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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 깡촌 생존기 4 - 눈, 그 눈부신 추억

10월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그 다음해 5월에야 끝을 보니 눈이 얼마나 내리겠습니까. 그렇다고 5월에 눈이 완전히 그치느냐.....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위에 사진은 얼마전에 그곳에 사는 친구 David이 보내준 사진입니다. 6월 1일에 찍은 사진이라네요. 토박이 친구에 의하면 그때 당시로 20여년전 7월 4일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때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ㅎㄷㄷ 이죠.


위 사진은 11월에 눈이 조금 왔을때 우리집 뒷마당을 찍은 사진입니다. 12월이 되면 정말 본격적으로 눈이 내립니다. 순식간에 동네가 크리스마스 빌리지가 되는거죠.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데, 그 아름다움은 탄성을 자아냅니다. 



뭐 이런거죠.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까 안될까 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처음엔 그게 어찌나 예쁘고 신기하던지... 제가 동심이 있어서 워낙 눈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곧 공포로 바뀝니다.

우선 차를 끌고 나가면 아 내차가 미끌어지는 구나 하는 느낌을 무척 여러번 받습니다. 언덕길에 마을 최대의 사거리 교차로가 있는데, 멈추어야 할 곳에서 미끄러져 여러번 교차로 중간까지 가야했다는.... 그래도 비교적 충돌사고는 적은 편입니다. 다들 익숙하기 때문에 한참전에 멈추어 조금씩 정지선까지 살살 다시 가는 stop신공을 발휘하기 때문이죠. 점점 눈이 많아지는 1월경이 되면서 동네에 터널이 등장합니다. 길에 쌓인 눈을 불도저 같은 걸로 밀며 가기 때문에 도로변으로 모든 눈이 밀립니다. 그게 점점 높아지다 높아지다 어느덧 길옆의 풍경이 안보이면 그게 터널입니다. Snow plower라는게 뭐 대강 요따구로 생겼다는.....


괴담한가지.... 괴담이라기 보다는 실제로 있었던... 옆도시에서 술을 마시고 걸어서 돌아가던 대학생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답니다. 겨우내내 실종 상태로 있다가 봄에 발견이 되었는데, 눈속에 쭈욱 있었다는.... 물론, 살아있지는 않았겠죠? 술취한 상태에서 쓰러졌던지 아니면 snow plower가 밀어재끼는 눈에 깔렸던지의 추측만이 난무했습니다.

한참이 지나 집을 사고 나서는 눈은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합니다. 새벽이 되면 우선 걱정이 되어 눈이 떠집니다. 눈이 올까 안올까가 아니라 얼마나 왔을까 하는..... 그 시간이면 대개 snow plower가 도로를 헤집고 다니며 눈을 치우기 때문에 자연스레 눈이 떠지기도 하지만, 일단 5시경 일어나 밖을 보고 이정도면 괜찮겠다 싶으면 그냥 좀 더 자고, 많네 싶으면 일어나 스키바지를 주섬주섬 끼어입고...... 이런걸 해야 한다는거.....



우선 차가 나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대강 요정도 만이라도 깨끗하게 치우려면, 일하러 가기전에 온몸이 녹초가 됩니다.


그러고 보니 눈이 많은 사진이 거의 없네요. 많은 눈이 올때는 사진을 찍을수 조차 없으니 당연하지만... 사실 이렇게 귀여운 정도가 아니라 정말 터널입니다. 그래서 집안마당에서 썰매를 탑니다. 이렇게...



그래서 나갈일이 별로 없는 주말에 안에 난로켜놓고 펄펄 내리는 눈을 쳐다보는 일은 환상입니다. 하지만, 일요일저녁에는 다 치워놓아야 한다는 거.......



참! 아침에 일어나서 일찌감치 확인해야 할것이 또 있네요. 바로 뉴스입니다. 북쪽동네에는 겨울에 snow day라는 것이 있답니다. 유치원부터 스쿨버스로 통학을 하기때문에 스쿨버스가 다니지 못할정도 (혹은 위험하다 판단될때) 의 눈이 오면 학교장의 재량으로 임시휴교를 합니다. 그게 snow day입니다. 각 행정구역별로 다르겠지만, 일정일수는 정규수업일수에서 누락되어도 excuse가 됩니다. 그래도 눈이 너무 많이와서 그 일수를 넘어가면..... 봄방학에서 깝니다. 아이들은 snow day를 정말 좋아하지요. 부모들은 난감합니다. 그 아침에.... 아이들을 혼자 둘수 없는 미국에서 이런 사고는 정말이지..... 여기저기 전화하고, daycare 부산스레 연락하고. 혹은 부모중 하나가 쉬고 등등의 조치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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