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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식 손님 초대 파티 가이드 Part 2

아래 이야기는 part 1에서 이어지는 이야깁니다.




테이블에서......
오랜 경험으로 이런 상차림은 절대 실패하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일본사람에게는 지지미와 잡채가 상당히 크게 어필합니다. 미국인이라면 일반적으로 갈비와 잡채등에 열광합니다. 또 한가지 아주 괜찮은 메뉴가 잇다면 무엇이든 두부로 만든 side dish입니다. 두부조림이나 살짝 튀겨서 양념장을 뿌린 두부등도 꼭 손이 가는 아이템이죠. 두부=건강식이라는 인식이 아주 강하게 박혀있답니다. 일본 사람에게도 아주 익숙하지만, 아주 연한 두부에 간장과 가쯔오부시를 얹은 정도를 먹는 그들이기에 두부조림등의 양념두부는 상당히 환영을 받죠.  

또 한가지의 요령중 하나는..... 그러서리 스토어에서 파는 음식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답니다. 우선, 그로서리 스토어의 Deli에서 치킨윙 (Honey wing같은것이 달착지근 하고 맛도 있죠) 을 미리 3-4파운드 정도 정해진 시간에 튀겨주도록 부탁을 해두고 시간 맞추어 찾아옵니다. 거기에 한국식 양념치킨 레시피에서 아주 약간만 덜 맵게하여 준비한 소스로 양념치킨을 만듭니다. 이렇게 메인디쉬를 만들수도 있습니다. 물론, 바로 사온채로 서브하는것은 좀 그렇지만 이렇게 사와서 한국식으로 양념을 하게 되면 전혀 다른 요리가 된답니다. 요리는 언제나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맛있게 먹을수 있다면 제일 좋지 않을까요? 이렇게 사알짝 매운 양념치킨이라면 레시피를 달라고 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일종의 사기죠. ㅎㅎㅎㅎ 

식사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 내는것이 요령입니다. 손님이 요리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수 있도록 조금은 준비를 해둡니다. 경험이 쌓이면 (그간의 수많은 질문과 대답등으로 이젠 대강 어떤식의 대화가 오갈지 알게 되지요), 대화가 끊이지 않도록 조절을 할수 있게 됩니다. 간혹 레시피를 묻는 경우도 있으니 따로 준비해 두었다가 갈때 건네게 되면 그들에겐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초대가 됩니다. 

손님접대에서 상차림보다 중요한것은 바로 접객입니다. 우선, 손님이 들어와서 나갈때까지 되도록 손님만 우두커니 있지 않도록 호스트나 호스티스는 신경을 써줍니다. 어느 한쪽은 손님과 함께 이야기하도록 하고 다른 한쪽만 움직이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필요하죠. 아이가 함께 오게되면 아이들은 앉아서 하는 대화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따로 무언가 할수 있도록 (비디오 게임, 영화 등등) 배려를 해줍니다. 우리집은 아이가 오면 대개 지수가 데리고 가서 함께 놀아줍니다. 물론 자기보다 큰 아이가 오게 되더라도 함께 잘 놉니다. 역할 분담.... 

호스트는 항상 자리의 대화를 주도해 가기때문에 손님은 비교적 그에 따르는 식으로 가게되죠. 물론, 반대로 초대받아 가게 되면 어느정도는 호스트의 페이스에 맞추어 주는것이 예의 되겠습니다. 

물론 이 식사자리는 유쾌했고, 남은 음식이 없이 말끔하게 비워졌지요. ㅎㅎㅎ 보통 사람들에게도 부담되지 않고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는데, 한국음식에 경도되는 일본사람과 또 함께 한국음식을 즐기는 커플인지라 더더욱.... 

디저트 
한국에서 디저트는 단연코 과일입니다. 도대체 다른 무엇이 필요할까요? 하지만, 이곳에서 무심코 과일만을 내어 놓으면 아마도 고개를 갸웃할겁니다. 맛있는 식사자리에서도 아주 단 디저트가 들어갈 공간은 남겨두는게 이곳 사람들의 습관이라서 디저트도 신경을 써주는것이 좋습니다. 과일은 쫌..... 
전날 밤에 지수맘이 Apple cake을 준비하였습니다. 이 Apple cake또한 늘 호평을 받는 케잌이지요. 전에도 이야기한적이 있듯이 미국에서 Home made는 상당한 의미를 지닙니다. 다들 집에서 베이크를 잘 안하게 된 바람에...... 그래서 이렇게 직접 만든 케잌은 그 자체만으로 환영을 받죠. 사과의 향과 또 단맛때문에 특별히 크림으로 frosting을 하지 않아도 아주 맛있습니다. 



재료를 공개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언제나 처럼 고속으로 보여드립니다. 




잘 보셨죠?

디저트의 또 다른 축인 아이스크림..... 


바로 Ben & Jerry Ice Cream. 하겐다스, 베스킨라빈스 등의 아이스크림에 비해서도 단연코 달고 맛이 강한 아이스크림입니다. 이 아이스크림은 전에 살던 곳에서 가까운 버몬트주 태생이고 그곳에 공장이 있어서 동부쪽에는 비교적 많은 매장이 있는데, 이곳에선 본적이 없네요. 암튼, 그로서리에는 많이 있습니다. 

이 부분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밥 배불리 먹고나서 아주 단 케잌과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는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초대 받아갔을 경우에도 일단은 디저트가 나올걸 대비하여 아주 약간의 여유를 남겨두지 않으면 실례를 하게되지요. 호스트입장에서는 디저트에도 많은 신경을 쓰거든요. 그러니 스킵하지 않고 먹어주려면 음식을 덜먹는게..... ㅎㅎ 나중에는 적응이 됩니다. 

또 다시 중요한건 화제가 끊기지 않도록 대화를 유도하는것입니다. 일단 대화가 끊기는 시간이 길어지면 집에 가라고 하나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대화를 즐기게 되면 이렇게 일부러 대화를 이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수 있게 되지요. 그러니 과묵한 사람은 손님초대를 받아도 또 하게 되어도 어려움이 많죠. 호스트가 술에 취하여 버리는 일도 조금 꼴볼견입니다. 적당히 조절하는 센스..... 

나중에 차를 내 오기도 하고 하고 시간을 보아가며 더 대화를 해나가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어차피 다른 문화권의 사람을 초대한것이기에 문화적인 차이같은 소재는 아주 자주... 그리고 초대받은쪽에서도 꺼내드는 대화소재입니다. 아주 작은 소품 예를 들면 조금은 한국적인 노리개 같은걸 꺼내어 보여주는 것도 대화를 윤기있게 이어가는 하나의 방법이 되겠습니다. 일단 이렇게 하나의 코스가 끝이 나고 다른 특별한 일이 없다면 손님측에서 적당한 시간을 보아 집에 갈 준비를 하게 되지요. 너무 길거나 또 밥만 먹고 바로 보내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 앞에도 이야기했든 오자마자 음식상에 앉는 한국식은 정말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전채음식-식사-디저트-티 등으로 이어지는 음식의 코스가 식사초대의 뼈대이지만, 그렇다고 음식에만 집중하는 초대도 좋지 않습니다. 식당도 아닌데..... 그러니 초대하는 쪽도 또 받는 쪽도 부담되는 과도한 음식접대보다는 적은 가짓수라도 정성껏 대접한다는 생각과 음식을 매개로 이어가는 대화가 핵심이 되는 접대가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사실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초대문화가 된다면 조금더 서로가 즐길수 있는 자리가 될텐데, 손님초대 한번하고 나면 안주인이 며칠을 앓아누웠다는 이야기도 들리지요. 그만큼 만족할만큼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그런것 같습니다. 

파티예산도 그리 많이 잡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손님 한번 초대하고 한 일주일 라면만 먹을일 없잖아요. 이번 초대는 맥주가 $22, 바닷가재 꼬리의 경우 세일하면 대개 $3.99정도인데, 넉넉하게 4개 준비하면 $16. 당면, 야채 등등의 재료는 원래 있었던 것이고, 아이스크림이 두개에 $6. 뭐 대강 이렇습니다. 아마도 갈비를 하려 했으면 이것보다는 약 $5정도 더 들지 않았을까요? 

다시 한번 강조하면 호스트도 즐길수 있어야 하는 파티가 되어야 한다는 점,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 할것과 많은 음식보다는 많은 대화를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이랍니다.

그렇게 한번 초대를 하고나서 나중에 직장이든 어디에서 만나면 초대받았던 손님은 고마왔다는 말을 꼭 하게 되죠. 그리고 적절히 이어지는 후토크.... 손님을 초대하는 것이 비지니스때문이 아니라면 이렇게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커다란 매개체가 됩니다.  

이런 formal한 초대가 아니라도 일상에서 해볼만한 초대 아이디어로는, 금요일 저녁쯤의 movie night. 상의하여 적당한 영화를 골라 여러사람이 모여 영화를 함께 보는 간단한 파티도 좋습니다. 대개는 싱글들이..... 음식은 따로 준비하지 않고 각자 조금씩 들고 들어오거나 맥주와 안주거리를 조금 준비하는것으로 좋습니다. 혹은 스포츠 경기를 함께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상 간단하게 미국식 식사초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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