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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 깡촌 생존기 5 - 폐를 찌르는 추위???

Saranac Lake는 겨울동안 서너번은 전 미국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기록되곤 합니다. 그럼 어느정도 추울까~요? 아무리 온도를 이야기해도 경험해보지 않으면 숫자로는 전혀 짐작이 안가는 추위입니다. 우선 섭씨로 영하 20도이하로 내려가면 밖에서 5분이상 걷는것이 힘겹습니다. Office에서 나와 주차장까지 겨우겨우....

이 정도 온도라도 공기가 쨍하고 맑기 때문에 처음엔 폐 가득히 찬공기를 들이 마시곤 하였지요. 무슨 버릇같이..... 그런데 이건 뭥미? 가슴이 깨질듯이 (?) 너무 아파집니다. 마치 작은 압정을 들이마신 기분. 찬공기가 폐를 찌르는 거지요.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숨을 깊이 들이마시지 않는다. 그저 살만큼만 쉬고 내뱉고.... 보통 천 마스크는 금물입니다. 입김에 마스크가 바로 얼어 버리지요. 우스개소리에 알래스카에 가면 소변볼때 망치 가지고 간다는 말이 있지요? 깨면서 소변을 봐야 한다는.....ㅋㅋㅋ 밖에 두었던 바나나로 못을 박고....... 소변이야기는 과장이겠지만, 바나나는 진짜입니다. 영하 30도 이하에서는 걸어다니기가 힘들더군요. 영하 40도요? 몇 번 경험하였지만, 30도나 40도나.... ㅋㅋㅋ 기본적으로 영하 30도이하는 체감온도가 거의 비슷한 것 같더군요. 

이렇게 영하 30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영하 10도로 정도로 올라가면 꼭 이런 사람 있습니다. ㅋㅋㅋ





농담이 아니고 정말입니다. 영하 10도 정말 춥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느끼기 때문에 그런것 같아요.

암튼, 이곳에서는 겨울에 두터운 오리털파카, 거위털 점퍼 무용지물입니다. 물론 다 가지고 있습니다. 가을용으루다가....

겨울용 외투는 오히려 그리 두껍지 않습니다. 다만, 외투에는 영하 몇도까지 견딜수 있는지의 인덱스가 적혀 있는데, 그걸 참고하여 구입합니다. -20F proof, -38F proof 같은 글이 써있는데, 이건 화씨 -20도 혹은 -38도 까지 견딜수 있는 소재라는 뜻이지요. 대개 -38F proof이상을 구입합니다. 장갑은 우리의 머찐 가죽장갑 같은거...... 손떨어져 나갑니다. 예쁜 부츠 매일 신을수 있겠다.... 하시는 분. 그럴리가요!!!! 그렇게 우습게 보시면 안되죠.

그래서 이런거 사용합니다. 두둥!! 



남녀 안가리고 이런거 신습니다. 아이들은 그래도 조금 귀엽게... 한 10년전 겨울에 한국에 갔는데, 우리 이러고 갔다가 챙피해 죽는줄 알았습니다. 첨엔 쳐다보길래 왜그러지? 날 아는 사람인가 했는데..... "이것들 도대체 뭐야?" 뭐 이런거 였더군요. ㅋㅋ


집집마다 창문에는 이런류의 온도계가 달려있지요. 우리도 이것과 똑같은 모양의 온도계를 옆집사람에게 선물로 받아 창문에 달았는데 (물론 창문바깥에 다는거지요), 매일 아침 온도계를 보는게 일상입니다. 나가기 전에 미리 각오를 다져야 하기 때문에... 또 봄이 왔다고 섣불리 얇게 입고 나갈수 없습니다. 날씨 쨍하고 따뜻해 보이는데, 영하 10도입니다. 그게 봄입니다.

(이게 그 개썰매라는 넘입니다) 

한겨울이 되면 그 광활한 호수가 꽝꽝 얼어 붙어 버립니다. 어느 정도 얼까요? 두둥!!


매년 2월에 개최하는 Saranac Lake Winter Carnival의 상징 ice castle (혹은 ice palace) 이랍니다. 벌써 100년 이상된 전통인데, 이 얼음이 바로 호수얼음을 잘라서 거대 벽돌을 만들어 쌓아올린 겁니다. 두께 50-60cm 이상되는 벽돌로 다듬으려면 원래 두께는 그보다는 더 두껍겠죠? 겨울에 이런 작업하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기계로 많은 부분을 하지만, 비교적 사람의 손도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이리 힘든일 아무리 동네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도 쉽게 할수 없지요. 그래서.....근처 교도소의 제소자들이 사역하러 나옵니다. 근처에는 장총든 경찰이 지키고 있고.... 암튼, 이 정도의 추위가 상상이 가시나요?


혹은 이런건 어떨까요?



토박이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참을 밖에 세워둔 자동차 시동을 걸고 조금후에 앞유리쪽을 향하여 히터 가장 세게 틀었다가 습격한 온도차로 유리창 다 깨져서 새되는 사람이 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은 당장은 추워도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주차장이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던 제가 근무하던 연구소에도 명당자리는 있었네요. 바로 연구소 창문에서 바라보이는 가장 가까운 자리. 4시반경이 되면 사람들이 창문에 붙어 무언가를 누르고 한참을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가곤 하여 한동안의 미스테리로 간직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바로 Auto starter라는 리모콘 자동차 시동스위치를 누르고 머플러에서 하얀 김이 나오는걸 확인하는 사람들이었지요. 먼데 주차를 하였거나 다른 건물로 막히면 그것도 안되기 때문에 중무장 하고 미리 걸어가서 시동켜고 다시 들어와서 일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뭘 그렇게 까지... 할지 모르지만, 너무 추우면 시동도 안걸릴뿐더러 비교적 가까운 곳에 (15-20분) 집들이 있어서 그냥 출발하여 집에 갈 경우 그 15-20분 동안 절대 차안이 덥혀지지 않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손은 저 위에 보이는 장갑차림입니다. ㅋㅋㅋ

의외로 집안은 따뜻하여 반바지 차림으로 있지요. 그러다 보니 한번 나가려면 차림이 장난이 아니라 되도록 집에 오면 안나가려는 경향이 있고, 그러다 보니 couch potato족이 많은게 이곳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연하지만, 캘리포니아와 비교했을때 전체적으로 비만도가 높습니다. 키가 햇빛과 관계있는지 모르나 동부사람보다는 서부가 훨씬 큰것 같아요. 이 동네 사람들 다 잘아서리.....

주) couch potato족 : 소파 (couch) 에 앉아 감자칩만 먹으며 여러시간 TV만 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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