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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며 사는 세상

인생을 바꾸는 음악 -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

베네주엘라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국민에 의한 친위 쿠데타로 복권한 강골 우고 차베스 대통령, 미국의 자유주의에 맞
서 미국의 코앞에서 21세기형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쿠바와 교류하는 겁대가리 (?)  상실한 나라,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야구강국 그러나 우리가 WBC에서 10:2로 대파한 나라, 미스유니버스에 단골로 뽑히는 미인의 나라, 가솔린이 엄청 싼나라...... 

사실 제가 가진 지식도 이 정도의 상식선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사실 무척이나 생소한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지요. 하지만,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Simon Rattle은 베네주엘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코멘트를 합니다. "The future of classical music lies in Venezuela (클래식음악의 미래는 바로 베네주엘라에 있다)" 아니...클래식음악의 미래는 베를린필이나 뉴욕필 혹은 다른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를 보유한 나라들에 있는것이 아니었던가요? 무엇이 이름만 대면 다아는 명지휘자의 입에서 이런 말을 끌어낸것일까요? 답은 바로 Simón Bolívar 청소년 오케스트라 때문입니다. 





원유를 보유한 베네주엘라이지만, 사회기반 산업전반이 타국 (특히 미국)의 지배를 받고 있어 다른 원유생산국이면서도 국민소득은 낮고 빈부의 격차도 상당한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인 카르카시의 빈민가에서는 어린이들이 총기, 마약, 강간등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었다고 합니다.

1975년, 베네주엘라의 경제학자이자 지휘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는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빈곤층 청소년들을 위한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1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수도 카라카스의 허름한 창고에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마치 들풀처럼 빠른시간에 파급되어 갔습니다. 점차 유소년과 청소년 관현악단을 만들기 위한 기금 모금과 체계 수립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 결과 현재 청소년 관현악단 약 120개 단체와 유소년 관현악단 약 60개 단체가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 교향악단을 거쳐간 단원이 2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은 그 중 대외적으로 가장 유명한 단체이며, 사실상 국립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네요.  (from wikipedia)

연평균 소득이 3,500달러에 불과한 남미의 베네주엘라에서 해마다 3,000여만달러의 예산을 들여서 저소득층의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을 시키고, 그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대부분이 교향악단이나 밴드에서 연주생활을 하거나 음악교육 프로그램의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게다가 그 가운데 뛰어난 몇몇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지요. 암튼, 세계적으로 보기문 이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저 유명한 El sistema라는 교육 시스템입니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지휘자인 두다멜은 바로 이 프로그램이 탄생시킨 놀라운 결과물 가운데 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올린을 배우게된 동기가 엘 시스테마가 준 무료 악기에 있었고, 물론 그도 무료로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면서 성장했다.바이올리니스이면서도 지휘를 공부하여 18세의 나이에 베네주엘라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고,  28세의 나이에 상임지휘자가 되었습니다. 

엘 시스테마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빌려준다고 합니다. 물론 레슨도 무료입니다. 레슨은 그룹으로 이뤄지고, 기초를 터득한 아이들은 더 나이 어린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하니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겠네요.. 전국의 학교에서 아이들은 매주 여섯 차례씩 함께 연습합니다. 이렇게 해서 거리에서 마약과 총을 소지하고 살던 아이들이 악기를 들고 예술을 알게 됐습니다. 빈곤층 아이들에게 희망이라는것이 생기게 된것입니다. 엘 시스테마가 만든 오케스트라는 지금 베네수엘라 전역에 200여 개에 이른다고 하고, 다른 라틴 아메리카의 22개국에서 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하네요. 과연 음악의 힘은 기적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오케스트라는 2007년 카네기 홀에서 두다멜의 지휘로 데뷔하여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2007년 6월 6일, 아메리카 개발은행은 엘 시스테마에 미화 1.5억$ 융자를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목적은 2015년까지 500,000만명의 어린이를 지원하는 것이다.
 
처음 이 오케스트라에 대하여 알게 된것은 지수피아노 선생님의 소개에 의해서입니다. 레슨을 마치고 나가려고 하는데, 일부러 불러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El sistema라고 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앞에 말한 과정과 그들의 연주모습을 담은 너무나도 감동적인 영상이었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인터뷰를 하고 물론, 두다멜의 분량도 많았지요. 과연 음악이 무엇이기에 이들을 이렇게 변모시킬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의 음악은 점잔을 빼고 앉아 도도하게 연주하는 그런 음악이 아닌, 서로의 눈빛을 주고 받으며 가식없는 환한 표정을 보여주는 활기차고 열정적인 음악이었습니다. 

잠시 그들의 음악을 감상해보시죠. 활기를 느끼실겁니다. 


그리고 얼마전 주말에 했던 마스터 클래스에서 다시 연주실황을 보여주더군요. 데리러 갔던 부모들도 함께 보았습니다. 200여명의 단원이 정말 정열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은 언제보아도 감동적입니다. 바로 Music to change life 인생을 바꾸는 음악의 힘 바로 그 자체입니다. 물론, 그들은 베토벤을 베토벤스럽게도 연주합니다. 연주의 레벨은 정말 상당합니다.


어찌보면 역사적으로는 독재로 점철되고 독재자보다 강력한 정치를 펼치는 신 사회주의라 불리우는 현 체제이니 기능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중요한것은 사실 음악이나 예술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암울한 현실속에서 포기해버린 미래에의 작은 희망에의 불씨가 그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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