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뎌 벼르고 벼르던 악기하나를 더 영입하였습니다. ㅎㅎㅎ
이름하야 12줄 기타라는 건데, 너무 사고 싶어서 계속 벼르고만 있다가 드뎌 구입하였습니다. 너무 비싼건 기둥뿌리 뽑힐것 같아 못사고, 뭐 현실적인 선에서 대강 맞추어 보았지요. 그렇게 좋은건 아니지만, 소리는 무척 맘에 듭니다. 그래서 여기에 바로 자랑질을 해봅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어릴때 자전거같은거 하나 새로 사면 그냥 동네서 타고 빙빙 돌면서 친구들 어디 없나 찾아 헤매기도 하고, 누구 하나 발견하면 옆에까지 가서 재보는 그런...... 네 몹쓸 자랑질이죠. 다른것과 달리 이건 아무도 신경안쓰는 아이템이긴 하지만.... ㅎㅎㅎ
먼저 12줄 기타에 대해 아주 간단히 소개해 드립니다.
일반적인 기타의 경우 6줄인데, 이 각각의 줄 자리에 한줄대신 두줄을 넣어준 구조를 가집니다. 맨 아래 1,2번은 두 줄이 똑같고 옥타브도 같은데, 그 위 나머지 4줄의 셋트는 줄도 다르고 한옥타브씩 차이가 나게 튜닝을 합니다. 그래서 좡~ 하고 줄을 쳐주면 6줄짜리는 한참이나 비는 소리가 나지만, 12줄은 각각 비는 옥타브를 메꾸어주기 때문에 보다 풍부하고 가득찬 소리를 내줄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가야금처럼 하나씩 위에서 짚어주는 거라면 뭐 36줄이라도 불가능할건 없지만, 기타의 경우는 지판을 짚을수 있는 왼쪽 손가락은 네개뿐이어서 (경우에 따라 다섯개를 모두 사용하긴 하지만.....)12줄을 각각 다른음으로 만들어 놓으면 연주하기 정말 힘이 들어질겁니다.
단점은.....오른손가락도 대개는 5개뿐이라서 12줄을 다 따로따로 연주하는 것은 달인이 아니고는 정말 힘든다는 것, 또 주로 세게 눌러주는 왼쪽 손가락은 한줄짜리 자국이 아니라 두줄짜리 자국이 생긴다는거.... 원래 달인은 이 12줄의 효용을 다 알고 있어서 현란하고도 꽉찬 연주를 합니다. 정말 눈이 휘둥그레 하게 될정도로 가히 12줄 신공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지만, 우리의 12줄 쌩초짜는 그냥 마구 칩니다. ㅎㅎㅎㅎㅎ
아무리 초보가 연주해도 사실 6줄짜리 보통 기타와는 다른 소리를 낼수 있어서 금방 소리를 구분할수 있지요.
간단하게 어느정도의 소리 차이가 나는지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아래의 두 소리들은 스트로크라고 하는 연주법인데, 그냥 모든줄을 한꺼번에 좡~하고 칠때 나는 소리입니다. 먼저 요 아래 6 string이라 되어있는 작은 뮤직박스의 삼각형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한번 들어보세요. 바로 제가 늘 연주하는 6줄 기타의 스트로크소리입니다.
익숙한 소리지요? 위의 플레이어에서 네모버튼을 눌러 일단 소리를 끕니다. 다음은 요 아래 12 string이라 씌여진 플레이어의 삼각형을 눌러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소리가 넘 작으면 볼륨을 올려주세요.
더 많은 음이 나지요? 당연합니다. 6줄이 더 있는거니까요.
그리고 기타연주 주법에는 스트로크외에 핑거링이라고 부르는것이 있습니다. 기타줄을 한줄씩 뜯어 소리를 내는데, 6줄기타의 경우는 각각의 소리를 정확히 내주지만, 12줄은 가까이 붙은, 거기에 옥타브가 다른 줄이 두줄씩이라서 이렇게 정확하게 원하는 소리를 내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물론, 12줄 기타의 달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제게는 힘이 들더군요. 그래서 억지로 그냥 핑거링을 해보면 예측하기 힘든 소리가 나네요. 좀 오묘하다 할까.... 뭐 이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좀 많이 부드럽고 재미있는 소리는 얻을수 있어 재미는 있네요.
마찬가지로 아래 작은 플레이어의 삼각형을 누르시면.........
그리고 네모로 끄고, 요 아래의 삼각형을 누르면 같은 노래를 다른 기타로 연주한 곡이 나오는데..... 참 오묘한 소리가 나오지 않나요?
사실, 제가 가진 세대의 기타는 모두 다 울 마눌님이 사주신거랍니다.
가장 왼쪽에 보이는 녀석이 제가 주로 사용하는 기타인데 (비디오에 많이 등장하여 익숙하시죠?), 11년전에 집사람이 취직하고 첫월급 탄 기념으로 월급의 거의 절반을 털어 사주신 귀한 기타이고, 오른쪽은 클래식 기타로 지난 5월 아버지의 날을 기념하여.... 그리고 가운데 이번에 산 기타는 지난달 제 생일 기념 하사금으루다가....ㅋㅋㅋ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죠. 암튼, 어제 제가 새기타를 마구마구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뒤에서 엄청 무서운 말을 남기시더군요.
"고맙지?"
"그럼.. 말이라구. 고마~~~워"
"고맙다 생각하면 핸드백 하나 정도로는 보답해야겠지?"
"......"
아이고, 협박에도 능하신 우리 마눌님. 표정하나 안변하고 그러십니다. 갑작스레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 하나를 얹은 느낌..... 우이쒸!! ㅎㅎ 암튼, 그런건 다음에 걱정하기로 합니다. "배째라" 하면 될때도 있긴 있는데, 이번엔 어떨지 참 걱정이...... 누군가처럼 '당신이 명품인데 무슨....." 뭐 이렇게 사기치고 넘어가 볼까 여러가지로 궁리중입니다. 아이고 참! 여기 매일 들르시는데..... ㅠㅠ
클래식 기타는 뒷태도 그렇고 선의 느낌도 그렇고 넉넉한 큰누이 같다는 이야기를 지난번에도 한적이 있지요. 아무리 칭얼대도 다 받아줄것 같은 느낌!! 왼쪽에 구멍이 아무렇게나 뚫려있는 제 주력 기타는 펑크족 막내동생같고, 가운데 12줄 기타는 수다쟁이 둘째동생 느낌이 듭니다. 제작, 구입 연대와는 별도로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이어지는 삼남매가 되네요.
소리만으로 따지면, 클래식 기타는 단아하지만 할말은 조근조근 다하시는 기숙사 사감선생님같은 느낌이, 12줄 기타는 밝고 경쾌한 하이톤으로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봄날의 가정선생님 같고, 마지막 작은 기타는 잘못하고도 할말은 다하는 엉덩이 뿔난 학생의 앙칼진 항변 같은 소리가 납니다.
지금도 노래의 분위기에 따라 스틸기타로, 혹은 나일론 클래식기타로 바꾸어 가며 소리를 만드는데, 앞으로는 12줄 기타에 걸맞는 노래들을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비디오와 병행하여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더 자세히 표현할수 있도록 예전처럼 오디오 다채널 녹음을 해나가겠습니다. 새로 영입한 12줄 기타의 활약도 지켜봐 주세요.
끝으로 이자리를 빌어 제가 음악활동을 할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우리 "명품" 마눌님께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여보! 사랑해. 당신이 명품이라우"
<<<<<넘어가 주실까요?>>>>>
참! 얼마전 산 Sanyo Xacti HD camcorder도 마눌님이 사주었답니다.
어젯밤에도 여러번 강조를 하시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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