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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모닥불앞에서의 하루저녁 with 장돌뱅이님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의외의 인연이 생기기도 하는 법이죠. ㅎㅎ

요즘 세상에 사실 흔치 않은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시는 샌디에고의 블로거분인 장돌뱅이님과의 인연도 이제 꽤 되어갑니다.

http://jangdolbange.kr/ <-- 장돌뱅이와 곱단이의 살아가는 이야기

유장한 글과 세상을 보시는 따뜻한 눈길 그리고 소박한 시선의 사진에 매료되어 홈페이지에 안부를 남기고 하다가 친해지게 된 분입니다. 성당에 다니시기도 하고 하여 비교적 자주 뵙게 되는 분이죠. 음....절친? ㅎㅎ 올 2월에는 저희집에 초대를 하여 함께 한끼 떡만두국을 나누었습니다. 여행기를 책으로 펴내시어 한동안 선물받은 책에 흠뻑 빠지기도 하였지요.


가끔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다시 함께 모여 식사기회를 도모하였으나 이상하게 시간이 맞지 않아 몇번이나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다......... 뜻밖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장돌뱅이님은 워낙 여행을 좋아하시는 지라 평소에도 사모님과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데, 이번에 샌디에고 근교 Julian이라고 하는 유명 사과산지근처에서 캠핑을 하시게 되었고 저희를 그곳으로 초대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저희는 캠핑을 해본적이 없는 도시촌사람들이라서 너무나 즐거운 기분으로 응했습니다. 



집에서 1시간 40분 가량 걸리는 곳입니다만, Julian은 예전에도 가본적이 있고 하여 무리없이 찾아갈수 있었네요. 
 
Julian이라고 하는 곳은 캘리포니아에 이런곳이 있을까 싶은 작은 마을입니다. 예전 Gold mine이 있던곳으로 압니다. 지금은 사과의 산지로 수확철이 되면 주차할곳이 없는 인기마을이 되죠. 아니다 다를까.... Julian 시내의 유명한 파이집에는 모퉁이를 돌아야 할만큼 사람들이 줄을 서있네요. 

조금은 늦게 도착한 캠프장에서 장돌뱅이님과 사모님인 곱단이님이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니다.

  

Pinezanita 캠프장은 RV와 텐트를 함께 수용하는 넓은 곳이었습니다. 전기와 수도를 가진 spot을 예약할수도 있구요, 각 spot에는 화톳불을 필수 있도록 되어있네요. 아~ 지수가 없죠? ㅎㅎ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가 있어 며칠을 친구집에 있었네요. 휴가죠 일종의....ㅎㅎㅎ

화톳불하면 통기타 하는 사람들은 거의 미칩니다. ㅎㅎㅎ 모닥불을 보면 손에 모터를 달게된다는....ㅎㅎㅎ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미리 불을 지펴 놓으신 그릴에 두툼한 고기를 올려 생고기 BBQ를 해주십니다. 어찌나 흥분했던지 사진찍는 것도 잊었습니다. 다음은 두툼한 삼겹살이 이어지고, 다음에는 최근에 부엌에 입문하신 (?) 장돌뱅이님의 특제 소스로 만든 BBQ wing이 올라갑니다. 사진은 BBQ wing만....



정말 맛있었습니다. 지수맘은 며칠동안 이 BBQ wing이야기를 할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고기 3종셋트 후에도 음식이 이어집니다. 

이 단계에서 꽤 어두워져서 사진이 많이 흔들렸네요. ㅠㅠ 


사실 오자마자 새우전을 주시던데..... 캠핑장에서 쭈꾸미 볶음을 먹으리라고 상상도 못했네요. 먹고죽자의 정신으로다가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ㅎㅎ

저희둘을 조금 깔보시고 (?) 주류는 아주 조금만 준비하신 센스~~ ㅎㅎ 저희가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흐흐흐~~

음식을 다 준비하신다고 하셔서 외람되게도 입두개만 달랑 들고 가려다..... 간단한 디저트를 만들었습니다. 고구마 찹쌀볼~~ ㅎㅎ 요 이야기는 바로 다음에 올립니다.


적당히 배가 부르고...응? 배가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먹고 마시고 나서 바로 화톳불 준비에 들어갑니다. 
 


아흐~~ 역시 모닥불에는 통기타가 자가자가잔잔~~ 나와줘야 하거든요.

기다려~~ 이 옵뽜가 간다... 아니 제가 지금 무슨말을...ㅎㅎ 

 

염치불구 한동안 불에 (술에 아닙니다 ㅎㅎ) 취하여 예전 노래들을 끄집어 내었네요. 역시 불앞에서는 통기타가 甲 입니다.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평소에 그리 인기는 없어도 불앞에서 기타를 좌르륵~ 한번만 긁어줘도 인기가 100배쯤 올라갑니다. ㅎㅎㅎ 정말이어요. 바로 분위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왠지 로맨틱해지죠. "비바람이 치던 바다~" 하는 빠른 곡이라도 좋고,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하는 조용한 곡도 왠지 멋지게 들리는 것이 모닥불의 위력인것 같습니다. 노래하면서도 내내 옛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때는 정말 일단 시작하면 100여곡은 아무 준비없이도 연이어 나왔거든요. 20여년이 흐르고 다시 멋진옵빠의 자리에 섰는데.....흑흑.... 악보없이는 노래를 못하겠네요. 가사도 가물가물.... ㅠㅠ 게다가 불빛이 있었음에도 눈이 침침해서리...... 나중에는 참 쓸쓸해지기도 했습니다.

ㅎㅎㅎ 그렇지만 정말 즐거운 저녁이었습니다. 달빛도 교교했고, 쏟아질듯 보이던 별들도 좋았네요. 불을 마주보며 오가는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었구요.

미국 캠프장은 10시 이후에는 Quiet time을 준수한다고 하네요. 저희도 9시경해서 두분만의 로맨틱 밤을 위하여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장돌뱅이님의 말씀에 따르면 늦가을에 캠핑을 하면 도토리들이 떨어지며 텐트를 밤새 쳐주기에 너무 상쾌하다고 하시네요. 언젠가는 저희도 캠프를 해봐야 할텐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장돌뱅이님이 답가로 불러주신 김민기씨의 강변에서라는 노래를 다시 새기며 돌아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았거든요. 

장돌뱅이님은 회사일로 지금 한국에 가 계십니다.

장돌뱅이님! 돌아오시면 꼭 또 한번 뵈요. ㅎㅎㅎ  감사했습니다. 

 



강변에서

서산에 붉은 해 걸리고 강변에 앉아서 쉬노라면
낯익은 얼굴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온다
늘어진 어깨마다 퀭한 두 눈마다
빨간 노을이 물들면 왠지 맘이 설레인다

강 건너 공장의 굴뚝엔 시커먼 연기가 펴 오르고
순이네 뎅그런 굴뚝엔 파란 실오라기 펴 오른다
바람은 어두워 가고 별들은 춤추는데
건너 공장에 나간 순이는 왜 안돌아 오는걸까

높다란 철교 위로 호사한 기차가 지나가면
강물은 일고 일어나 작은 나룻배 흔들린다
아이야 불 밝혀라 뱃전에 불 밝혀라
저 강 건너 오솔길 따라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

라라라 라라라 노저어라 열여섯살 순이가 돌아온다
라라라 라라라 노저어라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
아이야 불 밝혀라 뱃전에 불 밝혀라
저 강 건너 오솔길 따라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