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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기타교실

어쿠스틱기타의 최고봉 테일러 (Taylor) 기타공장 방문기 1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종로 1가와 2가 사이의 교차로 부근에 그 유명한 세고비아기타라고 하는 악기점이 있었습니다. 세고비아는 스페인의 유명한 기타리스트입니다만, 세고비아와 세고비아기타는 그리 연관은 없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기타좀 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한번씩 들르던 기타점이었지요. 언제 없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30년전에는 세고비아기타는 한결같이 그곳에 서있었네요.  그 뒷편으로는 X라고 하는 유명한 카페가 있었지요..... 응? 이야기가 새고 있네요. 

암튼 제 기억으로는 현재 맥도날드 골목건너서 에뛰드하우스라고 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혹시 기억하고 계신분 있으신지요?

세고비아 기타... 성음기타와 더불어 우리나라 기타시장을 양분하던 브랜드입니다 (당시 피아노는 한국브랜드인 호루겔피아노가 있었네요).   

사실 한국은 기타제작에 관해서는 상당히 발달되어있습니다. 지금이야 가격문제로 인하여 비교적 유명한 브랜드의 기타들도 한국에서 OEM방식으로 제작하곤하였습니다. 그런 노하우들이 쌓여가다 보니, 유명한 브랜드가 없어서 그렇지 상당히 품질이 좋은것으로 압니다. 그중 콜트라고 하는 기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펜더, 깁슨, 아이바네즈라고 하는 브랜드에 OEM 방식으로 납품할정도였네요. 물론, 콜트/콜텍은 위장폐업으로 악기노동자들을 가혹한 해고로 몰아넣은 회사이기도 합니다만.....

서론이 너무 장황하네요..... 오늘은 기타공장 투어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최고의 어쿠스틱기타는????

어쿠스틱기타중에서 최고는 무엇인가라고 하는 물음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만큼이나 무의미해보입니다. 악기란 연주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기타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최고의 소리를 만들어 낼수는 없겠죠? 기타라고 하는 악기는 누구나 시작할수 있을만큼 손쉽게 접할수 있는 대중악기라 인식되어왔습니다. 저가에서 고가까지 두루두루 갖추고 있기때문이죠. 대부분의 사람에겐 고가의 기타를 볼 기회란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그래서 사실 한국에서 40대의 일반인에게 유명한 기타브랜드를 묻는다면 아마도 세고비아기타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마틴 (Martin), 펜더 (Fender) 정도의 이름을 댈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브랜드는 어떨까요? Taylor guitar 입니다.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이 테일러 기타는 현존 어쿠스틱기타중 최고라고 평가되고 있는 유명한 기타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왜 일까요? 의외로 간단하죠... 비싸기 때문에 대중화되지 않았고, 오히려 대중화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고급브랜드이기 때문일겁니다. 

최고가 무엇이냐 하는데는 당연히 이견이 있을수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어쿠스틱기타 브랜드의 양대산맥으로 Martin 과 Taylor를 꼽는데는 그다지 주저하지 않을겁니다. 

마틴은 180년의 역사를 가진 노포입니다. 그만큼 기타제작에 엄청난 노하우와 철학을 가지고 있는 역시 최고의 브랜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반면 Taylor 기타는 1970년에 샌디에고에서 시작된 기타제작소입니다. 역사만 가지고 따진다면 180년과 겨우 40여년의 차이가 있는거죠. 그런데, 이처럼 엄청난 경력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최고의 기타메이커로 이 두 제작소를 꼽는다는 것은 그만큼 Taylor 기타의 잠재적 역량을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소리의 차이는....글쎄요.... 

밑에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기타줄과 지판의 프렛와이어 사이의 거리를 action이라고 합니다. 

마틴기타의 경우 이 action의 길이가 다소 길고, 테일러는 짧다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마틴의 카랑카랑한 소리가 나는 반면, 테일러는 찰랑찰랑하는 소리가 납니다. 물론, 소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이것 뿐이 아닙니다. 나무, 또 기타울림통 내부에서 소리를 굴절시키는 Brace 등의 차이가 소리를 결정합니다만, 같은 조건이라면 바로 이 action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거죠. 조금 카랑카랑하고 샤프한 소리를 좋아하는 연주자는 마틴이 최고라 할것이고, 부드러운 소리를 선호하는 연주자라면 테일러의 손을 들어주겠죠? 그만큼 주관적인 부분이 되겠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바로 대중화에 대한 철학이 다르지 않을까 하네요. 마틴의 경우 비교적 중급용에서부터 전문가용까지 배치되어있고, 테일러의 경우는 거의 전 시리즈 모델이 일반인이 구입하기에는 부담되는 가격입니다. 일단은 한국에서는 280-30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보시면 될듯하네요. 이곳에서도 상하판이 all solid (원목) 인 300시리즈부터는 대개 $2,500부터 시작한다고 보시면 될듯 합니다. 물론, 1000만원이 넘는 기타도 있죠. 

제게 물으신다면 전 주저하지 않고 바로 테일러기타의 손을 들것입니다. 

또 테일러 기타가 샌디에고에 있다보니 조금의 지역감정 (?) 도 있을겁니다. ㅎㅎ 


테일러 기타 공장 Tour

Taylor Guitars

샌디에고 엘카혼의 한적한 동네에 그리도 유명한 테일러기타가 고즈넉하게 서있습니다. 

가이드를 동반한 무료 공장투어가 매일 (월-금) 오후 1시부터 시작입니다. 약 1시간 반 정도의 투어로 실제로 방해가 안되는 선에서 기타가 생산되는 라인으로 들어가서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수 있죠. 

조금은 일찍 가서 라운지에 전시되어있는 기타를 직접 연주해보기도 하고 구경도 하고 하면 좋습니다. 

대부분의 기타를 한번씩은 만져볼수 있었죠. 4-5백만원하는 기타를 제가 살수는 없고...ㅠㅠ 이렇게나마 조금 연주해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대신합니다. 

이쪽의 기타는 $2,400 - $4,000 선의 비교적 중고급 형이더라구요. 뭐 이까이꺼....... 에효....ㅠㅠ

물론, 기타뿐만아니라 기타용 악세사리와 옷종류들이 있죠...

테일러에서 일렉기타도 만들고 있네요. 일렉기타는 주로 펜더 등등...ㅎㅎㅎ  잘 몰라요...ㅎㅎ

"내가 테일러다~~~" 라고 이야기 하는듯 합니다.

나무의 종류에 따른 분류입니다. 나무는 참으로 다양하게 사용이 됩니다. 남미의 마호가니라거나 하는 열대종도 있고, 캐나다 혹은 북부뉴욕산과 같은 한대지방의 나무도 사용이 되네요. 이중에서도 Adirondack Spruce라고 하는 나무로 만든 기타가 제일 비싸다고 합니다. Adirondack은 저희가 살던 북부뉴욕이랍니다. ㅎㅎㅎ 

암튼, 시간이 되어 투어가 시작됩니다. 

기타를 만들려고 하면 정말 많은 부품이 필요합니다. 키트를 가지고 만드는데도 이정도로 많은 파트들이 있죠.



하물며 나무에서 부터 시작하는 기타제작은 정말 수많은 공정과 도구와 노하우 등이 필요하겠죠? 

이곳 공장에서는 하루에 600개의 기타를 생산해낸다고 하네요. 

물론, 테일러기타중에도 1000불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 모델도 있습니다. 아주 작은 모델인 베이비 혹은 빅베이비 그리고 100, 200시리즈까지는 수백불에서 1000불 정도에도 구입이 가능합니다만, 이들 제품은 이곳이 아닌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저가 모델입니다. 중요한 차이는 바로 소리의 차이와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만... 상하판의 재질이 all solid (원목) 이냐 베니어합판이냐의 차이라고 말할수 있을듯 하네요. 

물론, 일반적으로 원목으로 만든 기타가 소리가 안정적이죠. 보통 수십만원하는 저가기타의 경우는 대개가 합판입니다. 

마틴은 무수한 유명 아티스트들이 사용하고 있죠. 대표적으로는 에릭크랩튼을 들수 있겠죠? 역사가 짧은 테일러입니다만, 비교적 젊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입니다. 

잘 아시는 I'm yours를 부른 제이슨 므라즈 (Jason Mraz), 테일러 스위프트 등을 들수 있습니다. 특히 제이슨 므라즈의 테일러사랑은 각별하죠. 뉴욕에서 테어났지만, 뮤직커리어를 샌디에고에서 시작한 인연도 분명히 작용할것입니다. 


Guided Tour

참! 투어중에 사진은 자유롭게 찍을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나누어주는 헤드셋을 착용하지 않으면 잘 안들릴만큼 공장은 active하게 돌아갑니다. 

오늘의 투어가이드는 바로 이 친구..... 자신의 아버지도 테일러에서 오래일했다고 하네요. 대를 이어 충성하지 뭐 이런건가요? ㅎㅎ 

정확하지는 않지만, 투어는 비교적 기타제작의 순서를 밟아갑니다 (사실 작업장의 특성상 마무리가 먼저 나오긴 했습니다만...ㅎㅎ). 공장의 바깥에는 이렇게 천막으로 만든 나무보관소가 있네요. 

나무가 들어오면 일주일가량 밖에 둔다고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샌디에고의 기후에 적응시키는 과정중의 하나라지요. 지역마다 습도나 온도가 다르다 보니 일리있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첫번째 공정은 용도에 맞게 이 나무들을 자르는 것이겠죠.

기타 울림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상판도 이곳에서 커팅작업을 합니다. 가운데 동그란 구멍을 잘라낸 부분은 컵받침으로 만들어 기념품으로 나누어 주더군요. 옹골차게 네개 챙겨왔습니다. ㅎㅎ

커팅작업이 끝난 목재들은 온도, 습도 조절이 된 방에서 서로간에 붙지 않도록 보관합니다.

자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