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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

작은 연못 - 김민기 (covered by 빨간내복)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 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깊은 속에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 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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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슬픈 근대사입니다. 아마도 지금 20대의 젊으신 분들은 모르실겁니다. 금지곡이라는 딱지. 퇴폐, 창법미숙, 왜색 등등 내용도 다양하지만, 그중 위정자의 비위에 거슬려 금지된 곡들이 많았습니다. 그 정점에는 김민기씨가 있지요. 아름다운 노랫말 상을 받았던 아침이슬이 하루아침에 금지곡이 되던 묻지도 따지지도 않던 암흑기. 김민기는 그 자체로 찍혀버려 제대로 된 창작활동을 할수 없었습니다. 할수없이 김민기의 이름대신 다른이의 이름으로 나온 곡들도 많습니다. 

김민기의 노래는 양희은의 노래로 많이 알려져 있고,  노래는 남북으로 갈린 한민족이 서로 물어뜯다 썩어버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되어 금지곡이 되는 바람에 더욱 많이 알려지지 않게 된곡입니다. 지금이야 아는 이도 드물지만, 아마도 금지곡이 되어버려 방송에 나올 기회조차도 잃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곡이 담고 있는 의미가 어떻든 간에 음악적으로  아름다운 곡입니다. 아주 오래전이고, 음악자체도 간단한 기타반주만으로 이루어졌는데, 요즘 나오는 빵빵한 사운드의 음악을 능가하는 힘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어 정말 즐겨듣는 곡입니다


20 이상 불러왔지만, 아직도 그냥 한번 불러볼까 하게 되지 않네요. 조가 바뀌는데다 여러 음계를 넘나드는 코드진행은 정말 쉽게 되지 않는곡입니다. 그래서  곡은 정말 싫습니다. 비디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악보만 죽어라 봅니다. 여유가 없죠. 게다가 갑자기 이곡이 부르고 싶어 집에 오자마자 지친몸에 바로 기타를 잡고 불러 얼굴에도 목소리에도 진한 피곤함이 배어 있네요.  부끄러워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