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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리더 이야기

아마존의 눈물, 킨들의 딜레마 그리고 한국의 전자책 시장

누가 뭐라해도 아마존의 킨들과 그 전용 컨텐츠는 현재까지는 전세계 전자책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마존의 눈물이란 말은 그다지 맞지 않아 보입니다. 2007년 11월 처음 발매된 아마존의 킨들은 발매와 더불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세계최초로 전자종이를 탑재한 기기는 소니의 리브리에라고 하는 일본에서 발매된 기기입니다. 일본에만 로컬라이즈된 모델로 BBeB라는 전용포맷을 사용하였지요. 2004년에 발매되었으니 상당한 역사를 가집니다. 


그러나, 소니에서 미국에 법인을 갖추고 북미에서 발매하기 시작한 소니의 PRS-500은 그보다 2년정도 후인 2006년 11월의 일입니다. 킨들이 나오기 정확히 1년전이네요. PRS-500은 북미지역에서 나오며 빠른 시간안에 시장에 안착합니다. 구동소프트웨어인 OS가  러시아출신의 엔지니어에 의하여 분석되며 발빠르게 협력 형식으로 제공되었습니다. 물론, 자사의 커넥터 프로그램으로 자신들이 만든 전용 포맷에 의한 컨텐츠를 개발하여 판매를 하기 시작하였고, 현재의 한국시장에서처럼 그 가격은 종이책의 70-80%에 육박하게 되었지요. 소니 컨텐츠는 시장에서 거의 외면을 받았다 해도 무방합니다. 



대신 능력있는 프로그래머들이 소니에 맞는 전용포맷의 에디터를 개발하고, 소니는 실질적으로 이들에게 협력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나온 상당한 소프트웨어들이 소니의 발전을 뒷받침하였습니다. 바로 요즘도 폭넓게 사용하고 있는 Calibre (구 LibPRS500) 가 대표적입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읽을수 있는 신규 컨텐츠는 무척 제한적이었고, 또 비쌌습니다. 사람들이 눈을 돌린것은 바로 Gutenberg project에 의하여 만들어진 방대한 txt파일입니다. 저작권이 소멸하거나 없는 public domain 책을 소니전용의 파일로 바꾸기 시작하였습니다. 갑작스레 읽을거리가 방대해 진것이죠. 그렇게 전자종이를 이용한 단말기를 소니에서 독식하다 시피 하고 있을 무렵......... 

바로 문제의 킨들이 발매되었습니다. 
소위 원조가 누구냐 하며 잠시간의 진흙탕 싸움이 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조용하고도 완벽하게 미국의 전자책 시장은 아마존이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피리어드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소니진영은 보다 진화된 PRS-505라는 기기를 발매하였고, 그 완성도가 참으로 높았습니다. 반면 킨들은 그 디자인부터 욕을 먹기 시작하였고, 상당히 비쌌으며, 자신의 컨텐츠를 기기에 옮기는데도 크지는 않지만, 돈을 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시장독식은 심화되어 갔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킨들이 세운 전자책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때문이죠.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의 표준이 되었고 오늘에 이릅니다. 

혁신적이었던 킨들의 기술과 서비스는 다음과 같네요. 

1. 컴퓨터를 이용 도서를 구입하고 이를 기기에 연결하여 전송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탈피하고 Wi-fi (무선통신) 도 아닌 EVDO라는 휴대폰망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든 아마존에 직접 연결하여 책을 구입할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2. 또한 통신모듈을 탑재한 기기이니 만큼 아침마다 킨들에 무선으로 신문을 배달하여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아파트가 대부분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단독주택이 훨씬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문은 대개 집앞 드라이브웨이에 던지고 갑니다. 집주인은 아침에 한손에 커피머그를 들고 헝클어진 머리로 현관문을 나와 신문을 집어 들어가야 하지요. 가장 일반적인 아침풍경은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문밖에 나갈 필요없이 킨들만 집어들면 바로 신문을 읽을수 있다고 하니 가히 혁명과도 다름없는 서비스였지요. 실제로 킨들이 얼리어답터들이 아닌 일반 미국인에게 가장 어필할수 있었던 요인중의 하나가 바로 이 신문 서비스임은 읫미할 여지가 없어 보이네요. 또한, 잡지도 배달이 된다고 하니.....

3. 이러한 통신비용은 킨들의 판매가에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통신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점이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무료로 무제한 데이터통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듯합니다. 하지만, 킨들로 넷북처럼 그렇게 인터넷 서핑을 편하게 할수 있거나 음악을 다운로드하거나 할수는 없기때문에 통신망 담당인 AT&T의 통신망에 과부하를 주는 일은 없었다고 하네요. Wiki 같은 텍스트베이스의 웹페이지라면 볼수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4. 킨들에서 읽을수 있는 책의 가격을 거의 $9.99로 정액제하다시피 한점입니다. $9.99라면 한국에 비하면 뭐 비싸네 하시겠지만 paper back이 아닌 대개의 도서는 $30에 육박하는 점을 생각해 보면 거의 1/3 수준의 책 가격은 충분한 매력으로 다가오지요. 책 가격에는 상당히 많은 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 조판, 디자인, 인쇄, 종이값, 홍보비, 운반비 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비싸지는 것이고, 이를 전자책형태로 내놓을 경우 적어도 인쇄, 종이값, 조판, 디자인, 홍보 등에 들어가는 돈보다는 훨씬 적은 돈으로 디지털화 하기때문에 가격은 엄청 낮아질수 밖에 없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책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모식도입니다. 클릭하시면 아주 커다랗게 보실수 있습니다. 



거기에 종이책으로 우선 홍보하므로 덩덜아 홍보가 되는것이 됩니다.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생각하면 될듯 합니다. 신문이나 잡지도 한달에 $6-10 선에서 구독이 가능하니 충분한 매력이 있었지요. 

5. 소니와는 달리 키보드를 장착하여 메모를 하거나 사전을 찾아보는데 편리하게 구성하였다는 점입니다. 그 실용성이야 어떻든 디자인이나 컨셉은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위와같은 긍정적인 패러다임 제시와는 달리 킨들이 가져온 나쁜점도 있네요. 

6. 바로 4번의 키보드 장착입니다. 처음에는 아주 신기하여 사전도 찾아보고 하게 되고, 메모도 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책읽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그 사용빈도가 떨어지고, 점점 거추장 스러워 지는것이 키보드 입니다. 또한, 무거운 기판과 스크린이 기기의 3/4 윗부분에 집중되게 되므로 무게중심이 위에 집중되게 되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킨들 2에서도 마찬가지로 키보드를 버리지 못하였는데, 이것이 어느덧 한국 단말기업계의 표준처럼 되어바렸네요. 물론, 미국이나 유럽여러나라의 후발기기들은 이 키보드를 채택하지 않는 기기들이 대부분인데, 한국에서는 최근의 두 기기인 스토리와 비스킷이 이를 장착하여 발매되었습니다. ㅎㅎㅎ

7. 킨들1의 가격은 $400이었습니다. 그 당시 소니 PRS-505는 $300이 채안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100불 이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비싸다는 생각을 잠시 잊었습니다. 바로 데이터 통신비가 무료라는 홍보에 잠시 100불의 가격차를 자신속에서 상쇄하게 된거죠. 물론, 후에 $350 가량으로 가격을 낮추었지만, 이미 통신비가 포함되어 있으니 그리 비싸지 않다는 고가 프리미엄은 안착이 되어버렸습니다. 

8.  그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극악한 폐쇄성을 너무도 당연하게 내놓았습니다. 바로 아마존의 전자책은 킨들에서만 본다. 끝!!!!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만큼 아마존은 거대공룡입니다. 이미 1999년부터 International Digital Publishing Forum (IDPF)이 발족되어 조금씩 전자책의 스탠다드를 제시하고 준비하던 시기였기때문에 아마존의 독자행보는 충격이었지요. 물론, 소니도 나름대로 자사의 독자포맷으로 시작하였지만, 후에 시장의 요구에 발맞추어 IDPF에서 주창하는 ePub이라고 하는 포맷의 지원쪽으로 급선회 하였습니다. 물론, 소니측으로서도 대항하기 힘든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비지니스마인드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픈포맷을 지원하게 되었던 것이죠. 

위에 보신것처럼 킨들이 전자책시장에 가져온 긍정적 혁신은 곧바로 표준이 되었고, 소니에서도 이와같은 기능을 장착한 Dialy Edition이라는 새버전을 발표하였으며, 한국에서도 앞다투어 통신모듈을 장착하고 책을 기기에서 직접 구입하거나 신문을 기기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나, 무료데이터통신을 앞세워 40만원정도의 기기를 큰 거부감없이 출시할수 있게된거죠. 물론, 키보드도 빼지 않고...ㅎㅎ 

일단 긍정적인 면만을 볼때 킨들의 역할은 세계에 전자책의 화려한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의 역할을 하였고, 아주 빠른 시간에 전자책을 받아들이게 하였으니, 킨들의 역할은 지대합니다. 소니기기가 얼리어답터들을 위한 기기였다면 킨들은 일반인에게도 전자책단말기가 팔릴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거죠. 

본론을 이야기 하기 위한 배경설명치고는 참 길었습니다. 지송.... 사실은 이제부터가 본론이랍니다. 

아마존은 2009년 2월 킨들2와 킨들 DX를 출시하였습니다. 곧이어 킨들 인터내셔널을 출시하여 세계시장 잠식에 나섭니다. 그런데, 킨들2는 킨들1의 수정증보판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별다른 혁신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산가등이 공개되고 가격이 도마에 올라 $350에서 $300, 그리고 또 한차례 $260로 인하를 해야 하는 굴욕을 안게 되죠. 


그렇게 킨들2가 조금은 지지부진함을 보일때 2009년 11월 도서유통 오프라인의 최강자인 반즈앤 노블 (Barnes&Noble) 에서 독자단말기인 Nook를 출시하였습니다. 


Nook는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나 킨들을 훨씬 상회하는 혁신성을 보였습니다. 먼저 느려터진 전자종이의 반응성을 우회하고자 작지만 전자종이 밑에 컬러의 LCD 터치패널을 장착하여 시간이 걸리는 책브라우징을 효율적으로 만들었고, 불편하였던 키보드를 버추얼 키보드로 갈무리 하였습니다. 물론, 무료통신망으로 책의 결제및 브라우징을 할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신이 구입한 책을 같은 Nook사용자들에게 14일간 대여할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아하는 미국인의 감성을 적용하여 nook를 들고 서점에 들어오면 store wifi를 이용하여 무료로 책을 읽을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하였습니다. OS는 처음부터 공개용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를 채용하여 개방성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취하였고,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하여 기기에 심을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취하였지요. 아무런 혁신성이 없던 킨들2에서 상상할수 없었던 진일보한 혁신은 얼리어답터들과 일반구매자들을 급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발매는 되었으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에 실망하는 일이 많아지고 약속했던 기능들은 바로 이용할수 없어 그대로 묻혀버릴 위기를 맞게 되었네요. 그 이후 Firmware update가 이어지고 대여기능이나 인스토어 구독기능이 강화되며 마침내 얼마전 "Nook의 판매속도가 킨들을 넘어선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네요. 사실 여부를 떠나서 Nook가 일단은 시장에 안착하였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듯 합니다. 거기에 킨들과 비슷한 기능에 훨씬 얇고 거기에 터치기능을 채용 키보드를 없애는등 보다 편리한 기기들이 속속 출현중입니다. 

여기서 세계 1위 아마존 킨들의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킨들3에 대한 루머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시장의 스텐다드를 만들고 시장을 장악했던 킨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B&N이라는 경쟁사가 치고 올라왔고, 비록 독자포맷이긴 하지만, 아마존과 같은 가격의 전자책을  쏟아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같은 가격이라면 좀더 개방적인 기기로 가겠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아마존이 무시할리는 없죠. 그런데 소문만 있던 킨들3의 2009년 가을 출시는 없었습니다. 거기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되는 소식, 애플의 아이패드출시까지..... 

입달린 사람들은 킨들의 위기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전자종이와 아이패드 스크린은 용처가 다르다고 애써 가라앉히려 해도 일반인에게 그 차이를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인게 사실입니다. 킨들로서는 이 싯점에서 시장을 압도할 단말기의 신기술이나 컨텐츠부문의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다면 더이상 독점적우위를 유지하지 못할것이라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을듯 합니다. 킨들이 가진 혁신성이 스탠다드가 되어버렸으니 (후발 기기제작업체에서는 킨들을 벤치마킹하여 보다 발전된 형태의 기기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킨들3가 그저 좀더 빠른 페이지 넘김 혹은 보다 얇다는 정도의 개선으로는 시장에서 묻혀버릴것을 잘 알고 있겠죠. 바로 여기에 1등의 고뇌가 있는것 같습니다. 무언가 혁신을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겠죠. 

올해 CES를 시작으로 킨들3의 루머는 컬러킨들로 좁혀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는 거의 요구의 수준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때맞추어 올초 애플에서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iBook이라는 전자책 리더 프로그램까지 갖추고 있음에 아마존의 압박감은 정점에 달하였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퀄컴이라는 휴대폰칩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뜬금없이 컬러로 된 transflective display (전자종이처럼 backlight 없이 반사광으로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미라솔을 개발하였다고 보도자료를 내고, 그 샘플이 마침내 CES에서 공개되었을때부터 킨들3는 퀄컴의 미라솔일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기 시작하였지요. 미라솔은 일전에도 소개해드린대로 반사광의 각도차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색감을 LCD만큼은 내지 못하지만, 컬러로 거기에 반응성은 LCD보다 좋아서 충분히 동영상을 볼수 있을정도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이 단계부터는 아마존은 전자책 단말기가 아닌 애플의 아이패드같은 태블릿진영과 경쟁해야 하는 단계로 가버리는 거지요. 이미 충분한 노우하우를 쌓은 원조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어 승산이 있다 판단할까요? 절대 아닐겁니다. 그렇다고 미라솔을 장착한 기계를 (다분히 고가임에 틀림없을...) 소비자는 전자책단말기로만 보아줄까요? 소잡는 칼로 과일만 깎으라고 하는 격이 될것이기 때문이죠. 충분히 태블릿의 역량이 되는 이 기기에 책이나 집지만 담아 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그렇다면 아마존은 판매가에 무선통신을 무료로 내놓을수 있을까요? 아이패드는 무제한 무선통신에 한달에 $60가량을 지불해야 합니다. 당연히 인터넷 기기이니 데이터 통신은 상당하겠죠.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니 아마존은 섣불리 미라솔을 장착할수 없을것 같습니다. 혹은 내놓더라도 기기에 포함되던 통신비를 별도로 책정해야 하겠지요.



엄청난 양의 킨들용 컨텐츠는 100% 흑백용 도서입니다. 컬러디스플레이로 흑백인 책을 본다고 해서 무언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국은 패션, 요리, 스포츠 잡지용이라는 말인데, 이것도 6인치로 한계가 있으니 결국은 9인치 크기의 킨들 C-DX 정도의 이름으로 나와야 하겠네요. 혹은 혁신적으로 전자책의 포맷을 interactive book이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convert해서 재진입해야 하는 현실적 요구에 직면하게 되겠지요. 그 어떤 조합도 효율적이라 보기 힘이 듭니다. 

그러나 각종 포럼 또 수많은 블로거들은 킨들3의 컬러 디스플레이 미라솔을 예상합니다. 전 가능할것 같지 않다에 한표를...... Liquevista라면 모를까..... 

그렇다면 킨들이 취할 다른 혁신성이라면 어떤것이 있을까요? 이건 순전히 상상의 영역입니다. 키보드를 없애고 터치로 전환할 작정이었다면 킨들2에서 했을텐데 그러지 않은것으로 보아 이건 아닐듯 하네요. 그렇다면 아마존 전자책의 포맷을 킨들용과 ePub으로 이원화하는 컨텐츠면에서의 혁신을 꾀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자면 킨들이 반은 죽을테니 또 이도 쉽게 결정 내리기 힘들겠죠? 킨들에서 다른 회사의 포맷을? 다른 회사에서 절대 안끼워주겠죠? ㅎㅎㅎ 또 그 어떤것도 혁신과는 거리가 머네요. 또 개선이라고 하기에는 원래대로 돌린다고 해야 맞을듯...... 

전 지금이 아마존 전자책 부문이 시장쉐어 1위를 유지하느냐 혹은 타진영에 뻬앗기느냐의 운명이 걸린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킨들 연구개발팀에서는 엄청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겠죠. 바꾸기 싫어하는 미국인의 특성상 한동안은 괜찮겠지만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을듯 하네요. 전자책=킨들이라는 등식을 전자책=아이패드 혹은 전자책=누크라는 형태의 시장재편을 누구보다도 바라지 않는것이 아마존일테지요. 

킨들3가 기능개선판으로 나온다면 킨들은 더이상 컨텐츠를 킨들에만 종속시킬 힘을 잃을것 같습니다. 이미 Kindle for iPad를 선보였으니, kindle for Sony,  Nook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겠죠. 아마존의 눈물이 되느냐 아마존의 환호가 되느냐는 올해안에 판가름이 나겠지만, 또 이듬해의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겠죠? 

혹은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개념을 시장에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하겠네요. 혁신으로 시장을 만든 회사가 지지부진하다 시장을 넘겨준 사례는 한국의 MP3 기기분야에서도 그 예를 볼수 있습니다. 

 

위 이야기를 한국의 전자책 시장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언젠가는 이렇게 정점에서 딜레마에 빠져버릴 부분이 바로 기술의 시장이고, 컨텐츠 폐쇄성의 시장입니다. 기술의 한계는 컨텐츠 공급의 한계를 뜻하죠. 후발주자는 언제나 선발업체를 벤치마킹하고 개선하려 노력합니다. 사실, 현재까지 한국의 단말기 업체는 앞선 기기들이나 서비스를 넘어서는 혁신성은 전무한 형편입니다. 비슷하게 만들어 비슷한 컨셉으로 가려는 것이 최종목표로 보일만큼 비슷비슷합니다. 아이리버든 인터파크든 혹은 누트든 기술의 진보는 언젠가는 벽에 부딪히겠지요. 또 새로 나오는 기기는 그에 합당하게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 해나갈 것입니다. 나온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아이리버의 스토리는 현재 스토리w 라는 wifi 장착 모델로 새로 나온다고 합니다. 수개월동안 시장에서 팔렸지만, Wifi, 3G모델에 치어버린 양상입니다. 단말기쪽에서는 똑같은 상황은 되풀이 됩니다. 스토리에 쏠렸던 눈은 곧바로 비스킷에 가게 되었고, 그러는 사이 페이지원과 한국이퍼브가 치고 올라옵니다. 한 설문조사를 보니 앞으로 어느 기기를 구입할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페이지원이 1위를 했더군요. 누트3가 출시되면 그 순위가 뒤집힐지 모르겠습니다. 한사람이 두세개씩 구입하여 사용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사이 컨텐츠확충을 함께 해나간다고 하여도 일시적으로 어느 한편에 쏠리는 양상을 근본부터 뒤집기는 힘이 들겁니다. 후발업체도 사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기로부터 신참빨만으로 뒤집기도 어려워지구요. 차라리 유통사,  출판사가 컨텐츠를 공동개발하고 단말기 업체들은 이들 컨텐츠를 담을 단말기 개발에서 경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현재 단말기와 컨텐츠에서 우위를 점한다 한들, 얼마안가 바로 킨들이 가진 딜레마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겠죠. 비스킷이 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킨다 한들 (현재까지는 그런 징조는 보이지 않네요), 언젠가는 장벽을 만나고 자사의 컨텐츠를 개방하라는 압력에 봉착하겠죠. 엄청난 기기개발기가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또 현재라도 기기개발비회수문제로 인하여 전자책 컨텐츠의 가격을 현실화하지는 못할겁니다. 

출판시장이 어머어머한 미국에서는 어느정도 파이를 나누어도 아직도 거대시장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한국의 출판시장은 너무 작아서 이러한 경쟁이 소모적으로만 보이니 답답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