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시골에서는 잔치에 꼭 들어가는 음식이었습니다. 일일이 데우기 힘이 드니 많이 만들어 놓고 조금씩 내가는데, 차가와서 그런지 그다지 인기가 없어 잔치후에는 늘 남는 음식이었지요.
그래서 잡채는 잔치음식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명절이나 혹은 특별한 날에만 먹게되는 잡채인데....
우리집에서는 평상시의 음식이랍니다. 모두다 잡채를 좋아하여 많이 만들어 놓고 조금씩 먹거나 잡채밥을 해서 먹기에도 아주 좋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의 김밥 달인, 잡채도 달인이랍니다.
잡채는 번거롭습니다. 그만큼 손도 많이 가지만, 제대로 만들기가 쉽지는 않은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달인의 레시피를 업어왔습니다. 올곧은 반평생 잡채로 일가를 이룬 달인입니다.
우리의 달인은 잡채에 든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우리집 잡채는 채식잡채랍니다.
먼저, 시금치, 양파, 표고버섯, 당근을 각각 따로따로 무치거나 볶아 놓습니다. 각 재료에 간도 조금씩 해놓습니다.
사실 이부분이 번거롭다는 거죠. 이렇게 재료를 준비해놓고, 당면을 데쳐 건져 놓습니다.
다음은 커다란 팬에 식용유와 간장, 그리고 설탕을 넣고 한소큼 끓입니다. 태우면 안되겠죠.
사실 설탕을 끓이면 음식에 윤기가 난답니다. 미리 삶아 건져놓은 당면을 이 팬에 넣고 섞어주고는 볶아 줍니다.
당면에 간장, 설탕 양념이 골고루 배었으면, 앞서 준비한 각종 야채 재료를 넣고 골고루 비벼줍니다. 야채를 너무 볶으면 야채의 맛이 살아나지 않기때문에 야채재료는 따로 준비하는 것이고 당면에 미리 골고루 간장, 설탕양념이 들어갔기 때문에 상큼한 야채의 맛이 함께 뒤섞이는 일없이 깔끔한 맛을 유지하게 된다는 달인의 한말씀입니다.
다음은 시식!!!
시금치무침에 들어간 참기름만으로도 그 향은 충분합니다. 너무 과하면 맛을 해치게 되는게 향이 강한 기름이거든요. 위에 사알짝 깨를 뿌려주면 마무리로 아주 좋지요.
음!!! 넘 맛있어요. 당면에 잘 밴 양념과 깔끔한 재료의 맛이 입안에서 제대로 섞이며 조화로운 맛을 내주네요.
한국말은 잘하지만, 단어에는 서툰 지수에게 물었습니다. "잡채가 무슨말일까?" 사실 어려운 말도 눈치로 곧잘 맞추곤 하여 깜쩍깜짝 놀랄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좀 어려웠나 보네요. 옆에서 힌트를 줍니다.
" '잡'을 언제 쓰지?"
"음.... 잡숴?" ㅎㅎㅎㅎ
(웃음 참으며) " '채'는?"
"채했어? (체했어를.....ㅎㅎ)"
"그럼 뭐야? 잡수면 체한다구?"
"아니 '채'했을때 잡수라구"
정답은 아닌듯...ㅋㅋㅋ
못말립니다. ㅎㅎ
달인의 간단하지만 윤기가 살아있는 잡채 어떠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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