져 나갔습니다. 물론, 숫자는 많았지만 대부분이 성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운이 좋게 들어온 넘들도 신병교육대를 갓나온 신참토벌대에게 발각이 되어 바로바로 척결되고, 이번에는 시간이 얼마 안 걸렸으며 게다가 크게 재산 인명피해 없이 더 많은 황건적을 쳐부술 수 있었습니다. 유비무환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하는 것 이겠죠.

정말 귀찮은 놈들은 아주 얍삽한 스머프거란인 이었습니다. 이 넘들은 해마다 한 두 번씩 깔짝깔짝 침입을 해오는데, 그때마다 유니폼인 철갑옷을 바꾸어서 쳐들어오는 짓을 하기 때문에 우리의 척후정찰병은 또 늘 속아 넘어갑니다. 그러니 그때마다 이미 양성된 전문토벌대의 도움을 받을수도 없고, 다시 맨땅에 헤딩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만 하면 다행이지요. 이들은 꼭 인질극을 벌입니다. 결국은 더 큰 희생을 줄이기 위해 성민들이 함께 희생이 됩니다. 정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요. 인질의 희생을 감수하고 돌격을 할수 밖에는 없답니다. 힘들지만 또 일주일쯤 걸려 수성을 해냅니다. 그때마다 부서지고 다치는 일이 반복이 되지만, 이들의 얍삽한 술책에 매번 당하네요. 그렇지만, 우리의 전문토벌대는 건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투는 아주 쉽게 끝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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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좀 유치하지요? 하지만, 바로 이런 내용을 의학 혹은 생명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한 학기 혹은 일 년에 걸쳐 수박 겉핥기식으로 나마 배웁니다. 또 이런 각 전투를 혹은 전문토벌대의 신병교육과정, 수공과 화공. 스머프거란인의 유니폼색깔을 세밀히 관찰하려 많은 면역학자들이 평생을 바칩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이 이야기의 핵심은 한 번의 전투로 양성된 전문토벌부대의 창설입니다. 이것은 또한 면역학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한번 걸린 외부성질병에는 면역이 생겨 다시 안 걸린다 라는 아주 고전적인 명제는 아직까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그 질병에 다시 걸리지 않는 게 아니라 다시 걸렸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다 퇴치를 해버린다고 하는게 맞을겁니다. 바로 한 놈만 패는 전문토벌대의 힘이지요. 성곽에서 늘 보초를 서다 적은 인원의 왈짜를 혼내 쫒아내는 초병의 역할은 바로 과립구중의 몇가지 세포가 담당하고 이들을 1차방어조라고 부릅니다. 뭐 그까짓 몇 명의 동네 왈짜들쯤이야.... 하지만, 이들이 처리할 만큼의 수를 넘어선 병균이 침입하면 바로 이차방어조이며 전문 면역세포들인 포도청 포졸들과 수방사가 나서지요. 이들부터 정식으로 면역체계라 부르고, 척후정찰병은 바로 T 세포라고 불리우는 세포 되겠습니다. 이들은 벌써 초기에 대적을 했던 초병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어 적들의 정체를 파악합니다. 그리고는 바로 토벌대를 결성할 것을 제안하고 교육하며 병기창에 오더를 넣으며 메신져, 전화, 문자 등등으로 병사들을 급거 모집합니다. 병사들은 KTX를 이용 바로 모이게 되는데, 모이는 곳은 전투지역과 가까운 진지입니다. 이 진지는 암파절이라 불리우는 곳으로 상처가 나 염증이 생긴 부위에서 가장 가까운 임파선이 붓는것은 바로 이 때문이랍니다. 예를 들어 팔뚝에 상처가 생기고 곪기 시작한다는것은 치열한투가 벌어졌다는 것인데, 이때는 대개 겨드랑이에 있는 임파절이 부어있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목에 세균성, 바이러스성 염증이 생기면 턱밑의 임파절이 붓는것도 쉽게 경험할수 있죠. 이렇게 만들어진 화살병기가 바로 항체라고 하는 물질이고 (실제로 화살모양에 가깝습니다), 토벌대는 바로 B 세포라고 불리우

는 백혈구의 일종입니다. (항원이란 밖에서 들어온 외부물질 - 병균을 포함하여 - 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들이 사실은 항체를 만들어 냅니다. 뭐 철기방의 역할까지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되겠지요. 화포부대는 다른 종류의 T 세포입니다. 정찰을 담당한 T 세포도 있지만, 이렇게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특공대 T 세포도 있습니다. 이들도 일종의 백혈구입니다. 그리고, 전투의 마무리를 담당한 공병부대는 또 다른 과립구의 일종인 매크로파지라 불리우는 넘입니다. 다른 일도 있지만, 적과 동지의 시체를 밖으로 운반하죠. 이때 확인사살도 감행하고, 사실은 맨처음에는 전투에도 참여하여 인터페론이라는 넘을 내뿜기도 합니다. 멋진넘입니다. 

면역은 사실 기억의 메카니즘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번 경험한 적은 바로바로 처치하는 메카니즘, 이게 바로 면역의 핵심이지요. 역병 (전염병)을 면하게 한다는 건 바로 이런 기억의 메카니즘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예방접종은 진짜 적이 침입도 안했지만, 성주가 병졸들에게 이야기도 안하고 모의 훈련을 시키는 격입니다. 병졸들은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싸워 전투력을 올리고, 자기들 나름대로 전문토벌대를 구성합니다. 그러니까 몸을 살짝 속이는 거지요. 그렇게 되면 진짜 소아마비, 볼거리, 홍역 등이 침범했을때 이런 병균이 들어 온지도 모른 채 바로 낫게 되는 결과가 되는 거지요. 실전훈련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감기나 독감은 매년 걸리지 않느냐, 왜 면역이 안 생기냐 하시겠지만, 감기는 매번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타나는 얍삽한 스머프 거란인입니다. 작년에 결성된 감기, 독감토벌대는 올해 유니폼을 바꾼 감기, 독감바이러스를 못 알아봅니다. 그래서 그렇게 매년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지요.

이 이야기를 너무 장난스럽게 받아들이신다면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설명하지 않으면 조금 복잡하여 전체를 파악하기 힘들겠기에 억지로 옛이야기 한번 만들어 보았네요. 하하하!!!! 물론, 이것이 면역의 전체는 아니랍니다. 이것도 극히 일부일 뿐이고, 아주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어거지로 단순화 시켰답니다. 스머프 거란인이라 칭한 독감바이러스는 억지로 작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ㅋㅋㅋ 스머프는 착한아이들이지만..... 암튼.....

면역학의 용어들을 수없이 반복하여 설명하여도 전체네트워크를 이해하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 저도 그랬구요. 먼저 전체를 보고나서 각론에 들어가는 것이 면역에서는 정말 중요합니다. 네트워크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런 지식도 배우지 못하는 것이 또 면역입니다.

실생활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를 "살포시 과학 이야기"의 첫 주제로 잡은 이유는 앞으로 조금씩 나올 이야기의 얼개가 되는 부분이라서 랍니다. 외우실 필요는 없지만, 나중에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 다시 읽어보시면 이해가 쉬워지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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