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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이야기

고소함이 녹두전 못지않은 콩비지전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곡식이 귀하던 때에는 떡에 별 쓸모없던 콩비지끼꺼기를 섞어 부피를 늘려 떡을 만들기도 하였답니다. 이 콩비지가 쌀가루보다 더 들어가면 떡은 떡이되 잘 뭉쳐지지 않는 불량떡이 된다고 하는데, 장사를 하는 사람중에도 비지를 섞은 떡을 팔기도 하였다네요. 떡을 사서 와보니 푸석푸석 부스러지는 떡이어서 나온말이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랍니다.

비지는 단백질성분이나 콩의 지방성분을 거의 빼고 난 나머지라서 끈기나 고소함이 덜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콩비지찌개도 양념이 강해질수밖에는 없는데, 두부를 빼지 않은 생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끓이지요. 비지의 또하나의 요리법으로 콩비지전이라고하는게 있습니다. 

보통 빈대떡이라고 부르는 전이 있죠. 빈대떡은 원래 녹두를 갈아 부친것으로 녹두는 콩에 비하여 작지만, 고소한맛이 더합니다. 요즘은 녹두가 비싸서 서민의 음식이 아닌 비싼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빈대떡 즉 녹두지짐에 김치를 잘게썰어 넣고 돼지기름으로 부치다가 돼지고기를 콕 박아 넣은 녹두지짐 빈대떡은 정말 일품이었죠. 

암튼, 지수맘이 콩비지전이라는 걸 만들어 보았는데, 그맛이 어릴때 먹던 녹두지짐맛에 버금감에 감탄을 하게 되었답니다. 지난번에 비지찌개를 만들엇을때 조금 남은 비지를 이용하였습니다.

먼저 잘익은 김치를 잘게 썰어놓습니다


김치에 비지적당량과 간고기 (지수맘이 돼지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관계루다가.... 아쉽게도 쇠고기입니다) 그리고 밀가루 (혹은 부침가루) 를 조금 섞어줍니다. 아무래도 비지만으로는 모양이 잘 나오지 않을것 같아서 말이지요. 위에 말한 비지떡 아시죠? 


잘 섞어 이렇게 걸쭉하게 만듭니다. 재료를 가감하면 이런 걸쭉한 반죽이 되죠.



잘 달구어진 팬에 자그만한 크기로 지져냅니다. 


모양을 내려면 홍고추나 피망 등을 길게 썰어 익기전에 얹어 뒤집어 주면 됩니다만, 우리 콩비지전은 그냥....


파만 살짝 얹었답니다. ㅎㅎ



이렇게 해서 초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놀랍게도 녹두지짐과 아주 흡사한 고소함이 배어나오네요. 정말 맛있습니다. 사실 녹두는 아주 작아서 재료준비에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거든요. 이렇게 먹으면 영양도 만점이고 맛도 끝내줍니다. ㅎㅎㅎ  



어떠세요? 한번 도전해 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