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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무한도전의 비빔밥 광고를 보며.......

무한도전이 뉴욕타임즈 (NYT) 에 비빔밥 광고를 실었다고 하여 화제입니다.



또 거기에 산께이 신문 서울 지국장이라는 구로다 가쯔히로라고 하는 사람이 이를 폄하하는 칼럼을 자사의 신문에 실었다하여 말들이 많습니다. 

참으로 참신하고 대단한 무한도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NYT에 전면광고라니..... 김장훈의 독도광고만큼이나 속이 시원한 일입니다. 비빔밥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하였다는 이야기가 참 멋지게 다가옵니다. 

저는 음식은 문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날 천재 쉐프가 이렇게 하면 맛있겠다 해서 나오는 요리도 있을테지만, 한 나라의 고유음식이란 전통과 역사 그리고 철학이 배어있는 문화의 결집체라는 생각을 합니다. 비빔밥의 영양학적 가치를 논하기 전에 이 역사와 문화를 정면에서 폄하한 일본 지식인의 허접한 단견이 참 애처롭기만 하네요. 뭐 그냥 되는대로 떠들라하구요......

이 글에서는 정말 비빔밥이 또는 한식이 세계화가 될까 하는 이야기를 저의 개인적인 체험을 토대로 한번 해볼까 합니다. 

우선, 무한도전이 뉴욕에 가서 한식을 알리고자 했던 배경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맨해튼은 코스모폴리탄의 상징입니다. 전세계 사람이 모여 비지니스를 하고, 문화를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같은 미국이라도 우선 서부와는 다른 곳이죠. 서부에는 리버럴한 (자유주의) 문화가 있습니다. 뉴욕, 보스톤 등등이 있는 동부는 전통주의적이고 보수적인 문화가 지배합니다. LA로 대표되는 서부는 다른 문화를 받아들임에 그리 큰 거부감을 가지지 않습니다. 동부는 아직도 배타적인 면이 강합니다. 그래서 서부에서 한식을 알린다고 수선을 떨 필요조차 없을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서부에는 한국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동부와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비빔밥이나 순두부찌개는 서구인에게도 일상이 되어가고 있을정도입니다. 맨해튼이야 사실 여러민족이 워낙 많으니 조금은 나을수 있습니다만, 맨해튼을 제외하고는 한국음식에 대해 거의 이해가 없습니다. 동부에 한식을 알린다면 아마도 세계화가 쉽지 않을까 하는 무한도전정신이 있었지 않을까요? 


한식 어디서 먹을수 있나요?
비빔밥은 색감이나 혹은 영양적인 밸런스, 또 맛에서 서구인에게 어필할수 있는 바가 큽니다. 특히 요즘처럼 건강식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시대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다 압니다. 

그런데, 문제는 동부쪽에서는 비빔밥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서부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편이죠. 아무래도 동부에 비하면 한인의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것도 이유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밥에 대한 친밀도 때문으로 생각이 됩니다. 

밥 (sticky rice) 자체가 이곳에서 그리 친숙하지 않습니다. 동부에 살때는 특히 아이들은 sticky rice에는 손을 대지 않습니다. 쌀이 주식이 아니기도 하지만, 이들이 먹는 밥은 long grain이고, 흔히 이야기하는 안남미라는 남방계쌀입니다. 불면 날아가죠. 우리가 먹는 끈끈한 쌀에 친숙하지 않습니다. 

서부로 이사오고 나서 가장 먼저 경험한 차이점은 학교 행사로 가져간 작은 주먹밥이 눈깜짝할새에 없어져 버린 일입니다. 동부에서는 손도 안대던 주먹밥인데 말이죠. 바로 밥에 대한 친숙도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안먹던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그렇지만, gluten에 대한 건강상의 이유 혹은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영향도 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쌀밥..... 이를 이용한 비빔밥........ 솔직히 김모락 흰쌀밥은 저의 로망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를 고집한다는 것 자체는 비빔밥의 대중화를 가로막을수 있을겁니다. 비빔밥에도 현미를 고를수 있게 하는 경영상의 전략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이미 많은 식당에서 비빔밥에 현미나 오곡밥을 시도하였을겁니다만........

서부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PF Chang이라는 고급중국음식점에서는 흰쌀밥대신 gluten free brown rice를 서브합니다. 실내장식도 화려하고, 중국음식이라는 느낌을 압도할만큼 서구적인 방식의 레스토랑으로 손님으로 연일 문전성시입니다. 



그러나 정작 비빔밥의 대중화를 가로막는것은 따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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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그건 바로 한인타운입니다. 

한인타운에 가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수 있지만, 다르게 말하면 꼭 거기에 가야 먹을수 있다는 점. 다른곳에선 먹을수 없다는 점이 대중화에 가장 커다란 걸림돌입니다. 일식당, 베트남 음식점, 이탈리안, 중국음식점 등등은 어디에든 있습니다. 아주 작은 마을에도 일식당, 중국음식은 꼭 있죠. 베트남음식은 그보다 지명도는 떨어져도 한식보다는 유명합니다. 한식당이 프랜차이즈처럼 운영이 되고, 찾아가야 하는 음식점이 아니라 어딜가도 꼭 있는 곳이 된다면 그때되어서야 대중화라 말할수 있을겁니다. 광고만으로 이루어질수 없는 부분이죠. 음식이 어떤건지를 알아도 특정 장소에 가야 먹을수 있다면 그건 VIP용 음식이지 대중적인 음식은 안되는 거지요. 

비빔밥이 알려진 건 그 유명하다는 헐리우드의 우래옥도 아니고, 한인타운에 들락거리던 외국인도 아닌 바로 대한항공의 기내식때문이랍니다. 한인타운에만 곱게 모셔두고는 절대 알려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알려진 비빔밥인데, 그걸 먹으러 비행기를 탈수도 없고... 한인타운을 벗어나야 대중화가 될것입니다. 우선, 패스트푸드점처럼 대중적으로 알리고 점차로 고급스러운 돌솥비빔밥으로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 될것같습니다. 돌솥비빔밥을 한번 보면 다들 미칩니다. 도대체 이런게 다 있냐 하는 반응들이죠. 음식은 맛으로도 먹지만, 이런 작은 impression이 두번, 세번 눈길을 받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전부터 LA인근에서 부터 시작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우래옥도 아니고, 한인타운의 맛있는 쌈밥집도 아닙니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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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gi라고 하는 음식을 파는 트럭입니다. 거기다가 파는 음식은 멕시칸 타코가 메인입니다. 타코에 들어가는 메인음식이 한국식으로 조리된 고기요리입니다. 물론, 한국사람이 시작한 간이 트럭형식이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내에서도 맛볼수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또 Bool이라고 하는 (아마도 불고기에서 나왔거나 불에 굽는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만...) 비슷한 체인도 있답니다.


트럭에는 큼지막하게 Korean BBQ라고 씌여있습니다. 팔기는 타코를 팔지만, 이를 순전히 멕시코 음식이라 생각하기는 힘들겠죠? 한참전 멕시코친구와 가깝게 지냈는데, 사실 이 갈비를 타코에 싸서 준적이 있습니다. 정말 맛있다고 하며 미치더군요. 그때 제가 이 직업을 접고 Kalbi truck 을 만들었었다면 떼돈을......ㅠㅠ 암튼, 이야기의 골자는 아무리 갈비가 맛있다 비빔밥이 맛있다 해도 직접 음식을 알릴 기회가 없으면 절대 대중화 못한다는거...... 암튼, 이 Kogi트럭에 대해 원성이 자자합니다. 기다리기 너무 힘들다. 그만큼 꼬리에 꼬리를 문 손님들때문이라지요. 체인점 트럭은 증가일로에 있습니다.

누군가 써놓은 리뷰입니다. 

Kogi, taco truck, blah blah, Twitter, hype, blah blah.  So I finally went.  And there was a whole lot I loved and one major thing I didn't.

Let's start with the many positives:

1.  The short rib tacos.  Definitely something special.  Quality tortilla with tender, charred meat, tangy sauce, crisp vegetables, sesame and a splash of salsa.  This was the first thing I ate and my immediate reaction was that I had never tasted anything quite like this.  It was that "ohhhh Korean Mexican food.... I get it..." kind of moment.  It's no wonder this is the item that got everyone talking in the first place.

2.  The blackjack quesadilla.  The pork was so tender, the cheese not overpowering and the green salsa with sesame seeds a perfect accompaniment.  And they really know how to char the tortilla beautifully.  I was smelling it all the way home.  I split one that night with my husband and had another one for breakfast the next morning.  I'm not as picky as a lot of folks about reheating such things and I enjoyed it immensely, both times.

3.  The salsa roja.  !!!!!  I can't scream about this enough.  Since I like things spicy, I asked for extra when I picked up my food at the window, and he quickly ladled enough in one of those cardboard containers to fill up about a third of it.  (Side note:  I managed to drive the salsa home with my food without spilling a drop, even inside the bag.  Skillz.  I haz them.)  The salsa is unbelievable.  The mix of sour, spicy and sweet is just... well, truly, I have no words.  I would pay (or maim) someone for this recipe, in a heartbeat.

Now on to the bad:

The spicy pork and short rib burritos.  Do not like.  I should have read the online menu more carefully before ordering these, as I would have realized they are served with eggs and hash browns.  No.  Just no.  I wanted a regular burrito, not some strange mix of breakfast and dinner.  The short rib one was downright offensive - where the taco meat was spot on, here it was far too sweet.  And mixed with mushy, bland pieces of egg and potato, it turned into what my husband called "an abomination."  Even I was shockingly turned off by the entire mess.  We threw half of it away.

You'd think I wouldn't have bothered, but I did eat the spicy pork burrito for lunch the following day.  I was prepared to go out and buy something else in case it was just as disgusting as the short rib one, but it was edible.  At least it didn't have sugary meat.  However, I still wasn't a fan of the eggs and spuds and I wished in vain for a hint of spice in my spicy pork.

In conclusion:

I would love for Kogi to make a burrito without eggs and potatoes, but otherwise I think most of the food is pretty awesome.  The novelty is not lost on me.  I don't even mind the prices.  Think of it this way.  I paid $30 for dinner for two, and breakfast and lunch for me the next day.  Not too shabby.

As for the infamous wait?  Oh, there was a wait.  And I considered complaining about it (it took a very chilly 2 hours and 10 minutes out of my Thursday evening from the time I stepped out my front door to the time I returned home with the grub), but I expected it.  It's Kogi and I knew what I was in for.  I had Mel M. with me and some lovely folks in front of us to talk to, so it made the wait go much faster.

장점과 단점을 함께 이야기해줍니다. 맛은 정말 믿을수 없을만큼 좋았다. Buritto는 맛없었다. 2시간 10분을 기다렸다네요. 트럭음식을 말이지요. 저녁으로 두명이서 30불을 냈다고 하니 결코 싸지 않은 음식..... 거기에 Korean Mexican food 라...... 사람들은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Kogi니까 당연하지......

아래 비디오를 보시면 얼마나 인기인지 아실겁니다.


Kogi라고 하는 같은 음식을 서브하는 레스토랑을 한인타운에 냈다면 글쎄요? Kogi의 성공신화는 아래에 나올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전통을 고집하는 음식
또한, 한식의 비판중에 가장 많은것은 바로 전통을 고집하다보니 현지화에 실패한다는 점이죠. 원형을 고집하여 나쁠것은 없지만, 적어도 정착화 단계에서는 방해가 될수 밖에 없습니다. 현미처럼 말이지요. 거기에 광고사진처럼 가운데 떡하니 날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워서는 "으웩" 하기 십상이죠. 놋그릇의 장점을 열거하기 전에 첫눈에 강렬한 돌솥이 더욱 효과적일테고 말입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비빔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마구 비벼먹기보다는 똑똑 떠먹습니다. 일본사람들도 그렇구요. 일일이 비벼주기 보다는 오히려 이런 식습관을 살려주는 고명의 배치로 넘어가는 것이 좋을텐데, 굳이 비벼야 함을 역설합니다. 꼭 그럴필요는 없는데 말이지요. 유대인이 많은 맨해튼에서 비빔밥을 알리려면 kosher ingredient (유대교 율법에서 정한 종교적 음식섭취 방법. 고기등의 섭취도 방식이 있답니다) 를 사용하였음을 알리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전통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닌, 전통을 중시하는 방식은 층위를 두는것이 효과적일거라는 말이랍니다.

어딘가에서 들은 말입니다만, 한국음식은 공간전개형이지만, 서구의 음식문화는 시간전개형입니다. 우리는 모든 음식을 한공간에 쫙 펴두지만, 서구의 문화는 전채부터, 메인요리, 디저트등을 시간차로 서브하는 시간전개형입니다. 서구인들에게 같은 음식을 두가지 다른 방식으로 서브하고 비교를 부탁하였을때 호감은 월등히 시간전개형이 좋았다고 합니다. 음식을 주제로한 다큐멘터리프로그램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현지화 혹은 눈높이가 중요하다 할수 있겠네요. 

타운내의 내노라 하는 음식점에 접대겸 가서 낯이 뜨거운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고기집에서 그릇을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뜨거운 불에 눌고 깨진 그릇이 그대로 나옵니다. 이걸 도대체 어찌 설명을 해야 하는건지..... 실내 바베큐라 불리우는 형식의 고깃집은 정말 외국인에게 크게 어필합니다. 하지만, 음식이나 형식만큼이나 중요한건 바로 눈으로 보이는 것들일텐데, 이런 부분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고급스러운 그릇을 사용하고 흥미로운 그릇 (예를 들면 기와에 얹은 음식등등) 에 담겨 나오는 음식은 분명히 어필합니다. 한인타운에서 이런다면 좀 그렇겠지요. 아무래도 한인탄운내에서는 가격경쟁이 심할테니 말이지요. 그러니 대중화를 꼭 저렴하다고만 볼게 아니라 고급이미지라도 널리 알린다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을것 같습니다. 

암튼, 이것도 어떻게 보면 현지화전략의 하나라 생각이 되네요. 앞머리에서 음식은 전통이다라고 이야기해놓고 무슨 퓨전이야 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음식에 담겨있는 혼을 바꾸라는 것이 아닌 먼저 친숙하게 들어갈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 되겠지요. 중국음식은 어딜 가도 현지화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정작 중국에서는 잘 먹지 않는 닭을 이용한 음식이 미국에서는 대표적 중국음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한국에서는 자장면이 또 일본에서는 교자가 대표적인 중국음식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도 기본적인 모습은 중국음식입니다. 

무한도전의 한식 알리기 도전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현지에서 뒷받침 하지 않으면 일과성이야깃거리로 끝나고 말겠지요. 

Kogi의 창업주처럼 선진적인 생각을 가진 한식의 세계화 전도사가 나와주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