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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과학 이야기

쥬라기 공원의 공룡을 지금 만들수 있을까?


1993년..... 마이클 클라이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한편이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이지요.

6500만년전 멸종된 공룡을 한 외딴 부활시켜 유원지를 만들려다 공룡에 의해 통제불능의 상태로 빠지고 급기야는 섬전체를 날려버린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이클 클라이튼은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이죠. 과학을 아는 사람입니다. 거기에 흡인력 있는 글을 쓸줄 아는 사람이라서 그의 명석한 두뇌에서 탄생한 공상과학 소설인 Jurassic park는 적당한 현실감과 과학적으로 맞아들어가는 듯한 plot으로 영화 이전에 벌써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흠.....

사실 소설 (영화) 속의 공룡 부활 프로젝트는 과학적 오류덩어리이고 이에 대한 이야기는 수백번이나 되풀이 된 고전이 되었지요. 소설이니 당연히 허구이고 굳이 그 과학적 오류를 집어내어 이건 불가능하다 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수 있습니다. 소설이니 오직 독자의 관심을 끌만한 흥미거리만 제공할수 있으면 되는 것이겠죠. 마이클 클라이튼이 이걸 소설이 아닌 논문으로 출판한 것도 아니거든요. ㅎㅎ

이 케케묵은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오늘 하려는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아래의 논문이 과학계에서는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우리의 황구라박사님께서도 출판하 (였다가 결국은 취소당하) 신 적이 있는 Science 라는 과학잡지의 이번주 head로 나왔네요. 



아마 무슨말인지 모르실겁니다. 당연합니다. 걱정하지 마시길..... 전공하지 않으신 분들은 거의 다 모르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말입니다. 

일단 이렇게 사알~짝 변죽만 올리고 다시 쥬라기 공원이야기로 돌아옵니다.
그럼 지금부터 쥬라기 (사실은 백악기) 공룡을 되살려볼까요? 

아마 영화를 흥미롭게 보셨겠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기억을 못하실겁니다. 기억부터 살려봅니다. 

우선, 미치광이 백만장자 해몬드가 공룡의 화석을 발굴하여 공룡의 생태를 연구하는 학자를 찾아옵니다. 엄청난 연구비 지원을 미끼로 말이지요. 자문을 구할것이 있다고 합니다. 고생대 식물학자, 수학자, 헤먼드의 손주들과 함께 찾아온 섬에는 놀랍게도 멸종된 공룡이 살아서 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해먼드는 일행에게 공룡부활의 산실인 실험실을 견학시켜주며 자신이 화자가 된 짤막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며 공룡이 어떻게 부활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이야기가 기가 막힙니다.
우선 2억년전부터 존재했다고 믿어지는 모기를 등장시키지요. 이 모기가 공룡의 피를 빨아먹고, 무거운 몸을 추스리기도 전에 흘러내린 나무의 진액에 갇혀 그대로 화석이 되어버렸다고 설명을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무의 진액은 흔히 호박 (amber) 이라 불리우며 한복의 마고자 단추등으로 쓰입니다 (요즘은 거의 다 합성품이지만요). 엄청난 자금을 투입, 전세계를 뒤져 공룡이 살아있던 시기인 6500만년 이전에 생성된 화석중 이런 모기가 들어있는 호박을 채취합니다. 바로 이 모기로부터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공룡의 피를 채취하기 위함이라네요. 암튼, 배가 불룩한 모기의 화석으로부터 특수한 방법으루다가 공룡의 DNA를 채취하고, 이를 PCR이라고 부르는 증폭기로 양을 늘립니다. 모기는 공룡피만 빨아먹나봅니다. 하긴 공룡이 몸땡이가 크니.... 코끼리 피부도 뚫기 힘들텐데....공룡 피부를 뚫어 최소한 모세혈관까지 침을 밀어넣어야 하는 모기는 최소한 독수리 만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만.... 암튼, 뭐 일단...... 

6500만년전의 호박화석중 그것도 암컷모기 (암컷만 피를 빨죠) 만, 모기체내에서 소화되고 나면 DNA는 남아나지 않으므로 소화도 되기전에 쉬던중 우연히 진액에 빠져든 모기가, 그것도 수많은 동물중 꼭 공룡이어야만 하는 우연아닌 필연이 겹치고 겹쳐야 얻어지는  바로 그넘, 호박.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 쥬라기 공원에는 온갖 종류의 공룡이 활개를 칩니다. 우리의 영구 심감독님도 만든바 있는 티라노사우르스부터 브라키오사우르스, 스테고사 우루스 (이넘이 가장 딱딱한 외피를 가지고 있을듯 한......), 트리케라톱스 등등입니다. 에구, 이 모든 공룡과 피를 나눈 모기를 각각 다 채취했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둘째치고... 위에 적은 것처럼 전기굴착기를 장착한 암모기가 하나의 공룡피를 빨아 소화도 되기 전 바로 진액에 갖히고, 이게 발견이 온전히 되어 DNA를 추출했더니 또 우연히 어떤 특정 공룡DNA더라 하는......도대체 경우의 수가 어떻게 되는건지.... 이것도 일단 넘어갑니다. 

화석이 되면 생명체의 유기물은 오랜시간에 걸쳐 산화되고 결국은 재와 같은 단계인 무기물이 됩니다. 무기물에는 DNA가 존재치 않습니다. 석탄은 본래 유기물이었겠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무기물이 되었고 원재료인 동물이나 나무 등등의 DNA가 남아있을리 전무하죠. 뭐 영화에서처럼 완전한 형태의 모기의 호박화석이 없는것도 아니고 뭐 공룡피부를 뚫을 초강력침을 가진 모기가 있고, 배불러 쉬다가 날벼락 맞아 화석이 된 모기가 있어 또 그걸 우연히 발견 무사히 DNA를 얻었다고 치죠. 그래도 얻어진 공룡 DNA와 모기 DNA를 분리하기 힘이 들고, 또 DNA가 온전히 제 형태를 갖추고 있을리는 만무하죠. 뭐 모기가 되었든 공룡이 되었든 DNA의 구성요소는 같죠. 또 그걸 그냥 무시하고 공룡 DNA만 우연히 채취할수 있었던것으로 치더라도 적어도 6500만년전의 DNA가 그 형태로 남아있을리는 없습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조각난 DNA는 군데군데 양서류인 아프리카 개구리의 DNA를 끼워넣어 완전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무슨 바느질도 아니고..... DNA란 사실 정보입니다. 정보를 담은 일종의 백업용 마그네틱테잎이라 보시면 됩니다. DNA가 하는 일이란 세개의 염기씩 끊어 하나의 아미노산을 만드는 것인데, 이 아미노산이 많이, 아주 많이 모이면 바로 단백질이죠. 결국 DNA자체는 그저 정보일뿐이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좌우지간 이 DNA를 바느질 하듯 다른 종의 DNA를 연결하여 만든다.... 사실 관계는 없습니다. 다만, 3개씩 끊어 하나의 아미노산을 만드는 구조를 생각할때 하나만 밀리면 전혀 관계없는 아미노산이 나오게 되고 이상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니 공룡이 나오지 않겠죠. 시험답안지에 하나 밀려쓰면 뒤는 다 틀리거나 우연히 몇개 맞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뭐 이런거죠. 거기에 설사 이런것이 가능하다 해도 이런걸 가능하게 하려면 공룡 DNA의 모든 지도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인간게놈 (원래는 Genome으로 지놈이라 발음합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간 유전자의 DNA배열을 전부 조사하기 시작하였고 한참전에 그 지도는 전부 해독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DNA는 널려있기 때문이죠. 널려있는 DNA도 전세계 연인원 수천명의 연구원이 수퍼컴퓨터급의 컴과 기계가 밤낮없이 돌아가며 수십억불을 들여 10여년 만에 경우 완성되었죠. 30억쌍의 인간 DNA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멸종된 공룡의 DNA를 구하여 해독하고 그 배열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참고로 대장균, 효모 등등의 간단한 생물의 유전자 지도도 이미 밝혀 졌습니다.



또... 그렇다고 쳐도 다시 지난한 과정이 기다립니다. 이 바느질하듯 재단된 DNA를 염색체하는 패키지 형태로 조합하는 것인데, 도대체 공룡의 염색체는 몇개인지 또 어떻게 배열해야 하는 것인지...멸종된 넘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뭐 또 가능하다 쳐도... 이 염색체 형태의 DNA를 착상하여 수정시키고 (혹은 수정란에 이 DNA를 이식한 형태로) 해야 합니다. 암놈도 숫놈도 다 멸종된 이 시대에 어떻게 수정을.....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법이거늘.... 암튼, 책, 영화에서는 수정된 타조알(이었나요?)에 DNA를 주입하여 타조대신 공룡이 나오게 하였다고 합니다. 공룡은 조류에 가깝다고 하네요. 바로 알을 낳아 번식하는 특징때문이니 언뜻생각하면 가능할것 같지요. 그러나..... 도대체 동물계의 생태를 무시한 처사입니다. 조류에 가까운 공룡의 DNA에 양서류인 개구리의 DNA를 넣어보더니 이걸 다시 조류의 알에 넣어..... 정신이 아득하죠?

이제 그만하겠습니다. 이 이전 이후에도 수십가지의 과학적 오류가 존재하는 공룡복제 프로젝트... 절대 불가능합니다.

공룡복제 프로젝트의 성공조건을 이야기 하는 것이 빠를듯 합니다. 공룡을 복제하려면 완전한 공룡DNA가 필요합니다. 또 살아있는 공룡과 공룡의 알이 필요합니다. 우선 살아있는 공룡의 암컷의 난자 (여기서는 대개 알이되겠네요)에 우리의 황구라 박사님이 빨대신공와 젓가락질 신공으로 공룡 체세포에서 분리한 DNA을 주입합니다. 원래있던 DNA를 뺀후에 말이죠. 이걸 실험실에서 부화시킵니다. 운이 좋다면 티라노사우루스의 알에
트리케라톱스의 체세포 DNA를 투입하여 이넘을 나오게 할수도 있겠죠. 사실 공룡이 살아있다면 굳이 복제할 필요도 없고.... ㅠㅠ

포토샵신공으로 완성된 인간체세포배양줄기세포의 수립목적도 원하는 우수 DNA 를 주입하여 만들어진 줄기세포를 치료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었지요. 그 속에 숨은 오류도 엄청 많습니다만, 넘어가고....

너무 복잡한 이야기였을것 같네요.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과학계의 뉴스가 바로 이에 관계된 위에 소개한 Science의 논문입니다. 이를 다루는 국내신문의 태도는 참 유치합니다.



요기서 더 나아가 인조인간이 나온다... 뭐 이런 기사도 있더군요. ㅎㅎ

이번 논문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생물체라 일컬어지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중간단계인 (바이러스는 생명체가 아닙니다) 마이코플라즈마라는 넘이 있습니다. 질병을 유발하기도 하는 넘이죠. Craig Venter라는 인간유전자지도프로젝트의 중추적인 과학자께서, 실험실에서 오직 화학적으로 합성된 DNA (DNA는 사실 화학물질로 짧은것은 인공적으로 합성하여 사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만으로 살아있는 생물을 만들었다는 뉴스죠. 엄밀히 말하면 DNA는 정보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DNA를 이용하여 정해진 만큼 정해진 시간에 단백질을 만들어낼 본체가 필요하죠. 그래서 같은 종의 마이코플라즈마라는 미생물의 몸을 빌었습니다. 씨받이? DNA 받이?

기계로 만들어진 DNA는 단순히 염기를 나열한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를 효모에 옮겨 필요한 패키징을 하고 이를 다시 하나하나 읽어 오류가 없음을 조사한후 DNA를 빼낸 비슷한 넘에게 주입하고 살펴보니 세포가 살아서 무리를 짓더라는 내용이죠.

마이코플라즈마는 약 600,000만개의 DNA 염기쌍을 가집니다. 인간의 30억쌍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60만개라도 이걸 하나하나 만들려면 정신이 아득한 작업이됩니다. 결국 10여년의 세월에 걸쳐 20여명의 대단한 과학자들이 약 450억원의 돈을 들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미개한 미생물을 "만들었"습니다. 위에 나온것처럼 신의 영역이니 하는 것은 쬐금 오바스러운 표현이 되겠네요. 아직은 말이죠. 앞에 나온 공룡복제이야기가 현실에 가까운줄아셨겠지만, 신의 영역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마치 [[[[수소와 산소를 합성하여 물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곧 바다를 만들고 바다생물을 만들어 인간이 평생 먹어도 모자름이없는 환경을 만들수 있으니 쬐금만 기다려 주세요.....]]] 하는것과 마찬가지의 이야기입니다.

암튼 이것이 바로 인간이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만든 생명체의 시초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합성DNA를 고무로 만든 합성 세포에 넣어 이것이 살아난다면 맞는 말이되겠죠. 그렇지만, 합성DNA를 그냥 가만히 있는 지나가는 같은 종의 세균에 넣은격이 됩니다. 지나가던 넘은 날벼락이죠. 바로 공룡 암컷이 살아있고 이 난자 (알) 가 있다면 공룡복제가 가능하다는 말과 비슷한 이야기랍니다. 신의 영역이라기보다 이제껏 인간이 해석해낸 "생명체에는 DNA가 있어 이 DNA가 가진 정보에 의하여 생명현상은 영위된다" 라는 명제를 확인한 일이 됩니다. 성급한 사람들은 이로 인하여 맞춤 DNA를 가진 생명체나 혹은 특수부위를 가진 세균을 만들어 내어 백신개발에 투입한다라는 말들을 합니다. 뭐 뒤에 것은 한참 후에는 가능할수도 있겠네요. 황구라박사님의 일이 과학이 아닌 공학에 가까운것처럼 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든 일도 공학에 가까운 일입니다. 정말 과학적으로 큰 성과임에 틀림이 없고, 정신이 아득해질정도로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성과를 바라보는 기대뿐만 아니라 그 저의를 판단하기 힘든 일이네요. 과연 4천만불의 연구비를 들여 증명해야만 하는 일이었는지, 그만한 가치를 미래에 담보할수 있는지..... 그저 과학자의 호기심을 채우려는 의도 혹은 "나 이런것도 할수 있다" 라는 치기도 보여서 이를 바라보는 "별거 아닌"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하네요.

인조인간은 (현재는) 만들수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