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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

시인의 마을 - 정태춘 (covered by 빨간내복)





창문을 열고 음 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벗들의 말 발굽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맞아 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 동무 되어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되어 주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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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랫동안 저의 기타선생님이었던 정태춘씨의 곡으로 사전검열에 난도질 당하여 이상한 가사로 음반이 발매되었던 전력이 있는곡입니다. 그래도 세상이 좋아져 원래의 가사로 재발매되기도 하였는데, 불교적인 가사이면서도 정태춘의 정신세계를 관통하는 기본 사상이 도교적 사상과 잘 어우러져 보이기도 하는 가사입니다. 

한동안 첫소리를 내지 못하여 노래를 부르지 못했습니다. 첫소리를 내면 마음에 안들어서.... 점점 자신이 없어지더니 급기야는.... 오랫동안 쉬다가 잘 아는 곡부터 다시 하자 해서 이곡을 선택하였네요. 예전에도 오디오만 올린 적이.... 이번기회에 비디오로 다시 해보았습니다. 이젠 좀 나아질듯 하네요. 그런데 정태춘씨 노래는 인기가 없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