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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과학 이야기

살포시 과학 - 독감이 독한 감기아냐?

과학 이야기 자주 포스팅안하고 가끔 아주 가끔 한다고 했으면서도 지금 사흘째 연속이랍니다. 사실 뭐 이렇게 너무 자주 포스팅을 하면 질리기도 할테고, 신선함이 떨어지죠. 소재도 그렇구요. 그런데, 사안이 사안이고 계절이 계절인지라 몇편의 감기, 플루, 신종플루 관련 이야기가 나갈것 같습니다. 계절이 그래서 그러려니 이해해 주시기 부탁 드릴께요. 

먼저 감기와 독감이라 불리우는 Flu이야기입니다.

다들 싫어하실 "급 시험" 입니다. 

우선 대부분은 다 아시는 내용일겁니다.
Q. 복용하면 감기가 낫는 약이 있다.. 없다....


다음은 아주 약간 난이도가 있는 질문이죠.
Q.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서 아주 쎈 항생제 주사한병이면 낫는다


헛갈리기 쉬운 질문입니다.
Q. 독감이란 독한감기다


다음은 몇분이나 맞출까요?
Q. 추운데 오래 있으면 감기에 걸린다


이 정도 했으면 아시겠지만......
Q. 독감을 앓고 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의외로 이런게........
Q. 독감예방접종을 하면 그해에는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것 까지는..... ㅋㅋㅋㅋ (번외편)
Q. 감기에는 소주에 고추가루 타서 먹고 땀흘리고 자면 낫는다.


네! 인정합니다. 저 문제 내는데는 재능이 없네요. OTL
답은 전부 다 X 입니다. 

감기와 flu는 다른것

먼저, 감기 (common cold) 와 독감 (influenza - flu라고 줄여 말합니다. 요즘은 신종플루와 구별하기 위하여 seasonal flu라 부르더군요) 의 차이를 알아보면...... 참! 먼저 독감이라는 용어부터 조금 껄끄럽습니다. 말그대로 하면 독한감기라는 말이 아닐까요? 먼저 flu는 독한 감기가 아닙니다. 

감기와 flu 모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입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며 흉폭함 (virulency) 이 다릅니다. 

감기는 호흡기질환이지만
Flu는 전신성 질환입니다

감기나 flu모두 호흡기를 통하여 침투하지만, 감기 바이러스는 비교적 약한바이러스이며, 대개는 호흡기계통에만 머무릅니다. 한편 flu는 호흡기로 들어오지만, 호흡기 뿐만 아니라 곧 전신으로 퍼져 전신의 세포에 감염되고, 고열과 통증을 유발하죠. Flu와 감기는 완전히 다른 질환입니다. 전신이 아프고 고열이 수반되면 flu를 의심해야 하고, 단순히 해열제로 열을 떨어뜨린다고 정상은 아닙니다. 

감기는 4-5일의 경과를 보이고
Flu는 7-9일이 지나야 낫습니다. 

흉폭함이 덜한 감기바이러스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에 의하여 제거됩니다. 침투부터 퇴치까지 4-5일이나 기침, 목아픔, 두통 등의 심한증상은 1-2일내에 끝이 납니다. Flu는 심하게 아픈 기간이 2-4일 정도가 유지되며 일시적 체중감소등이 일어날만큼 심한 반응을 나타냅니다 (다이어트? No No). 가장 좋은 것은 외출을 삼가고, 휴식을 취하는것 이지요.  

바이러스가 감염이 된다는 것은 숙주세포로 들어가 숫자를 늘리고 숫자가 늘어나면 그 숙주세포를 깨고 나오는 일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우리몸에 면역이 없다면 짧은 시간안에 모든 세포가 파괴되어 죽게 됩니다. 면역세포중 특공대 세포는 이렇게 바이러스가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어 그냥 마구 화공을 퍼부어 죽여버립니다. 같은편인데도 말이죠. 인체에서 가장 심한 반응이라는 것은 세포가 죽는것입니다. 그래서 마구 열이 납니다. 호흡기 (기관지, 폐 등) 의 경우 표면이 너덜너덜해질 정도가 됩니다.  

감기, flu모두 특효약은 없습니다.

Flu를 한번 앓았다고 감기나 다른 flu에 다시 걸리지 않는것은 아닙니다.  감기나 flu는 자꾸 철갑옷을 갈아있고 변장을 하는 스머프거란인 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항생제를 복용하면 감기가 낫는다고 믿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바이러스는 생명체도 아닐뿐더러, 세포막 (벽) 이라고 불리울만한 구조가 없답니다. 항생제란 대개 세포벽의 형성을 막고, 세포막 기능을 방해하거나 새로운 단백질의 함성을 방해합니다. 세포벽이나 세포막이 없는 바이러스에는 관계없는 이야기랍니다. 항생제가 필요할때는 flu로 인한 합병증, 즉 폐렴같은 세균질환이 발생하였을때이고, 미리 먹어둔다고 꼭 합병증을 막는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항생제투여가 반복될때는 세균의 내성만 커져서 나중엔 항생제도 듣지 않게 됩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을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감기에 불필요한 항생제를 처방하는 병의원이 한국에 상당히 높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그렇지 않겠지요? 소위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이에 적합한 말이 되겠습니다. 

그럼 감기약이라는건 뭘까요?

감기, flu 바이러스에 의하여 생기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이되겠습니다. 두통에 듣는 진통소염제, decongestant라는 코막힘제거제, 콧물과 기침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같은것이 들어있습니다. 이를 전부 다 합하여 종합감기약이라 판매되고 있습니다. 대개 알약이나 판삐리A, 판삐리리리린 (자체 삐리리 처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 낯설지 않네요) 같은 물약 형태로 되어있죠. 그저 한병 진하게 마시고, 땀 내며 푹자고 일어나면 된다는...... 마시면 순간 훅하고 갑니다. 정신없죠. 이 약 정말 잘듣는다 하지만.... 먼저 훅가는건 항히스타민제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감기나 flu가 나은것은 아닙니다. 조금은 증상을 완화하는 겁니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바이러스는 상관없이 제 할일을 할뿐이며, 면역세포도 제 할일을 합니다. 열이 난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세포를 파괴하며 늘어난다는 의미와 면역세포가 이렇게 감염된 세포를 미리 죽인다는 두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이런일이 기관지에서도 일어나므로 기침이 나오고 가래가 끓습니다. 굳이 이런 생리작용을 약으로 억제시키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심한 고열에는 분명히 해열제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어떠한 증상 (예를 들어 단일증상)에도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것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런 감기약에 진통소염제로 들어있는 것은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입니다. 이넘은 오랫동안, 혹은 많이 먹으면 간에 큰 부담을 줍니다. 

밤새 술마시고 길바닥에 자리좀 깔았다가 들어오니 몸이 으실으실 춥죠. 주로 술병이 난거지만, 감기기운도 있는듯 하여 "에라이! 그냥 쉬어" 이러면서 푹 자려 판삐리리린 한병 쭉 마시고 자고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ALT라고 하는 간수치가 확 올라간답니다. 그만큼 큰 부담을 주는 행위입니다. 또 다른 진통소염제인 이부프로펜은 어떻겠습니까. 이넘은 간대사가 아닌 신장대사를 하므로 간에 그리 큰 무리를 주지는 않습니다. 뭐 안전하겠다 싶겠지만, 이넘은 아스피린과 마찬가지로 피 성분중 혈소판의 기능을 조금 억제하여 피를 멎지 않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진통의 효과는 Cox-2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것으로 유지되는데, 이때 Cox-1이라는 넘도 같이 억제하지요. 이건 소화에 관여합니다. 그래서 진통효과와 함께 위장장애라는 부작용을 선사하죠. 거기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일시적으로 피를 멈추지 않게 하므로 위출혈을 유발할수 있습니다. 이것도 무서운 넘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이란 되도록 약을 먹지 않고, 다량의 수분섭취,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겠죠. 거기다 하나 더하면 영양섭취. 소위 밥심입니다. 끙! 억지로라도 먹읍시다 ㅎㅎ

예방과 전파방지

Flu가 의심되면 일하지 말고 쉬어야 합니다.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동료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이런 사회분위기가 정착되지 않으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어디 한국에서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한사람이라도 덜 아파야 그에 따른 비용이 줄어드는것이지만, 당장 일을 안하면 안된다는 한가지만 생각하여 아파도 참고 나와야 하는 분위기입니다. 

할수없죠. 먹고 살려면 일하러 나가야죠. 하지만.....

우선, 다음과 같은 그림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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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세요? 우리나라에서는 재채기는 호탕하게 해야 한다고, 그래야 코, 목에 걸린것들이 제대로 빠져나온다고 믿는지, 재채기를 정말 크게 하죠. 재채기를 하고 난 후에는 사과도 하지 않습니다. 잘은 안보이지만, 저만큼 넓은 범위로 퍼져나갑니다.  기침도 콜록콜록하고 그냥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신종플루가 유행한다 하고 사람들의 공포가 심해지며 이런 부분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네요. 불필요한 공포심의 순기능이 되겠습니다만..... 

예방은 물론, 손을 잘 그리고 자주 씻는 것부터 시작합니다만, 일종의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겠죠. 손세정제를 과신하는 것은 위험하답니다. 손세정제는 신종플루를 예장하는 효과가 없습니다.


우선, 기침할때는 꼭 필요한게 있습니다. 바로 에티켓!!! 자 여러분은 기침하실때 어떻게 하세요?



재채기나 기침할때 에티켓을 지킨다고 손으로 막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결코 좋지 않습니다. 이 손으로 만진 버스손잡이, 문손잡이, 가방 등등은 전파경로가 됩니다. 꼭 손이 아닌 팔뚝이나 어깨등에 대고 기침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것 같습니다.    



추운거와는 무슨 관계가.....
춥다고 감기에 걸리는 건 아니지요. 감기는 바이러스에 위한 감염질환입니다. 춥다는 것은 그만큼 몸의 활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서 적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때도 곧바로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겁니다. 단순히 추운것 때문은 아닙니다. 저희가 살던 뉴욕북부의 오지(?) 는 겨울에 추운것으로 전미에서 손꼽히는 곳입니다. 매해 가장 온도가 낮은 곳에 여러차례 등극하지요. 이곳은 조용한곳으로 그저 동네사람만 평화롭게 살아가지만, 2월경에 Winter festival이라는 것을 합니다. 얼음으로 성을 짓고, 관광객들이 비교적 많이 옵니다. 이 winter festival이 끝나고 나면 동네에 flu 환자가 급증합니다. 바로 외부에서 들어온 관광객들이 들고온 반갑지 않은 손님때문이죠. 추운것이 감기의 원인이라면 동네사람들은 늘 감기에 고생을 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 졌네요.

플루백신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