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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 깡촌 생존기 19 - 운전면허 따기가 하늘의 별따기 ㅠㅠ

사실 미국의 대도시에서는 차를 갖는것이 더 큰 불편을 줄수도 있습니다. 주차할 곳을 찾기도 힘이 들뿐더러 차를 유지한다는것 자체가 큰 비용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맨해튼을 예로 들면, 고정적인 차고를 갖기 무척 힘이듭니다. 있다해도 월별로 주차장을 렌트하는 형식이 많습니다. 그리고 도난의 위험과 복잡함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이 큰 맨해튼주소지의 자동차 보험은 엄청나게 높게 부과됩니다. 뭐 암튼, 대도시일수록 대중교통이 비교적 발달하여 그리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놀러갈땐 렌트해서 가면 되고.....

시골에서는...... 차는 곧 생명입니다. 그런 곳에서 차없이 한동안 버틴 이야기는 앞에 썼지요? 

저는 원래 면허가 없었고, 국제면허를 가지고 온 지수엄마가 차를 구입한 후 우리의 생명을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가져온 국제운전면허는 미국내에서의 유효기간이 한달이라고 하더군요. 면허증의 유효기간은 일년이지만, 입국후 한달만 유효하다고 하네요. 그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곳은 시골이라서 경찰들도 국제운전면허가 뭔지를 모릅니다. 언젠가 여러달을 국제면허로 운전하던중 경찰이 세운적이 있는데 속으론 죽엇구나 했죠. 그런데, 국제면허증을 보여주니 한참을 들여다보고 동료와 의논하고 하더니 OK! 하며 보내더군요. 첨봤답니다. ㅋㅋ

암튼, 빠른 시일내에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어차피 경찰도 못알아보니 국제면허로 한 몇년 운전했어도 모를뻔 했다는...ㅋㅋ) 

도로교통법은 주법에 따르므로, 주마다 그 규정이 다르답니다. 뉴욕의 운전면허 취득요건은 신분, 나이 등등을 점수로 환산하여 일정 조건을 가져야 하죠. 뉴저지주의 경우는 몇몇 외국의 면허를 인정하여 필기만으로 발급해준다네요. 일반적으로는 16세가 되면 운전면허 시험을 볼수 있습니다 (Oklahoma는 14세라던데...... 정확한건 아닙니다). 우리의 경우는 비자가 찍힌 여권을 가지고 DMV (Department of Motor Vehicle) 로 가서 등록을 한 후 필기시험을 먼저 보게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일을 하려면 사회보장번호 (Social Security Number - SSN)를 부여 받아야 합니다. 바로 세금관련 이슈때문이지요. 저는 당연히 일을 하기 때문에 신청하여 받았지만, 지수엄마는 저의 비자에 부속된 가족비자라서 사회보장번호를 신청할수 없다 하더군요. 그때는 별일 아니라고 그냥 왔는데, DMV에서 면허신청점수에 모자른다고 퇴짜를 놓네요. 할수 없이 저만 등록을 하였습니다. 


그 전에 다른이에게 받은 도로교통법 책자를 받아 시험준비를 하였네요. 등록후 바로 필기시험을 치루는데, 그냥 개인이 혼자 작은 방에 들어가 시험을 치루고 나오는 식입니다. 그쪽에서는 '한국말도 있는데, 한국말로 볼래?" 하는 겁니다. 당근 "응!" 했죠. 역시.... 한국사람은 없어도 시험문제는 구비했만 하고 죄금 감동받을뻔 했는데....한참을 뒤적뒤적 하더니 '미안! 시험지는 있는데 답안지가 어디잇는지 몰라서...." 이런 된장!!!  미국 온지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고 영어로 시험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시험이라고 하니 한국어로 봐야 할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지요. "미안하다! 일본어라면 있었는데....." "그럼 일본어로 할께..." 다행히도 일본어는 답안지도 있더군요. ㅋㅋ 

암튼, 우수한 성적으로 시험을 통과하고 실기일정을 물으니 실기시험을 보기전에 Safety Class를 들어야 한다네요. 총 6시간의 class를 이수해야 실기시험 자격을 준다고 합니다. 허걱!!!! 이런 수박! 게다가 다음번 class는 두달후인데, 지금 등록할거냐는.... ㅠㅠ 너무 시골인데다 인구가 적어서 safety class의 일정이 무척이나 느슨합니다. 그래도 친절히 알아봐준것이 1시간쯤 떨어진 plattsburgh라는 도시에서는 자주 있는데, 그곳이라면 다음주에 class가 있다네요. 그래서 결국은 저녁 6-9시까지 있는 class를 이틀동안, 일을 일찍 끝내고, 한시간 운전하여, 4시간 수업을 듣게 되었던 겁니다. 함께 오게 된 동갑내기 멕시코 친구인 샌티아고와 둘이서 다녔습니다. 그 친구는 운전경력이 꽤 되는데 뉴욕에서는 멕시코의 운전면허를 인정해주지 않는 바람에 다시 하게 된거죠. 결국은 그 친구도 국제면허로 운전하여 저까지 태우고 수업을 받으러 오게 된거랍니다. 이틀동안 꾸벅꾸벅 졸며 대부분이 16살인 class를 들으려니 참..... 

암튼, 거의 형식적이지만 시험까지 보고 필증을 들고 가니 그제서야 실기시험의 날자를 배정받을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20-30분을 차를 타고 가야하는 이웃 마을인 Tupper Lake 라는 곳이더군요.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일단 Learner's Permit 라는 걸 주는데, 면허소지자가 옆에 앉는 조건으로 운전실기연습을 허가하는 것이지요. 차는 일단 지수엄마의 국제면허증으로 구입하고 보험도 샀으니 운전연습을 할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필기시험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지수엄마는 속이 탔죠. 실기는 정해진 코스가 아닌 한가한 도로변에 모여서 시험관이 오길 기다립니다. 혼자서 차를 몰고 온사람은 바로 불합격 조치입니다. 왜냐하면 permit으로는 혼자 운전할수 없기 때문이죠. 차를 타면 우선 시동을 켜고 출발할때부터 안정적으로 출발하는지 점수를 매기기 시작하네요. 무지하게 긴장이 됩니다. 아주 고압적인 시험관은 "왼쪽" "오른쪽" "좌회전" 등등을 순서대로 이야기하고 깜빡이 제대로 켰는지 등등을 체크하죠. Stop 싸인에서 3초이상 정지하는지.......  



한적한 길로 가서는 병렬주차를 시키고, Three point turn이라 하여 2차선가량의 좁은길에서 가던 방향을 바꾸는 것 시킵니다. Turn할때마다 제대로 된 깜빡이를 켜야하지요. 그렇게 도로주행을 하며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학격여부를 판단합니다. 저는 한방에 합격입니다. 우헤헤!!!! 그런데, 10여년 베스트드라이버 친구 샌티아고는 한번 떨어졌답니다. 너무 긴장해서 안전벨트를 안매고 출발했다나 뭐라나...... ㅎㅎㅎㅎ

결국은 순서가 DMV등록-필기시험-permit교부-6시간 안전교육-실기시험예약-실기시험 의 순서로군요. 

문제는 지수엄마였네요. 일단 DMV의 조언대로 사회보장국의 사무실에가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이런이런 이유로 SSN발급이 안되니 협조를 바란다 뭐이런 편지를 받아서 다시 제출하였는데, 그날은 사람이 바뀌었고, 융통성 완전꽝인 그사람은 절대 안된다고 버팁니다. 흐이구!!! 그래서 할수 없이 노동허가증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사유서를 그럴듯 하게 써야 합니다. '위 사람은 특정분야의 전공을 하였고, 그 능력을 쓰지 않는건 말도 안되며.... 일을 하여 임금을 받으면 세금 꼬박꼬박 내겠습니다" 뭐 이런...... 암튼, 생각보다 쉽게 노동허가증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어림없지만.... 그렇게 하고 다시 DMV에 갔더니 자기네는 SSN이 없으면 안된다고 또 버팁니다. 그러는 사이 수개월이 지납니다. 미치죠. 

결국은 이상한 경로이긴 하나 "노동허가증까지 있는데, 세금을 재대로 보고하려면 SSN이 필요하다"고 거의 어거지를 써서 한참만에 SSN을 받을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SSN이 정말 중요하죠. 하나의 주민등록번호같은 거라서..... 그렇게 겨우 등록을 하고 시험을 보고 면허를 취득할수 있었네요. 얼마나 오래걸렸던지......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하죠. 이렇게 운전면허 하나때문에 이갈리게 고생을 했는데..... 어느날 문득 돌아보니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수 있는 모든 자격을 갖추게 되었더군요. 그냥 면허때문에 한것 뿐인데..... 그래서 남들은 이자격을 얻으려 그렇게 애를 써도 안되는데.... 아깝네.... 뭐 이렇게 되어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알아보게 되었고, 지금까지 Career woman으로 당당하게 일할수 있게 된 시발점이 된것이지요.

무슨일이든 속을 썩이면 더 잘되라는 계시일거라 생각하시는게 좋을듯 하네요. 인간사 새옹지마잖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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