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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학교의 기금마련 (Fund raising) 과 선생님 촌지문제

Fund소리만 나오면 경기일으키실 분들이 있을것 같아 조심스럽긴 합니다만....ㅎㅎㅎ

미국 학교의 기금마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생소한 이야기가 될듯 하네요. 

딸아이는 이번 6월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여름방학후 9월이 되면 고등학생이 됩니다. 3살부터 pre-school을 다니기 시작하였으니 학교시스템에 벌써 11년째 몸을 담고 있네요. 와!!!!! ㅎㅎㅎㅎ

미국 학교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기금마련 (fund raising) 을 합니다. 이런 기금마련이 학교생활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학생에 의한 기금마련은 얼마나 많은 돈이 모이고 또 그 돈을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어떤 사안이 있을때는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기금을 마련해야 하는것이다' 라는 습관을 들이는데 더 큰 목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운영비를 이유로 참가하게 되는 여러 영리적인 활동의 보조활동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쵸콜렛을 판다든지, fancy용품을 학교를 통하여 판매한다든지 하게 되면 수익금의 일부를 학교에 기부하는 방식이 대부분입니다. 뭐 일종의 리베이트를 받는다고 할까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공식적인 루트를 통하여 투명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잡음이나 문제가 될것은 없습니다. 공립학교에서는 어느정도의 제한이 있을것 같긴 합니다만,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뒤에 나오겠지만, 이런 형태는 PTG라는 학부모회의 주관으로 이루어집니다. 

암튼, 올해 졸업하게 되는 딸아이 학년도 여러가지의 이유로 돈을 필요로 합니다. 졸업식비용 (가운대여, 사진 등등) 이 필요하고 또 졸업전에 단체 여행을 가게 됩니다. 또 졸업기념으로 학교에 나무나 벤치등등을 졸업생의 이름으로 만들어주는데도 돈이 들어가네요. 여행자체는 그리 큰 건 아니고 친구들 전부 디즈니랜드에 놀러가는 계획인데, 뭐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이고 교통편과 티켓 ($70) 을 자신들의 손으로 벌어서 가는게 전통이라며 여러가지 행사를 하고 있네요. 조금 쌀쌀한 아침에는 핫쵸코 (코코아)를 만들어 50센트 정도에 전교생에게 팔고, 스포츠 이벤트때에는 돌아가며 작은 스넥바를 운영하여 조금씩 돈을 모읍니다. 또, 이번 경우처럼 컵케잌을 만들어 파는 일입니다. 

한학년이 45명정도인데, 한 집당 24개의 컵케잌을 만들어 가져가기로 하였습니다. 사서 가져오면 안되고 꼭 집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한개당 $1에 판매하는 컵케잌은 1000개 가량이 모였고, 미리 order form을 돌려 수량을 확인하였습니다. 남은것은 아마도 선생님들이 사가거나 하겠지요. ㅎㅎ 별거 아닌데도 결국은 $1000 (백십만원쯤..) 정도가 한번에 모이네요. 24개면 $24입니다. 그런데, 재료구입등에 사실은 상당히 들어가네요. ㅎㅎㅎ 재료비는 당연히 부모가 대는것이고..... 사실 그냥 $24을 내는것이 오히려 나은 이상한 비지니스가 되어버립니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 목적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참여하는 일이기때문에 그정도의 조그마한 플러스 마이너스의 셈법은 중요치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컵케잌 틀같은것을 장만하였으니 우리집으로서도 그리 나쁘진 않았네요. ㅎㅎ

컵케잌 세일은 상당히 잘되었다고 합니다. 

내친김에 우리집 컵케잌을 공개합니다. 

컵케잌은 사실 컵케잌 믹스로 만듭니다. ㅎㅎㅎ 물론, 밀가루부터 시작하는 레시피가 없는건 아니지만, 평일이었고 하여 간편하게..... 



겉면에 써있는대로 믹스하여 만들기때문에 어려울것은 없죠. 컵케잌 틀에 컵케잌용 baking cup (유산지) 을 넣고 그 위에 준비한 케잌믹스를 적당량 집어넣고 오븐에서 구우면 됩니다. 그런데 컵케잌의 백미는 역시 장식이죠. 




너무 밋밋한 장식은 좀 재미없어 지수맘이 나름대로의 장식을 더하였습니다. 
짜잔.....






이름하여 알파벳 컵케잌. 예쁘지 않나요? ㅎㅎ 


오늘 아침에도 보니 딸아이 학년 아이들이 See's candy라는 곳에서 candy, chocolate등을 받아다가 학교 학생들에게 파는 행사를 하더라구요. 앞으로 몇달간 틈만 나면 이런 행사를 하게 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자라게 되면 집에서 조금씩 보태주게 되겠지만, 아마 무난할것 같습니다. ㅎㅎ 



다시 기금마련으로 돌아와서.........

요즘 가끔 하는 기금마련의 방법은 동네의 레스토랑과 연계하여 flyer (전단지) 를 가지고 식사를 하러 가면 그 숫자만큼 나중에 수익에서 떼어주는 방식입니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더 많은 기금을 받을수 있는방식이죠. 어차피 먹는 저녁이니 이런 방식의 기금마련에는 많이들 참여합니다. 어려운 처지에 속한 사람을 돕는다든지 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합니다. 

가장 큰 기금마련은 PTG (혹은 PTA)라고 하는 학부모 모임에서 주최하는 여러 fund raising행사에서 나옵니다. Auction같은것을 하기도 하고 골프대회를 개최하거나 와인 시음회 등을 마련합니다. 커다란 학교행사 (가을 축제 등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등등) 도 학부모회가 주관하지요. 딸아이 다니는 학교는 천주교학교로 사립에 해당하므로 급식은 사실 없습니다. 그래서 학부모회에서는 레스토랑 (피자헛, Pat & Oscar 등등) 과 연결하여 주중에 매일 다른 메뉴를 Hot lunch로 제공하는 계약을 합니다 그 와중에 또 수익의 일부는 학부모회에 적립이 됩니다. 리베이트입니다. ㅎㅎㅎ 

아마도 "그래가지고 얼마나 벌까"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해마다 회계보고를 하고 새로운 임원의 이취임이 있네요. 매년 참석하게 되는데 정말 깜짝 놀랍니다. PTG의 수익사업으로 어느정도의 수익이 생길까요?? 한번 맞춰 보실래요?

정답은..... 요 아래에.......




네! 상당하죠? ㅎㅎㅎ 아마 깜짝 놀라실겁니다. 일정부분은 업체 양성적 리베이트구요, 학교자체는 이런 업체의 선정등에 그리 크게 관여치 않으며, 관리는 PTG에서 하기때문에 학교는 관계가 없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금은 해마다 학교에 재투자 됩니다. 그렇다고 PTG임원들이 월급을 받는것도 아니지요. 모두 다 그냥 봉사입니다. 기금은 학교의 컴퓨터를 전부 한꺼번에 바꾼다든지 교실에 스마트보드를 설치하거나 선생님들의 크리스마스 보너스로 지급이 되기도 하고, 새로 잔디를 깔거나 새로 짓고 있는 학교건물의 기금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학급운영비 이런건 없습니다. 다만, 학교에서는 부모들에게 자원봉사를 할것을 강하게 요구합니다. 교실에서 도와주거나 점심시간에 Hot lunch를 나누어주는 일등을 나누지요. 급식당번 뭐 이런거지만, 그렇다고 일하는 사람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될때 할수 있는 봉사도 많기 때문에 일하지 않는 엄마들이 대부분 하게 되지요. 

그럼 좀 민감한 사항이지만............................ 촌지는.......................
사알짝 알려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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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지같은게 있겠습니까? ㅎㅎㅎㅎㅎ
크리스마스때가 되면 그 해에 봉사하는 집에서 집집마다 이메일을 보내죠. 크리스마스 선물로 선생님 선물을 하니 돈을 보내라고 합니다. 대부분 $5-20 정도씩 보내게 되지요. 이렇게 모아진 돈은 gift card같은걸 사서 작은 바스켓과 함께 전달이 되고 (평균 $10이라 하면 약 $200남짓 - 22만원쯤) 조금 지나면 선생님은 집집마다 선물을 주어 고맙다는 Thank you card를 보내어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학기중간쯤에는 집에서 꽃을 한송이씩 꺾어 오라고 연락이 옵니다. 그러면 봉사하는 엄마가 일찌감치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한송이씩의 꽃을 걷어 바구니에 담아 선생님께 고마움의 표시로 보냅니다. 발렌다인데이때는 친구들에게 주는 작은 쵸콜렛보다는 조금 큰 박스의 쵸콜렛을 선생님께 드릴수 있습니다. 이걸 촌지라고 한다면 촌지겠지만, 누가 얼마 냈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크지 않은 액수를 그것도 일년에 한번 정도씩 선물수준으로 하는것이기에 오히려 훈훈한 장면이 됩니다. 촌지라거나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받을수 있다라는 개념자체가 없어서.................. 꼭 한국의 경우와 비교하여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 지금은 예전과 달라져서 그런 관행은 많이 없어진것으로 압니다. 다만, 학교와 업체에 관련된 크고 작은 문제들은 여전한듯 하더군요. 조금은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것도 급식의 질보다는 뒷거래도 있기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위탁을 하더라도 그 리베이트등이 투명하게 된다면 서로간에 좋은 일이 될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려울까요? ㅠㅠ

스승의 날은 선생님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날이 되어버렸다는 기사를 보고 참 슬퍼졌습니다. 선물을 주고 받고 하는 아름다운일이 어찌 그리 변절이 되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