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용씨가 지으신 "며느리에게 주는요리책"이란 그림이 없는 요리책이 한동안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책머리에 그책의 수혜자인 며느리 한분이 써놓은 서문에 너무나도 인상적인 글귀가 있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대강 "어머님이 냉면을 만들어 주신다고 하면 면을 뽑고 육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십니다" 이런 글귀였지요. 집에서 냉면을 만든다고 하면 대개는 시장에서 생냉면을 사다가 살짝 삶아 만들거나 혹은 마트에서 파는 육수도 들어있는 것을 사다가 조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육수를 뽑고 면을 뽑는 경지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미국에 처음와서 근처에 한국마켓이 있었다면 갈비를 썰어 양념까지 마친 고기를 사다가 그냥 구워먹는일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처음 미국의 오지에 떨어지다 보니 한국식의 썬고기를 구할길이 없어 할수없이 "육수만들고 면을 뽑는" 경지에 접어들지 않을수 없더군요. 잘 드는 칼을 사용하여 얇게 썰고 양념을 하는 일이 그리 쉽지 많은 않습니다.
암튼, 커다랗게 썰어파는 고기로도 이 정도의 갈비구이를 해냅니다. 짜잔.....
암튼 옆에처럼 생긴, 정육점 고기써는 기계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암튼, 무시무시한 기계를 두어개 장만하기도 하였네요. 그런데, 이넘이 조금 불편합니다. 고기를 일단 어느정도 얼렸다가 썰어야 썰어지기 때문입니다. 가정용이다보니 전기로 엄청 날카롭게 하는데는 안전도의 문제도 있어 수동으로 밀어줘야 하는 문제도 있고, 두께 조절은 가능하나 그게 어긋날때가 더 많아서 들쭉날쭉 하게 썰어지기도 하죠. 암튼, 그래서 손으로 써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이곳에는 뼈가 붙은 소갈비를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한인마켓에 가야 있죠. 쬐금 멀어서리... 그래서 간단히 동네 Costco에서 구입합니다. 갈비살만 잘 포장해 놓았네요. 약 2 kg정도인데 $20 (2만원 조금 넘는..) 이니 한국에서는 약 300 g 정도를 살수 있는...
암튼, 이넘을 우리의 달인은 얇으면서도 두텁게 썰기 시작합니다.
이 자른 고기를 연육망치로 잘 두드려 주어 단백조직을 조금 부드럽게 해주지요. 예전에는 고기 양념에 열대과일을 조금 넣은적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열대과일 (파인애플, 망고 혹은 키위 등) 에는 단백분해효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갈아 넣어주면 고기가 많이 부드러워 집니다. 특히 키위는 엄청 파워풀하죠. 저 정도의 양에 키위 한개 갈아넣고 하루밤 재우면 아주 너덜너덜한 고기를 맛보실수 있습니다. ㅎㅎㅎ 부드러운것도 좋지만, 고기는 씹는 맛인데, 씹지 않아도 넘어갈 정도가 되니 정말 못먹겠더라구요. 연육은 이렇게 망치로 해주고 다른 과일로 양념을 하는것이 좋습니다.
암튼, 고기 양념은 이렇습니다 사과한개와 (배가 제일 좋은데 사과도 괜찮습니다) 양파 한개를 강판에 잘 갈아 둡니다. 이런 힘쓰는 일은 제 일이죠. 마트에서 잰고기를 몇번 사먹은적이 있는데, 잘 익은 복숭아를 넣더군요. 과일을 양념장에 넣으면 어느정도의 연육작용도 할뿐더러 천연단맛을 내주니 일석이조가 되지요. 산성인 육류와 알칼리성인 과일이 만나면 더욱 좋겠죠.
암튼, 이렇게 강판에 간 과일, 양파에 간장과 마늘, 설탕 등등으로 맛을 내고 잘 버무려 재어둡니다 (marinate). 파는 나중에 구울때 잘 타는 관계루다가 나중에 넣기로 합니다. 파를 양념에 넣어 재두면 풍미는 훨씬 더해지니 참고 하시길...
하룻밤 이상 재워둔 후, 그릴에서 잘 구워주죠. 다행히 마당에 BBQ 그릴이 있어 참 편리합니다.
타지않게 잘 뒤집으며 구워내면 완성이죠.
짜잔.......
고기에 양념은 되어있지만 우리집은 오랫동안 쌈장과 상추로 쌈을 해먹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장을 만들어 보았네요. TV에서 자주 보여 궁금하던 차였거둔요. 그런데, 예전에 갈비를 너무 자주 먹다보니 좀 질려서 갈비는 정말 오랜만에 해보다보니 먹어볼 기회는 없었는데....
바로 양파간장입니다.
하루전날 양파를 숭덩숭덩 썰어 간장을 부어 두었습니다. 이렇게 하루동안 숙성을 시키고 고기에 올려 먹었더니 상상이상의 맛을 내네요. 아무것도 안들어가고 그저 간장에 양파인데 말이지요. 이 이후에는 계속 남은 장에 계속 양파를 썰어넣어주고, 모자라면 간장을 더 부어 보존하기로 합니다. 냉장고에 넣었다가 약간씩 덜어 먹으면 되거든요.
맛나 보이지 않나요?
한국에서는 좋을겁니다. 고기 일일이 안잘라 먹어도 되고...ㅠㅠ
그리고, 전 이번 라스베가스 여행에서 돌아오면 독한 마음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할겁니다. 아무도 말리지 마세요. 진짜로 말리시면 안됩니다. 살좀 쪄야 하는 지수맘과 지수가 있고, 채식은 적성에 맞지 않으니 맛난 요리포스팅은 계속되겠지만, 저는 소식으루다가 승부를 걸겠습니다. 거기에 꾸준한 운동을 더하면 흐흐흐.. 살은 쉽게 빠집니다. 한 1년반 잡습니다. 쉬운건 아니죠. 하지만, 제가 이런 단순한 방법으로 1년정도만에 15킬로그램을 감량한 경력이 있으니 분명히 잘되겠죠. 말리지 마세요, 정말........... 에휴!!! 그럼, 왜 지금부터 안하느냐....... 라스베가스엔 맛있는 음식점이 많아서 그냥 딱 이번만....ㅠㅠ
오래하다 보니 이런날도...... ㅎㅎㅎ
전 다음뷰와 인연없는줄 알았는데, 오늘의 포토에 올라가 보네요.
그런데, 하필 이런 무시무시한 사진을.....
축하해요, 지수맘. ㅎㅎ
다음뷰에 감사드립니다.
'먹고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한 밥상 시리즈 2 - 푸성귀만으로 이런 밥상이???? (27) | 2010.04.09 |
---|---|
건강한 밥상 시리즈 - 쌈으로 풍성해지는 저녁밥상 (30) | 2010.04.05 |
주말 점심의 별미 - 김치 비빔국수 (29) | 2010.03.28 |
추억의 맛 - 곰보빵과 단팥빵 (31) | 2010.03.25 |
갈비탕과 석박지의 황금궁합 (35) | 2010.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