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암과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정말 많은 암이 발생하고 있고, 심장병을 누르고 가장 심각하게 인간을 위협하는 질병이 되고 있습니다. 암이 도대체 뭐길래 인간의 유전자를 대부분 파악하고 있다는 현대에 이렇게까지 치료가 힘들까요? 도대체 최고의 명의라고 하는 우리의 면역시스템은 왜 변변히 암을 치료하지 못할까요?
면역을 지난번에 유치한 예화를 들어 설명 드렸는데,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나 (self) 와 내가 아닌 개체 (non-self) 를 구분하는 기구입니다. 나에게는 아주 관대하지만, 남에 대해서는 아주 혹독하게 대하여 제거합니다. 이런 든든한 빽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깨끗하지 않은 손가락으로 이를 쑤시고, 조금 다친것 쯤은 무시할 수 있는 거지요. 그 정도까지 가지 않더라도 면역기능이 없다면 그저 숨쉬는 것마저 큰 위협이 됩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대단히 많은 병균과 곰팡이 등등이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면역기구가 찾아내어 제거합니다. 일반적으로 이식을 하게 되면, 우선은 면역억제제를 다량 투여하여 이식된 조직을 면역시스템이 남으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속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조직적합검사상으로 잘 맞는다지만, '남'의 장기가 '내'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골수이식의 경우에는 이식 전에 골수세포를 방사선으로 전부 파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골수속이나 혈액내의 '내' 혈구세포는 거의 전부 제거가 되지요. 기본적으로 방사선에 강한 몇몇 혈구세포들은 남게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거기에 이식후에는 역시 면역억제제를 투여합니다. 무균실에 입원을 해야 하는 건 필수지요. 왜냐하면 몸 안에 면역체계가 일시적으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사람이라면 전혀 관계없는 일반 공기마저도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골수세포가 착생하고 완전한 혈구세포들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무균실, 면역억제제는 필수이겠지요. 이처럼 강력하게 우리의 몸을 지켜주는 면역이 큰 위협이 되는 경우도 있네요. 이런 특수 경우 말고라도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프스같은 경우는 병균 (남) 을 공격해야 할 면역체계가 나를 공격하는 엄청난 동족상잔이 일어난 결과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남을 공격하는, 혹은 나에게는 철저한 관용을 베푸는 면역이기 때문에 암을 공격하지 못합니다. 암이란 기본적으로 나의 세포가 유전자의 변형으로 계속해서 자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암이라 부르며 남 대하듯 하지만, 면역시스템은 "우린 친구아이가" 라고만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면역의 가장 커다란 의미중의 하나인 '나에 대해서는 관대한' 부분에 발목이 잡히는 거지요. 암세포에 대하여 "나, 너랑 친구안해" 하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방법이 없답니다.
참 유치하지만 다시 한번 예화를 만들었습니다. 아이! 부끄럽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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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성안에서 무기정비만 하고 숙직만 하고 있던 어느 한곳, 예를 들면 수방사 병력중의 몇몇이 작당을 하여 PX물품을 빼돌리기로 하였습니다. 아주 약간의 가욋돈으로 돈맛을 본 일당은 점점 더 대담해져서 동료들을 위협하여 돈을 갈취하거나, 작패를 하여 노름을 하거나 하여 부대내의 기강을 아주 흐리게 됩니다. 조금의 이상을 감지 한 성주는 방첩대을 파견하여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게 합니다. 방첩대는 오직 황건적이나 다른 외부의 적 (간첩) 을 색출하는 업무만을 담당하여 이들 흙탕물을 만드는 내부의 적에는 사실 둔감합니다. 거기다 일당들은 다 같은 훈련소 출신으로 친한 친구사이였습니다. 결국은 아무런 이상 없다고 보고하고 마무리 되지요. 하지만, 이들 일당은 몸조심을 하다가는 점점 더 대담해져 주위의 동료들을 끌어 들여 더욱 큰 위협으로 자리 잡게 되지요. 마침내 눈에 보일만큼 커다란 깍두기 조직으로 컸습니다만, 성주는 또 다시 방첩대만을 보내어 간첩만 아니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만으로 대처합니다. 일부 생각이 있는 부대의 지휘관들이 이들 조직을 방문하여 해산을 종용해보지만, 잘 보니 자신의 조카입니다. 또 다른 이들이 띄엄띄엄 찾아오곤 하지만, 결국은 어제의 동료였던 이들 일당에게 오히려 설득을 당하여 같은패에 편입이 됩니다. 묵묵하게 샹업에 종사하던 우리의 착한 삼돌이도 어느 날 이넘들 패거리에 포섭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돈맛을 알았거든요.
결국 성주는 이웃성의 성주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이들 일당에게 약간의 위협을 가하지만, 그 정도로 퇴치되기에는 너무 커버린 일당이 되었지요. 게다가 암약기간이 늘어 나면서는 누가 포섭이 되었는지 파악하기도 힘이 들어집니다. 그래도 이 정도 선에서는 부대자체를 완전 소멸시키는 초강수 (외과적 수술이라 하지요)가 통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이들 일당이 다른 부대까지 찾아들어 금전으로 유혹하던지 하여 자신의 패거리를 늘려나가면 이젠 걷잡을 수 없이 되지요. 아무리 용맹한 부대가 출동하여 이들을 까버리려 하여도 피아 모두 혈연, 학연, 지연으로 뭉친 사람들이라서 그냥 위협만 하다가는 돌아가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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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말그대로 암적이 존재들이지요. 하지만, 이런 현상이 실제로 인체에 암이 생겨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 면역시스템은 외부에서 들어온 넘들만 전문적으로 패줍니다. 그러나 어제의 친구가, 형제가 또 제자가 돈에 눈이 멀어 깍두기가 되었다고 해도 "남도 아닌데 어째야 쓰까이.." 하며 결코 공격하지 못 한답니다. 그 발달했다는 현대의학에서도 사실은 암만을 찾아내어 묻어버리기는 (?) 쉽지 않습니다. 고형암 (위암, 폐암등 암괴를 형성하는 암)의 경우 외과적인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바로 그 자리의 암괴는 제거할 수 있으나, 아주 미세하게 남은 몇몇의 세포들까지 제거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항암제 치료를 병행해야 하고, 그나마 다른 장기로 미세하게 전이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네요. 이를 별다른 치료없이 놓아두거나 항암치료가 제대로 듣지 않았을 경우, 재발이라 하여 다시 암괴가 형성이 되지요. 암세포라는 것이 자신의 세포가 변형이 된 것이기 때문에 면역시스템이 남이라 인식하지 못하듯, 어떠한 약도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골라 파괴하는 건 힘이 듭니다. 약에 눈이 달린것도 아니고..... 표적세포가 없다는 말은 이런 말입니다. 암이라는 건 세포하나의 단위가 아니라 그 세포가 모인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세포의 암화가 일어나는 건, 드물게 바이러스에 의한 것도 있지만,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유전자의 변형으로 생기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돌발변수란 바로 여러 가지 암을 일으키는 암유발인자에 (탄 음식, 특정 화학물질 Carcinogen, 환경호르몬, 특수 전자파 등등) 의해 일어난다고 믿고 있습니다. 유발인자는 이거다 라고 확실한 경우는 거의 없네요. 하지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인자는 바로 유전적인 부분입니다. 모든 것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대개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은 그간의 임상통계로 밝혀진 바가 있네요. 부모중의 한분이 암에 걸렸다고 해서 자손이 전부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나, 위에 말한 암유발인자에 의한 것이 더해진다면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높은 빈도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지요. 정기검진과 평소에 주의하는 식습관, 금연을 하는 노력 등등이 필요할것입니다.
그래서, 암세포뿐만이 아닌 다른 보통 세포까지 죽이면서 암세포도 그때 파괴되도록 하는 아주 공격적인 치료법을 사용하지요. 항암치료가 그것입니다. Chemotherapy라고 부릅니다. 우선, 위장에 분포하는 평활근세포부터 시작하여 점차 정상적인 세포가 약에 의하여 죽습니다.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건 말할것도 없고, 급기야는 약한 모근세포가 공격을 받아 모발이 빠지는 부작용이 수반됩니다. 온몸의 세포가 민감한 순서대로 많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지요. 빈대 때문에 지른 불로 초가삼간이 타는 정도가 아니라, 조폭소탕으로 동네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어버리는 꼴입니다. 결국은 암세포가 어느 정도 소멸하는 약효를 보이지만 (큰 효과를 보기 힘들 때도 많지만요), 또한 몸도 많이 축나게 되지요. 왜 이렇게 비효율적인 치료방식을 이용할까요? 바로 암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골라서 파괴하는 방법이란 전혀 없을까요? 아니 근본적으로 암치료의 방향이란 어떤 것일까요? 첫 번째 선택은 암세포를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정상세포에는 없으나 암세포에만 특이하게 존재하는 특이한 물질을 찾는 건 그래서 중요하지요. 엄청난 인원의 연구진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이 됩니다. 운이 좋게 보통세포에는 없으나 몇몇 암세포에서 조금 높은 양의 특수 물질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물론, 학회지에 발표를 하고 어쩌다 한국인의 이름이 그곳에 들어가 있기라도 하면, 한국의 신문은 "암을 정복할 수 있는 길이 한국인 과학자에 의해 발견 되었다" 라고 떠들어 대곤 하지요. 하지만, 그런 정도의 발견은 사실 매주 혹은 매달 "다른 나라의 과학자"들에 의하여서도 발표가 됩니다. 그런 건 보도가 안 되더군요.
특이 물질이 발견만 되면, 그 다음 걸음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그 물질만을 인식하는 특수 항체 (화살)를 만들어 항체에 약을 떡하니 같다 붙혀 놓으면, 약을 실은 항체가 돌아다니다가 제 짝을 만나 암세포에 부착이 됩니다 (항원-항체반응이라 부릅니다). 그렇게 되어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약은 암세포의 내부로 들어가 암세포를 사멸시킵니다. 그렇게만 되면 다른 세포가 죽는 일없이, 머리도 안 빠지고 항암치료를 행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꼭 이렇게 되지만은 않는데다, 암세포 특이물질이라 생각했던 것이 모양만 살짝 다르게, 넓게 분포되어 있기도 하고 한 관계로 이렇다 할 큰 성과는 별로 없답니다. 물론, 이를 이용한 항암제도 다수 시판중입니다. 이는 일반적인것이 아닌 특정암에 효과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렇게 특이물질을 찾기만 하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특수훈련시켜 '친구의 탈을 쓴 내부의 적'을 골라 파괴하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순수 면역학쪽에서는 이렇게 '우린 친구 아이가" 하는 무딘 우리의 면역체계에 채찍질을 가하여 "저 놈은 친구가 아니란 말이다 알겠나???" 하는 신호를 자꾸 보내는 방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런 면역자극은 단독으로는 사용되어도 그리 효과는 없지만, 여타 요법과의 병행으로 다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굳게 굳게 믿습니다. 불끈!!!! (왜 이러는지 아시죠. 이런거 하는게 바로 저예요 ㅎㅎ)
암튼, 어떤 경우에는 DNA의 잘못된 부분 (죽지 않고 자라기만 하는 부분) 을 직접 고치려는 방식이 시도되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유전자치료라는 방식입니다만, 초기에 이 방법으로 모든 암을 정복할 수 있을 거라는 장밋빛 전망이 지금은 많이 퇴색 되어, 암치료 보다는 다른 유전질환에만 아주 극히 제한적으로 시도 되고 있습니다. 유전자를 직접 건드리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많이 꺼려지지요. 유전변형 시킨 농산물도 반대하는 마당에 외래 유전자를 직접 몸에 넣는다는 건, 오히려 다른 암이나 유전변형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암화 유전자변형이란 (에효! 어려워) 대개 증식을 억제하지 못하여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폭주기관차 유전자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사람이 태어나 자라고 죽어가듯이 세포에도 탄생, 성장, 소멸의 싸이클이 존재하고, 각 세포에는 세포마다 수명이 정해져 있습니다. 천수를 다한 세포는 자연스럽게 사멸하게 됩니다. 그런데, 암세포는 탄생, 성장, 성장, 성장...... 의 전혀 다른 사이클을 같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불사파가 되는 거지요. 죽지 않으니 점점 '괴'를 형성하고, 커져서 다른 정상세포가 차지할 자리마저 차지 하게 되지요. 너무 커지다가 근처 혈관을 통하여 다른 장까지 넘보게 되고, 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가게 되면 (전이) 성질까지 변하게 되어버립니다. 결국, 위암에서 시작하여 콩팥까지 가면, 다른 암이 되므로 치료가 더 힘들어지지요. 그래서, 특이적으로 이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성장을 멈추게 하는 성장억제를 암치료의 한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하네요. 전이를 억제한다고 말합니다.
방사선 치료도 조사부위가 너무 넓어 항암치료만큼이나 부작용이 컸지만, 요즘엔 범위를 상당히 좁혀 표적조사가 가능해졌다고 하고, 나노기술을 이용한 주사, 리포좀이라는 캐리어를 이용한 주사약의 개발 등등이 이어지고 있으니 아마 조만간 상당한 효과를 보게 되리라 생각이 되네요.
하지만, 대개 암치료는 한가지의 방법만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치료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흔히 백혈병이라 불리우는 것도 혈액암입니다. 고형암 (괴를 형성하는) 과 달리 괴를 형성하지는 않지만, 혈액과 골수에 암세포가 차게 되고, 정상세포가 설자리가 없어지게 되지요. 통칭하여 백혈병이라 불리우지만, 혈액암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소아들의 경우는 대개 급성백혈병이 많으며, 성인에게는 만성백혈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백혈병에는 글리벡이라는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특효약이 개발되었고, 뒤를 이어 이를 원용한 여러 가지 신약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는 표적세포를 갖는 특효약을 갖는 암은 CML과 필라델피아유전자 변형을 갖는 일부의 급성 백혈병에 국한되기 때문에, 백혈병특효약이라는 용어도 사실은 정확하지 않겠지요. 만성백혈병은 염색체에 변형이 일어나 융합단백을 형성하고, 이 융합단백을 가지게 된 세포는 성장이 멈추지 않는 병입니다. 글리벡은 이 융합단백의 형성을 억제하고, 종국에는 이 융합단백을 가진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합니다. 물론, 이 융합단백을 갖지 않는 정상세포는 (거의) 관계없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물론, 한단계씩 없애나가는 것으로 하여 암세포를 점차 없애고, 새롭게 생성되는 암세포가 생성과 동시에 소멸되는 상태, 즉 +/- 제로가 되는 선에서 유지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 위의 염색체의 변형자체가 없어지는건 건 아니므로 진정한 치료제라 불리우기는 힘이 듭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암의 정복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지만, 암의 치료정도도 시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흔한 말이지만, 조기발견이 관건이라는 말이지요. 건강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것이 중요하지만,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늘 자신의 몸을 비슷한 상태로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할 수 있겠네요. 예를들어 매일 술에 찌들어 살다보면 자신의 몸에 이상이 술로 인한 것인지 혹은 다른 원인이 있는지를 가늠하기 힘이 들겠네요..
뭐 비교적 일반적인 이야기이지만, 정리하는 의미로 한번 반복하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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