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음악

백구 - 양희은 혹은 김민기 (covered by 빨간내복)




1. 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우리집에 살던 백~구
해마다 봄가을이면 귀여운 강아지 낳았지.
어느 해의 가을엔가 강아지를 낳다가
가엾은 우리 백구는 앓아누워 버렸지.

나하고 아빠 둘이서 백구를 품에 안고,
학교앞의 동물 병원에 조심스레 찾아갔었지
무서운 가죽끈에 입을 꽁꽁 묶인 채
슬픈듯이 나만 빤히 쳐다봐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

하얀 옷의 의사 선생님 아픈 주사 놓으시는데
가엾은 우리 백구는 너무너무 아팠었나봐
주사를 채 다 맞기전 문밖으로 달아나
어디가는 거니 백구는 가는 길도 모르잖아

<후렴>긴 다리의 새하얀 백구 음~~

2. 학교문을 지켜 주시는 할아버지한테 달려가
우리 백구 못봤느냐고, 다급하게 여쭤봤더니
웬 하얀 개가 와서 쓰다듬어 달라길래
머리털을 쓸어줬더니 저리로 가더구나

토끼장이 있는 뒷뜰엔 아무것도 뵈지 않았고
운동장에 노는 아이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줄넘기를 하는 아이, 팔방하는 아이들아
우리 백구 어디 있는지 알면 가리켜 주렴아

학교문을 나서려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분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혼잣말로 하는 말씀이
웬 하얀 개 한마리 길을 건너가려다
커다란 차에 치어서 그만..

<후렴> 긴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

백구를 안고 돌아와 뒷동산을 헤메이다가
빨갛게 핀 맨드라미 꽃 그 곁에 묻어주었지
그날밤엔 꿈을 꿨어 눈이 내리는 꿈을
철이른 흰눈이 뒷산에 소복소복 쌓이던 꿈을

<후렴> 긴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

내가 아주 어릴 때에 같이 살던 백구는
나만보면 괜히 으르렁하고 심술을 부렸지

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x



잘 알려진 대로 어릴때 양희은씨의 집에서 키우던 개이름이 백구였고, 죽은 백구이야기로 셋째 동생이 쓴 일기를 김민기씨가 보고 정리하여 만들어진 가사라고 합니다. 물론, 곡도 김민기씨의 곡이죠. 사실 무척이나 간단한 노래인듯 한데, 정말 음전개가 복잡하여 생각보다 고전한 곡이었습니다. 사실은 오래전에 오디오만 녹음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비디오로 다시 녹화하였습니다. 

노래라기 보다는 한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죠. 게다가 한 반나절동안 일어난 일을 개의 동선과 개를 찾는 어린이의 동선을 따라가며 관객이 줄곧 바라보는 착각을 일으킬만큼 사실적이고도 간결하여 감동을 줍니다. 커다란 차에 치어서 그만.... 하는 문학적으로는 말없음표를 노래로 표현할수 있다는 대단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곡으로 김민기의 음악성과 감수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곡입니다. 

양희은이 부른 곡보다는 어린이의 목소리로 취입한 곡을 듣고 있으면 머리칼이 설만큼 백구의 사고가 슬퍼질만큼 감정이입이 됩니다. 

사실은 이젠 어디서도 듣기 힘든곡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