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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 깡촌 생존기 6 - How do you do..... 뭥미?

"처음 사람을 만났을때는 영어로 How do you do? 합니다" "I'm fine thank you. And you?" 뭐 이거 모르는 사람 있나요? I am Tom만큼이나 익숙한 영어죠. 잘못된 거 하나 없습니다. 완벽한 영어입니다. 그런데, 안씁니다. 그런데도 아직 교과서에는 이렇게 가르칠겁니다만....

영어 이야기입니다. 애구, 외국어 하면 일본어가 딱 머리에 입력이 되어있는 제가, 대학다닐때 그 흔한 vocabulary 22,000같은 특강 한번 안 들었던 제가, 10년을 일본어만 하고, 5년넘게 일본에 살았던 제가 영어가 바로 되겠습니까? 그건 고목나무에 새순이 돋는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랍니다.


일본에서 이곳 연구소에 apply하고 세미나 하러 오라며 비행기표 보내주었을때 저 긴장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는 영어는 위에 세개랑 "You are Jane. You are a student, too" 머 이정도. ㅋㅋㅋ 그 정도야 아니지만, 암튼 남들 다 아는 영어도 사실 벅차던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일단 부딪혀보자 불끈..... 그래도 잠도 못자고....

암튼, 잠깐 방문했을때는 사람들이 천천히 이야기해주고, 세미나도 그냥 슬라이드 보며 외운거 웅얼웅얼..... 뭐 며칠지나고 나니 그래도 요령은 생깁디다. 함께 식사라도 할라치면 남들 웃을때 따라웃고, 질문 받으면 "이해한다" 뭐 이런 표정으로 고개 끄덕여 주다보면... 대강 넘어갑디다. 한 사람이 이야기 한거,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고 그러면 한번 들은거라 대강은 이해한다는..... 상대방이 질문 할 틈을 안주고 연속 질문을 퍼붓는 것도 방법이었지요. 질문에 답을 해주는 사람 얼굴 쳐다보며 끄덕이며 다음 질문 머릿속에서 영작하는 꼴이라니.... 하하하. 하지만, 한국사람 없는 시골에서 생존하다보면 영어가 자연스레 몸에 배어 버리네요. 그렇다고 6개월에 귀가 트이고 8개월만에 방언처럼 입이 트이더라 하는 기연은 얻지 못했구요.

일단 일을 시작하고 나니 이곳 사람들 바로 속았다 라는 표정입니다. "늦었다... 씨익!! 솔직히 이때부터 답답한건 제가 아니라 여기 사람들이지요. "In the drawer.....서랍속에 보면...." 뭐 이래도 "drawer가 뭐지?" 물어보곤 하였습니다. 솔직히 스트레스땜에 버거킹도 제대로 못갔습니다. 주문하는걸 잘 못하니 창피하기도 하고....

아마도 그대로 주저 앉았다면 지금쯤은 아마도 한국에서 "내가 미국에서 말야... 영어란 이렇게 하는거거덩..." 뭐 어쩌구 하고 있을지도..... 하지만, 집을 나와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른 언어는 없습니다. 거기다 여기 사람들 그렇게 말을 시킵니다. 미칩니다. 피해도 쫓아오고.... 한이야기 하고, 또 하고....똑같은 이야기 듣고 또 듣고....... 일년 365일 매일이 그렇습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란 집사람뿐이었지요.

언어를 배운다는 건 반복입니다. 반복하고 흉내내고.... 아기가 말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지요. 엄마, 아빠만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어느날엔가는 비슷하게 발음해서 엄마아빠 기절하게 만듭니다.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은 이와 비슷한건데, 열흘만에 영어 완전정복, 속성 일본어, 영어 이것만 알면 1년은 버틴다 류의 속성교재는 절대 믿지 못합니다. 또한, 언어를 배우는 건 단어와 문법 그리고 말하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를 함께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교과서로 배울 수 있는 영어란 그 외형뿐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도 서른이 넘어 들어가 배운 영어라서 30년간 경험할수 있었던 부분들이 부족합니다. 반면 우리딸아이는 한국말도 일본말도 배우기전에 영어를 접해서 (1살) 그 나이에 경험해야 할 모든 것을 몸으로 접했습니다. 그런 부분이 언어를 문화로 받아들인 딸과 그냥 언어로 받아들인 우리가 다른점입니다. 얼마전 신문을 보니 조기유학을 떠난 아이들이 "영어는 금방 듣고 말할수 있었지만, 이 아이들이 어릴때 보던 만화영화 이야기를 빗대어 말하는데는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문화로서의 언어 부분이 되겠지요.

일부러 영어를 잘 배우기 위하여 이런 시골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지만 암튼, 거의 무에서 그렇게 몸으로 체득하여 가는 영어가 되다보니 아주 느리지만 비교적 현지언어에 흡사한 형태로 배워나갈수 있던것 같습니다. 일본 유학시절, 거의 대부분 점심시간이나 혹은 일과가 끝나도 한국유학생 끼리만 몰려 다니며 한국말만 하는 사람들이 흔히들 일본어가 무척 약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미국 대도시에 어학연수온 학생들도 그다지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쁘다거나 제 자신의 잣대로만 재단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않을것 같다는 말입니다. 아마 고개 끄덕이실 분 많을텐데.....

한국에서 영어학원을 오래다니고 원어민 강사와 어려움없이 말하다 왔던 아이들도 이런 문화를 교류하지 못한 부분 때문에 애를 많이 먹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조기유학 필요없다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당연히 어릴때 언어를 배우는건 유리하죠) 이곳에 와서 영어를 배우게 할것이 아니라 문화를 배우게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도 이야기하면 "그래 너 영어 잘해 좋겠다" 그러는 분들이 분명히 나오겠죠? 그렇지는 않습니다. 요즘도 계속 배웁니다. 암튼, 좌충우돌 영어배우기는 지금도 쭈~욱 계속 된답니다.

또 한가지 전혀 예상도 못한 것은...... 미국에 있다고 해서 미국영어만 듣느냐..... 절대 아니지요.

미국은 전세계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다인종 국가입니다. 각국 출신의 사람들은 크든 작든 자신의 액센트를 견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사람도 일본사람도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상, 특유의 액센트를 갖지 않는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영어권은 다 똑같냐...당근 아니죠. 솔직히 저에겐 가장 어려웠던게 오히려 영국영어 더군요. 어떤 한 영국사람이 이야기 하는걸 거의 1-2년동안은 다 못 알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도 특히 강한 액센트를 구사하는 지방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렇다고 같은 영어인데.... 스페인어권에서 온 사람의 영어도 알아듣기 쉽지 않았습니다. 영국보다 더 강한 스코틀랜드 액센트, 유럽 특히 프랑스인의 영어는 익숙해지지 않으면 절대 알아들을수 없더군요. 거의 영어가 아닌것처럼 들리는 호주나 뉴질랜드의 영어하며....... 영국식과 인도어의 억양이 뒤섞여 빠르게 내뱉는 인도영어도 난해하고, 영어도 아니고 중국어도 아닌 중국식 영어는 지금도 한참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쩌다 TV에서 듣는 캐리비언 영어는 참 재미있다 생각은 하면서도 다 알아듣느냐 그렇지도 않지요. 그것만 있다면 뭐..... 미국내에서도 남부영어가 다르고 비교적 스탠다드라는 뉴욕식 영어 이외에는 우리같은 외국인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R발음 잘 안하는 보스톤 영어는 참 쉽죠 잉 (한국영어 비슷하다는...). R발음 아주 깊게 깊게 내뱉어 주시는 남부영어, 첨엔 당황스럽지요. 거기에 현혹되어 놓치지 일쑤였었다는...... African American의 영어도 아주 힘겹습니다. 영화보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영어도 조금 다르다 느낍니다. 암튼 이 모든 뒤섞인 발음들과 액센트를 원어민들은 비교적 정확히 알아듣습니다. 당연하지요. 지네나라 말인데..... 미녀들의 수다보면 다들 자기네 액센트로 이야기 하지만, 우린 거의 다 알아들을수 있잖아요. 뭐 그런겁니다. 그렇지만 원어민이 아닌 외국인에게는 다 다른 언어로 들린다는거..... 방법은 그런 영어를 많이 접할수 밖에는 없답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저도 모르지요. 적극적이 되라고 하는 말 이외에는...

미국온지 오랜 되지 않은 동양사람은 금방 압니다. I'm fine, thanks. And you?" 하기 때문이지요. 한 6개월쯤 매일 아침마다 이 소리를 하고 다녔더니 "Hey, how come you are always fine? Is it possible? (이런 이런.... 넌 어떻게 매일 좋을수 있냐? 뻥치시네)"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 그럴겁니다. ㅋㅋㅋ 잘못된 부분은 하나 없지만.... 아침에 부부싸움하고 나와서 얼굴 구기고 있는 거 다 보이는데, "I'm fine" 하면 뭥미? 하는거야 뭐.

"How come you run so fast? (너 어쩜 그리 빨리 달리냐?)" 하는 질문에 How come만 귀에 뱅뱅 돌아.... "(어떻게 오기는, 짜식. 뭐 그런게 궁금혀) Airplane! (비행기 타고 왔다)" 했다네요.

How do you do 이야기로 돌아가면...... 처음 만나면 대개 How are you doing? How you doing? 정도 하지요. What's up? 같은 street 영어는 사실은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결례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 물음에 (사실 버릇처럼 묻는 거지만) 대개는 "Good" 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I'm all right, and yourself?" 라고 하거나 "So, so... (그저 그래)" 혹은 "I'm doing well" 같이 여러 가지 표현을 I'm fine (솔직히 왠만큼 좋지 않으면 이런 표현은 좀....)과 섞어서 사용해주는 센스!!!! 그러다 친해지면 "I feel terrible!!" 뭐 이렇게 하기도 하고... 이런 표현은 상대방이 바로 뭅니다. "What happened?" 뭐 이정도 되면 작정하고 떠들자는 이야기고....

암튼, 미국에서는 이젠 촌스럽게 How do you do? 하지 맙시다. ㅋㅋ

그리고 영어연수오면 강의실에서만 영어하지 말고, 맥도날드도 가보고, 영화관도 가보고, 한식당말고 미국 레스토랑도 가보고 하여 조금은 경험이 부족한 문화도 배우도록 노력합시다. 짝짝!!!

시골이라 영어학원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그래서 알아낸것이 Literacy Volunteer Club이라는 곳입니다. 저는 나름 매일 영어쓰며 살지만, 집에만 있던 지수엄마는 영어가 좀체로 늘지 않아 무척이나 당황스러워 했지요. 그래서 찾아간 단체인데, 운이 좋아 상당히 좋은 1:1 Tutor를 연이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그곳 단체와 이야기를 잘 하여 그곳에서 영어도 배우면서 산수를 잘 못하는 어른에게 간단한 숫자셈을 가르쳐주는 일을 맡게 되었지요. 무슨 어른이 셈을 못할까 하지만, 사실 이 단체 당근 외국인만을 위한것이 아니라 자국내의 문맹을 줄이자는 노력으로 생긴 단체입니다. 미국의 문맹률은 상당히 높습니다. 숫자셈을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수 있는 Math Tutor의 일은 지수엄마에게 여러 가지 좋은 경험을 주었답니다. 어디서든 적극적이기만 하면 많은것을 배울수 있지요. 그 이후에 곧 취직을 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과 접하며 영어를 잘 배우게 되었으니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도전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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