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끝나고 나면 늘 남는것이 사진, 피로, 빨래 그리고 마그넷입니다.
올해 여행은 사실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답니다. 조금은 긴 여행을 견딜만큼의 건강을 회복하였다는 의미가 사실은 가장 크답니다. 해마다 10주의 여름방학이면 한주도 쉬지 못하고 어디 캠프에 가야했던 딸아이 지수는, 13살이 되며 집에 혼자 있을수 있게 되며, 처음으로 말 그대로의 방학을 보냈습니다. 혼자 집에서 계획표대로 생활하는 딸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괜찮다고는 하나 그간 나름 심심했을테니 여름의 끝자락이라도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기도 했지요.
암튼, 이리 늘 남는것 이외에 올해는 하나가 더 남았네요. 바로 블로그의 여행기. 이런 여행기에 익숙하지 않아 좀 중구난방이었네요.
여행후기는 마그넷이야기로 할까 합니다.
어딘가에 여행을 가면 마그넷을 사서 가져옵니다. 미국에 오고 조금 후부터 시작한 일입니다. 처음엔 그 지역의 엽서와 관광안내문 등도 함께 모았으나 아무래도 부피가 늘다보니.... 결국 남은것은 마그넷입니다. 또 첨엔 냉장고에 덕지덕지 붙혀놓다가, 너무 지저분하고 자꾸만 떨어져 내려 깨지기까지 하는 불상사로 인하여 마그넷용 보드를 따로 구입하였답니다.
이리 집 한쪽에 장식하면 잡다구리하지만 비교적 우수한 장식도 되네요. 가끔식 마그넷을 하나하나 떼어 쓰다듬으며 방문하였던 곳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예전 살던 뉴욕주의 마을과 근처 Lake Placid, Canada의 몬트리올과 오타와, 그리고 학회로 방문하였던 뱅쿠버. 버몬트주의 단풍과 버지니아의 풍경들이 되살아납니다. 9.11테러전에 뉴욕씨티의 자유의 여신상을 올르기도 하고, 메인주에 놀러가서 배터지게 먹던 랍스터를 떠올리기도 하지요.
Scientist로 살며 좋은 점중의 하나는 해마다 한두차례씩은 좋은 곳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게 된다는 것이죠. 학문적인 발전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여행의 기쁨과 지역의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도 줍니다. 그렇게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즈를, 워싱턴 D.C.를 보스톤을 또 올랜도 등등의 정말 많은 도시들을 방문하였지요.
가까와서 여러번 가게된 라스베가스를 보며 미국의 인공미의 극치를, 거기서 한참을 가서 보게된 그랜드캐년에서는 미국의 자연의 웅장함을 극렬한 대비로 보게됩니다. 나성이라 부르는 Los Angeles, San Francisco, 요세미티의 풍경도 마음속엔 가득입니다.
하버드나, 콜롬비아, 그 이외 여러 대학들........ 그곳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여기저기 참 많이도 돌아다녔던 테마파크들.... 미국에서 생활한지 13년이 되어가니 쌓여가는 마그넷도 점점 많아지네요. 잊거나 바빠서 사지 못한곳들, 가장 많은 여행을 했던 첫 1,2년은 마그넷을 모으지 않아 거의 다 놓쳐 버렸네요.
50개주중 발길이 닿은곳은 아마 1/3은 될텐데...... 그렇게 모두 모았다면 마그넷판이 3-4판은 될텐데 하는 마음에 지금도 아쉽네요.
여행은 무언가를 버리러 가서 그 무언가를 얻어오는 것이라는 말이 있답니다. 저도 마음껏 버리러 갔다가 많은 것을 얻어왔습니다.
지수가 얻은것은 무엇일까요? 그 속을 들여다 보고 싶지만......
하지만, 긴 여행중 지수가 실제로 얻은건 이거 하나더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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