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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과학 이야기

살포시 과학 이야기 - 금줄의 과학


아! 고추가 달린걸 보니 이집은 사내아이가 태어났네요.

금줄이 쳐진 집에는 함께 사는 친족 이외에는 3.7일 (21일간) 드나들지 못 했다지요.

명목상으로는 잡귀를 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라지만, 잡균을 불러들이지 않아 면역이 약한 신생아와 감염의 우려가 있는 산모를 보호하려는 아주 과학적인 지혜가 보이네요.

아이는 엄마 몸속에 있을 때는 엄마의 면역시스템에 의하여 보호를 받습니다. 탯줄을 통하여 산모와 아이는 혈액학적으로도 연결이 되어있지요. 아이가 태어난 순간, 아이는 처음으로 외부의 공기와 병균 등에 노출이 됩니다. 분만실은 극도의 위생을 유지하는 곳이지만, 수술실과 달리 극도의 무균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양수에서 나오며 처음으로 폐호흡을 하고, 탯줄이 잘리며 비로소 아이는 독립생명체로 자라게 됩니다. 태어나자마자 혹은 일주일 사이에 몇 가지의 예방주사를 맞게 되지요.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외부의 병균도 함께 호흡을 통하여 아이에게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의 혈액에는 엄마로부터 받은 활과 화살인 항체가 들어있습니다. 결국은 엄마가 가지고 있는 무기저장고의 활과 화살을 일부 아이에게 전해준게 됩니다. 하지만, 기술자의 전수는 이루어지지 않아 이 항체는 6개월 정도의 시효로 효과 반감을 맞이하게 되지요. 그 상태에서 아이는 이제부터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엄마로부터의 귀한 선물인 항체를 다 써버리면 더 이상 아무 일 없이 아이를 지켜주지 않기 때문에 6개월쯤부터 감기에 걸리고, 눈병이 나고, 또 중이염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지게 되지요.

아이가 튼튼해서 아프지도 않더니 갑자기 아파진다며 초보부모들은 걱정하지만, 시어머니는 아이들은 잔병치레하며 튼튼해지는 법이라고 호들갑떨지 말라고 하시지요. 잔병치레는 바로 아이들이 면역을 키워나가는 기간입니다. 기본적으로 한차례씩 무언가 얻어 걸리며 면역을 키우기 까지는 기본만 하기에도 수 년이 걸리겠지요. 일단 무언가 얻어 걸리면 기침하고, 콧물에, 눈물에 그리고 진물까지.... 바이러스나 병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병변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몸의 면역세포들에 의하여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병균에 의해 생긴 것이긴 하지만, 자기세포에 의한 반응인 것이지요. 이를 잔병치레라고 합니다. 아이에 따라 크게 아프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우리아이만 자꾸 아프다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아프고 낫고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면역학적으로 본다면 좀 더 아픈 아이나 덜 아픈 아이나 같은 면역반응입니다.

엄마로부터 받은 항체가 6개월 정도는 아이를 지켜준다고 하지만, 항체만으로 완전한 면역반응이 진행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체에 의한 병균의 퇴치는 전체반응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많은 수의 병균에는 일일이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균의 수를 조절하려면 일정기간동안 외부사람을 통제할 필요가 있고 금줄이 걷히기까지는 외부사람은 아이를 보러도 가지 않는 풍습이 생기게 된거지요. 그 기간동안 아가들의 면역기관도 (뼈, 비장, 임파절 등등) 정상기능을 할 수 있을 만큼 커지게 되며, 체중에 맞는 면역세포 수를 가지게 되는 거지요. 그 사이 큰 적은 항체로 보호하며 작은 적은 자신의 면역시스템을 돌려 자신만의 화살을 축적하고 하겠지요. 6개월이 흐르고 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혼자 몸으로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잔병치레를 하게 되는 거구요.


물론, 특별히 막아줘야 할 커다란 역병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으로 병치레 없이 면역을 유도해줍니다. 아파서 면역을 갖게 하기에는 너무 피해가 크기 때문이랍니다. 


"아이들은 잔병치레하며 튼튼해 지는거야" 는 맞습니다 맞구요......... 


*산부인과 의사이신 태아는 소우주님의 블로그에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영유아의 건강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이 축적되어 있답니다. 참고 하세요. 

소우주 선생님/ 혹시 덧붙히실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 드려요. 저는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놓았을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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