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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며 사는 세상

우간다 어린이 돕기 자선 콘서트


"우리가 편안하게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간다 북부의 수천명의 어린아이들은 Lord's Resistant Army (LRA)로부터의 유괴를 피할수 있는 안전한 잠자리를 위해 매일 밤 수마일을 걸어 큰 도시로 피해들어옵니다. 이들을 Invisible Children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 혹은 Night Commuters (밤의 통근자들) 라 부릅니다. 이들 Invisible Children들은 유괴를 피하기 위하여 함께 모여 버스종점이나 병원, 큰건물의 베란다 등에 모여 밤을 지새우게 되는데, 밤에 집에 머무는 일이 그만큼 위험한일이기 때문입니다. LRA는 아이들을 유괴하여 전쟁터로 내보내거나 여자아이들의 경우 성적노리개로 삼습니다. 이들 어린이들은 존재하여도 보이지 않습니다"

Invisible Children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끔찍한 일이 아닐수 없네요. 저 사진속에서 총을 들고 서있는 어린이의 모습은 정말 참혹함 그 자체입니다. 

세상에는 정말 너무나도 참혹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작은 힘이 그 근간을 바꿀수는 없을지라도 저들에게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라도 될수 있다면 시간이 지난후엔 커다란 변화의 불길이 될수도 있을겁니다. 


어제 토요일 오후, 이들 어린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될수있는 불씨가 되고자 하는 작은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청소년들이 힘을 모아 Invisible Children들을 돕고자 하는 콘서트를 열었지요. 화려하거나 커다란 콘서트는 아니었지만,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동행이었습니다. 사실, 딸아이 지수도 작은 힘을 보태게 되었지요. 

Joseph이라는 멋진 청년이 주축이 되어 가깝게 지내는 Young Musician들에게 동참을 권유하여 만들어진 콘서트입니다. 수개월간 준비를 하여 곡을 선정하고, 장소를 섭외하고 티켓과 팸플렛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Joseph의 가족과는 친분이 두텁기도 하고, 같은피아노 선생님 밑에서 배우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죠. 그런 연유로 피아노 선생님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국의 학제로 하면 이번에 고3이 되는 Joseph이 학교동료와 음악 선생님에게도 동참을 권유하였고,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바로 청소년들이죠. 지수는 가장 어린 14살이었지만, 함께 할수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수가 갈 고등학교의 선배님들이네요. ㅎㅎ


오랜 준비기간이야 말할것도 없고, 각자 한장에 $10인 티켓을 판매하고도 나름의 방법대로 기금을 마련해 나갔습니다. 지수도 집집마다 돌며 티켓을 판매하거나 성당앞에서 사람들에게 팸플렛을 나누어주고 상가를 돌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오는것은 아니나, 한번이라도 이런 불우한 환경에 있는 청소년이 지구 어딘가에는 있다는 사실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이들의 노력이 헛된 일은 아닐것입니다.

Joseph과 Jisoo만 Classical music 이었고, 다른 친구들은 Contemporary혹은 발라드 등의 대중음악을 연주하였습니다. Joseph의 가족들의 노력도 꼭 이야기해야 할 부분입니다. 저나 지수맘도 조금은 도왔다고 하나 그들의 노력은 대단한것이어서 참으로 많은것을 배울수 있었습니다. 또, 선생님도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번의 리허설에 내려오셔서 공연장에 따른 연주의 개선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도 잡아주시고 하였지요. 한마디로 한두명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자리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전문 연주장은 아니지만, 장소를 마련해주고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Brookdale place라는 동네의 Assisted living community측의 지원도 가슴찡한 부분이었습니다. 

지구반대편의 청소년을 위한 자선의 자리를 또 그 지구반대편의 청소년들이 준비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간 지수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하며 사실은 저 자신도 힘들었겠지만, 부모도 힘들었네요. 왕복 한시간 20분정도의 피아노 선생님댁에 평일에 다녀야 하였고, 그전에는 눈길을 헤치며 장시간 운전을 해야 했는데, 그런 노고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먼저 몇곡을 골라 올려봅니다. 

(Fantasia in D minor, K 397 - W.A. Mozart)


(Czardas - V. Monti)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는 Joseph과 Jisoo가 클래식 음악을 담당하였고, 2부의 경우는 노래가 있는 흥겨운 무대였네요. Invisible Children organization에서 담당하시는 분이 따로 오셔서 다시금 설명을 해주셨고, 티켓과 별도로 기금이 즉석에서 모금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나중에 기금마련을 위해 그간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영화나, 티셔츠 등등의 물품판매도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았구요. 

다음은 Joseph의 연주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음악도 성숙한 편이지만, 사회참여도 활발한 아름다운 청년이지요.

(Sonate 'Pathetique' Adagio Cantabile Op. 13, No. 8 - L. Beethoven and
Etude in D# Minor Op. 8, No. 12 - A. Scriabin)

피아노를 전공해도 충분히 될만한 실력인데 사관학교에 진학하기로 하였다 합니다. 
다른 친구들의 연주도 너무 좋은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업로드를 하지 못하였네요. 콘서트를 마치고는 야외에서 리셉션을 하였습니다. 젊은 뮤지션들과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서라도 한마디씩 꼭 이야기를 하고 갑니다. 연주자들에게는 가장 큰힘이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둘의 피아노 선생님으로 정말 자상한 할머니같은 마음으로 음악을, 아니 음악 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시죠. 사실 이런 콘서트가 만들어 지게된 가장 큰 숨은 공로자라 할수 있겠네요. 콘서트 내내 음악에 심취하여 듣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마음 따뜻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아진 자선기금이 $2000불이 훨씬 넘었습니다. 
사실 이정도의 기금이 한두사람의 커다란 기부로 얻어졌다면  대단할것도 없다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작은 정성들이 모여 만들어진 기금이니 정말 아름답고 대단한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어떤 사랑의 불씨를 가지게 되었는지 지금은 알지 못합니다. 이정도의 기금이 얼마나 많은 아이들에게 안전한 잠자리를 줄수있는지도 현재로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거듭된다면 우간다의 내전도 또  유괴의 두려움에 떠는 우간다 어린이들도 사라지게 될것입니다. 그때쯤이 되면 이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큰 자부심과 사랑이 넘쳐나게 될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음악은 나눔이 없으면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혼자서 하고 말 음악이라면 연습도 필요없을테고, 새로운 곡들을 시도해 볼 의미도 없을겁니다. 아무리 나누어도 없어지지 않는것은 음악과 사랑인것 같습니다.

너무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기: 미국에서는 어릴적부터 음악을 배우는 일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악기를 시작합니다. 피아노가 대표적이죠. 부모들도 어릴때의 음악교육에는 열심이지만, 중학교들어갈 나이가 되면 그만두게 하고 공부를 중점적으로 하는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겠죠. 이곳에서는 대개 음악교육을 누구나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고등학교때까지는 열심히 뒷바라지를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지금은 잘 모르지만 예전에는 피아노학원에 매일 다녀야 했던것으로 압니다. 연습도 집이 아닌 학원에서 하게 되는 편이었던것 같습니다. 이곳에는 사실 피아노 선생님이 그리 많이 계시지도 않을뿐더러 일주일에 한시간씩 한번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연습은 순전히 집에서 해야 하죠. 무엇이 낫다 나쁘다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여자아이는 누구나 시작해야 하는것이라는 인식도 그리 권할만한 것은 아니지만, 공부와 별도로 생각하여 공부할 나이가 되면 그만두어야 하는 희생으로서의 음악교육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지수가 전공을 해야 한다거나 또 그만큼 특출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만, 대학까지 전까지는 계속해서 가르칠 생각이고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그 효용의 시간이 한정이 되어있지만, 음악은 죽을때까지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자양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도 공부위주보다는 마음의 양식을 쌓을수 있는 음악도 병행하여 할수 있는 정도의 교육환경이 되길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