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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무릎팍 인순이편 - 혼혈에 대한 단상

어젯밤 무릎팍 도사를 보았습니다. 인순이씨가 나와서 자신의 음악이야기를 짧은 시간동안 들려주는데, 어떤 협의가 있었던지 혹은 편집이던지 무척이나 소프트한 이야기로 엮어졌네요. 그렇지만 스쳐가는 짧은 대화속에서도 어릴적 받았을 엄청난 상처, 상상할수 없는 미래에 대한 무서운 압력등에서 생긴 생채기 등이 살짝살짝 보여서 너무 가슴 아프게 보게 되었습니다. 직접언급은 없었지만, 어느 정도는 추측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한참전만해도 한국사회에서는 혼혈인을 비하하여 "트기" 라는 말을 하곤 하였습니다. 이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혼혈인은 암울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더 막막한 미래까지도 감수해야 했지요. 박일준씨도 그렇고, 윤수일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연예인으로 활동하던 분들은 나은 환경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도 아닌데 어째서 감당키 힘든 편견속에서 살아가야 했는지....

한참전에 딸아이와 밥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아빠! 난 피가 어떻게 되지?" "음! 빨갛지" "아니... 그게 아니라, Jane은 half Irish고 Carl은 quarter Swedish quarter Greek half British 라는데..." "아! 지수는 100% Korean이지" "흥! Boring.... (뭐야 재미없게...)" 이민의 나라인 미국은 각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한데 섞여 살며 민족이라는 개념을 혈통에 의한 것이 아닌 한 정부아래의 국민이라는 의미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200년 남짓되는 그리 길지 않은 역사속에서 너는 아일랜드계, 나는 영국계라는 인식들은 있었으나 같은 혈통간의 결혼만을 추진하지 않았으니 (확률적으로도 그리 높지 않았겠지요, 동포를 만난다는 일), 현재에 이르러 피의 1/4은 어디 1/4은 어디 라는 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혼혈에 대한 의미가 사뭇 다릅니다. 오히려 우리딸아이의 경우는 순혈은 재미없다 라는 생각마저 갖게 된듯 하네요.


(Credited to United Colors of Benetton)


그거야 미국이야기고 우리는 다르지 하실지 모르지만.....

과연 이제 우리 사회가 순혈사회일까요?

이미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는 코스모폴리탄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지지난해인가의 통계로 국제결혼이 40%를 넘었다고 하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 세월이 비교적 오래 되었고, 국제결혼 커플의 아이들이 지금 학교를 다닐 나이가 넘은 거지요. 그래도 여지껏 학교에서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다" 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젠 정말 없어져야 할 편견이고, 깨야만 되는 단일민족이라는 단어에 대한 우월감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