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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반갑지 않은 손님.......

우선 이웃분들중에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선배님들이 계셔서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포스팅의 성격상 본의아니게 나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께서는 이미 거쳐 가신 일일수도 있고, 젊은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이 조금은 거슬리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나이듦이 서글퍼 지는 몇가지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나날이 떨어져 가는 체력....
휴가가서 잘 쉬고 잘먹고, 그렇게까지 멀지않은 곳에 교통체증에 고생한것도 아닌데, 왜이리 아직까지 삭신이 쑤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도대체 아무리 늦게까지 술마시고, 또 다음날 등산을 하고 내려와 다시 달려주고 해도 다음날 일어나면 말짱하던 그 체력은 어디로 간건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흰머리가 생기거나 머리가 자꾸 빠져 소위 구멍이 날때라고 하네요.
사실 그렇긴 하더라구요. 속알머리가 자꾸 없어지는 것이 정말...... 끙! 그래도 진행속도가 완만하여 그 충격도 비교적 완만한 편입니다. 흰머리는 아직 안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서글픔이 또 생겼습니다.
한참전부터 눈이 자꾸 피로해지고 하여 책을 보거나 컴퓨터 작업이 힘이 들어 그저 눈이 피로한가보다 하고 넘기고 넘기고 하다가 점점 힘겨워져서 휴가끝에 늘 가는 안경점에 가서 검안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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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이 왔다고 합니다. ㅠㅠ



전 천년만년 괘안을줄 알았습니다. ㅠㅠ  Forever young.....

생각보다 충격이 크더군요. 근시가 심하여 늦게 올줄 알았는데....

어쩐지 책을 볼때 미간이 찡그려지고, 안경을 벗어야 촛점이 맞아서 사실은 쬐금 생각은 하고 있었건만, 검안의의 이야기를 듣는데 새삼스럽게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살짝 노안이 왔네요" 

허걱!

"나이들면 다 옵니다" (위로 안됨. 더 서글픔. ㅠㅠ)"

"요즘은 점점 더 빨라지는 추세라서 젊은 사람에게 오기도 하니 너무 걱정은 마세요 (정말 위로 안됨)"

"노안이라고 나이들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괜히 미안해 하실것 없는데.... 네! 수정체가 근력의 퇴화로 조절이 잘 안되는 현상이라지요. 그게 그거거든요 ㅠㅠ)" 

"현재는 근시 도수를 낮추어 주면 먼곳은 조금 안보이게 되지만, 책읽는 거리에는 돋보기 역할을 하게 됩니다. 6개월에서 1년후에 다시오셔서 검안을 하시고, 조금 더 진행이 되었으면 다촛점렌즈를 하시면 됩니다. 미관상으로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걱정마시고..... (그래도 알 사람은 다 압니다 ㅠㅠ)" 



글쎄요.... 누구도 피할수 없는 것이 노화라니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조금은 충격의 강도가 크더군요. 겨우 마흔 중반에 노안이라니........ 

아직 그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갑자기 저 위 그림처럼 콧잔등에 얹힌 돋보기 안경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 지수는 뭐 그런걸 가지고 그러냐고 쿨하게 이야기 하지만 그것도 위로가 안됩니다. ㅠㅠ


사실 얼마전부터 컴앞에서 작업하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논문을 봐야 할때도 안경을 벗고 봐야 촛점이 맞더군요. 의도적으로 컴퓨터 작업을 줄이고, 눈을 많이 쉬기도 했고, 블로그에 글 쓰기도 자꾸만 힘들어져 가서 글이 조금 짧아지기 시작하였지요. 이웃 방문도 소홀해질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이네요를 가장 많이 썼던것 같습니다. 예민한 친구가 알아채어 글빨이 떨어졌다 뭐라 합니다. 사실은 자기도 노안이 와서 고생중이면서...ㅎㅎ 

지난 두어달동안 몸이 피곤하여 더욱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끙!
지금은 안경을 조절하여 훨씬 나아졌지만, 소중한 눈을 조금 더 소중하게 다루어야 할것 같습니다. 



노안이라는 슬픈 이름. 그렇다고 나이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걸 잘 압니다만, 그래도 그 이름에서 서글픔을 느끼게 되는건 어쩔수 없네요. 

언제까지 젊을것 같지만 그렇지 않음을 요즈음 강하게 느끼는 중이랍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