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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사소한 여행기 5 - 드뎌 LA 입성

반가왔던 얼굴들, 들떴던 마음을 뒤로 하고 샌호세를 떠나 남쪽으로 향합니다. 내려오는 길은 I-5를 타고 빨리 내려오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목적지인 LA까지는 5시간 반 정도의 거리였지요. 

샌호세를 빠져나와 마늘 농장옆의 길을 타고 I-5로 접어드는 중간에 San Luis Reservoir라는 샌호세 지역의 식수원을 만납니다. 화장실도 들를겸 멈추었다가 참으로 황량한 풍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보통 다른곳은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지고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는법인데, 이곳은 여름엔 손을 쓸수 없이 더워 황량해지고 그래도 비가 내리는 겨울에 녹음이 우거지는 이상한 곳이랍니다. 

올라올때도 황량한 벌판만을 보고 왔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도 식수원이니 물이 많은 곳인데도 말이지요. 




푸르른 물가에 누런 벌판만 있는 풍경은 확실히 이상하긴 하더군요. 

이곳을 벗어나 I-5로 접어들면서 부터는 대단한 녹음 (혹은 과수원) 을 끝도 없이 보고 내려오게 됩니다. 

Fresno는 Central California의 대평원으로 일반적인 상식으로 상상하기 힘들만큼 거대한 농장 지역입니다. 







전 언제나 미국의 힘은 군사력도, 경제력도 아닌 자연이라고 생각해 왔답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광활한 토지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힘을 주는듯 합니다. 최첨단의 기술력으로 휴대폰을 만들고 하는 한국의 저력이 대단하다고는 하나 자연이 주는 위대함을 누를수 없다는 생각이 자꾸듭니다. 오히려 기댈수 있는 국토와 자연이 없으니 기술력에 의존하는건 아닌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네요. 크랜드캐년에 압도 당한 후로는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국에 이런 정도의 자연만 있었다면.....

아무리 달려도 이런 풍경이 계속되는 중서부 캘리포니아의 풍경은 자연과 더불어 경제력을 실감하게 하네요. 

LA 카운티로 넘어오기전 바로 이런 산을 넘었습니다. 1시간쯤을 올라가 40분 가량은 내려오는, 많이 지루한 산속의 고속도로.........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러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끝없는 농장과 지루한 산을 넘는 일은 고역이더군요.


암튼, 이렇게 LA에 무사히 도착하고 호텔에 들었는데 서둘렀던 덕에 5시경이 되었네요. 잠시 쉬고는 식당을 찾아 나섰네요. LA는 아마도 한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한국사람이 사는 곳일겁니다. 사실 샌디에고에서 2시간 남짓의 가까운 거리이지만, 워낙 무서운 (?) 곳으로 소문이 나서 일부러 오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뭐 두번째랄까......ㅋㅋㅋ

처음 찾은 곳이 문을 닫아 물어물어 찾아간 한인타운......... 헐리우드를 지나 웨스턴길. 
보기에도 좀 삭막해보이는 환경이 샌디에고와는 사뭇달라 걷기에는 좀 무섭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웨스턴길을 조금 왔다갔다 하다가 찾아낸 한국 식당 시골쌈밥집.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요즘 라디오를 들어보면 한인타운 내의 식당은 무한경쟁에 들어간듯 하더군요. 샌디에고는 배를 튕기며 장사하는데, LA는 사활을 걸고 이 경제한파를 넘기려는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한 순대국집에서는 $9.99에 순대국 두그릇을 하던것을 거기에 설렁탕을 한그릇 더해주는 세그릇에 $9.99의 세일을 하고 있다고 하고, 어떤 고기집은 고기 무제한에 $9.99을 한다고 하네요. 



우연히 찾아간 이곳 시골쌈밥은 그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월요일 저녁인데도 한참을 기다렸네요. 누가 또 찌라시를 올려 놓아 옮겨봅니다. 


마지노선이라고 하던 $9.99를 넘어 $8.99에 고기 무제한..... 고기의 종류가 많아지면 $15.99가 되지만, 차돌배기와 삼겹살 이외에도 엄청난 쌈과 동치미 국수, 된장찌게 그리고 계란찜까지.... 우리는 콤보메뉴를 시켰고, $39.99에 위와 같은 내용의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답니다.간에 불이 자꾸만 꺼지는 일이 생겨 이야기 했더니 사장님이 직접나와 사과하고는 냉면을 서비스로 주는 일까지...... 된장찌개도 2그릇을 주시고, 나중에 나온 동치미 국수를 남기는 어이없는 (?) 일까지....  음료수 마시고 했는데도 $43가량이 나왔습니다. 음식도 맛있었고, 손님대접받았다는 생각까지 하게 해주네요. 샌디에고라면 어림없는 이야기랍니다. 역시 그래서 다들 LA로 가는구나 하는........

솔직히 LA의 한인타운 인접지역은 갱사고도 많이 일어날만큼 위험한 지역입니다. 물론 많은 한인분들이 사시기 때문에 많이 알려져서 친근해서 그렇지 밤에 혼자서 걸어다닐만한 곳은 절대로 아니죠. 대로변은 그나마 조금 낫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정말....

그렇지만 많은 혜택도 있을수 있겠죠. 전 이제껏 미국에서 안전위주로 살아와서 그런지 무섭기만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