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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미국이야기

미국에서 월세보다 집을 사야하는 이유들...

사실 제목이 조금은 자극적이네요. ㅎㅎ



한국의 전세와 같은 개념이 없는곳이다 보니 미국에서는 월세 혹은 구입밖에는 없습니다. 집을 구입하는 목적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국과 같이 투자에 조금 더 무게감이 실리기 보다는 주거에 더큰 힘이 실리는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의 렌트는 소정의 보증금 (1달치 정도) 을 내고 매달 월세를 내고 사는 것입니다. 그저 월세를 내는날 꼬박꼬박 월세를 내면 됩니다. 쌓여가는 것은 영수증뿐이지요.

여기서 꼭 미국에서는 월세보다는 집을 사야한다고 주장하는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처한 상황에 따라 렌트가 나을지 구입이 나을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도 힘이듭니다. 그래서 먼저 렌트와 구입의 장단점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겠네요.

렌트
우선 렌트는 편리합니다. 2-3일만 돌아다니면 자신에게 맞는 환경, 조건의 집을 찾을수 있습니다. 콘도건, 아파트건 혹은 주택이건 자신에게 맞는 형태를 고를수가 있고, 살다가 마음에 안들면 1-2개월후라도 다른곳을 찾아볼수 있죠. 그리고 집에 문제가 생겨도 landlord (집주인) 가 다 고쳐주고, 마당이 있는 경우라면 집주인이 사람을 고용 잔디를 깍거나 하기때문에 그냥 살면 됩니다.

반면, 렌트의 경우 자신의 집이 아니므로 심리적 안정을 이루기 힘듭니다. 거기에 집단주택의 경우 옆집, 윗집을 잘못 만나면 정말 괴롭습니다. 또 사생활 보장이 잘 안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커다란 단점은 렌트를 하는동안 금전적으로 엄청난 손해라는 거죠. 그 이유는 뒤에 설명을 하겠습니다.

주택구입
주택구입은 특히나 미국에서 거주지위의 안정을 의미합니다. 요즘은 특히 더 비이민 비자로 집을 구입하기 힘들뿐더러 (불가능한건 절대 아닙니다) 주택을 가지면 심리적 안정감이 엄청 납니다. Ownership pride라는 것이 있어 내집을 가졌을때의 심리적 만족감은 이루말할수가 없이 크죠. 이 부분만을 보더라도 주택구입은 정말 중요하죠. 거기에 단독주택이라면 집단주택에서 느꼈던 불편이 다 사라집니다. 밤에 피아노를 쳐도, 새벽에 샤워를 해도 전혀 문제될것이 없죠.

일단 돈문제는 조금 뒤로 미루고...... 단점으로는 집을 찾는 과정에서 게약하고 열쇠를 받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리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 과정에 말할수 없는 고통이 따르기도 합니다. 거기에 영어가 부족하면 순간순간 대처하기 힘든일들도 많이 일어납니다. 전화로 순간 결정할 일도 많으며, 전혀 모르는 용어에 혼란스럽기때문에 미리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막상 집을 구입하고나면 모든일에 자신의 손이 간다는 걸 알게 됩니

다. 멀쩡하던 배수관이 터지기도 하고, 잔디는 웃자라 옆집에서 항의를 하기도 합니다. 배관공을 고용하고, 잔디깍기를 사야하기도 하지요. 갑작스런 문제로 출근을 못하고 기술자를 기다려야 하는 생활이 시작됩니다. 주말을 쉬지도 못하고 온통 집의 수리나 보수 혹은 정원관리에 매달려야 합니다.





집을 구입하고 2년이내에 이사를 하게 되면 세금에서도 불이익을 당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도 굳이 집을 사려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앞의 렌트의 단점에서 보인 것처럼 앉아서 금전적인 손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커다란 이유랍니다.

집을 사면 세금을 깍아준다?????
미국의 세금체계는 연방세와 주세로 나뉩니다. 연방세는 쉽게 이야기해서 연방정부의 살림밑천이 되고, 주세는 지방세입니다. 한국에서는 집을 사면 커다란 세금을 부과하고, 집이 두채면 특히 가중세금을 부과하여 주택소유에 대한 일종의 제한을 두는것으로도 보입니다. 이곳은 집을 구입하는 사람을 세금정책상 우대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집가진 사람에겐 커다란 세금공제를 해줍니다. 집을 사면 렌트에 비하여 소소한 돈이 많이 나가게 되고, 단기적으로는 더 큰 돈이 들어가는것이 사실입니다. 처음엔 미쳐버립니다.

예를 들어 한달에 $2,000의 렌트를 내고 한 가족이 렌트비 인상없이 5년을 살았다고 살았다고 하면 5년간 $120,000이 렌트로 나갔고, 남는것은 바로 영수증입니다. 그런데, 주택을 구입하여 한달에 은행 융자금과 세금 그리고 주택보험을 합하여 한달에 납입하는 돈이 $2,000 -$2,200이라고 가정해보면, 비록 이 이외에도 주택관리로 인하여 가외로 돈이 더 들었다고 해도 금전적으로는 손해가 아닙니다. 은행융자의 이자에 대한 부분은 비과세가 되어 세금공제가 됩니다. 결국은 같은 수입에서 렌트와 구입을 비교하면 연말까지 수입의 세금에서 구입쪽이 많게는 수천불의 세금을 절약하는 것이 됩니다. 세금보고후에는 렌트를 한경우 일단 환급되는 돈이 거의 없다고 가정했을때, 수입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입하여 일년을 살고 난 후에는 수천불을 돌려줍니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닙니다. 수입이 원천적으로 공개된 (W-2를 발급받는) 월급생활자에 그 수입이 어느정도 되는 (수입이 어느정도 되지 않으면 구입자체가 힘들기때문에...)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죠. 이것이 바로 연방세금에서의 은행융자 주택구입자에 대한 우대랍니다. 이렇게 되기때문에 주택구입으로 인하여 생긴 소소한 가외지출분이 보전이 됩니다. 결국 이경우 렌트와 구입을 비교하면 일년에 비슷한 돈이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세요. 영수증만 쌓이는 렌트에 비하여 구입쪽은 같은 돈을 들여 내집을 유지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주택의 가격은 오르기때문에 결코 비교할수 없는 금전적인 이득을 얻고 있는것이 됩니다. 거기에 심리적 안정감과 프라이버시 등등..... 거기에 집의 보전과 관리, 그리고 개조에 들어간 돈도 세금공제를 받을수 있습니다.

주택구입이 쉬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 큰 모험이 될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만 말해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청약을 붓기 시작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곳은 아파트란 집단주택은 사실 그렇게까지 흔치도 않고, 아파트를 구입한다는 건 좀 이해하기 힘들어합니다. 콘도라고 연립주택같은 형태나 집이 두채씩 붙어 잇는 타운하우스라면 구입하지만, 대개 집이라 하면 단독주택이죠. 그리고 한국의 경우 큰돈을 장만하고 부족한 돈에 대하여 눈물을 머금고 융자를 받아 구입합니다. 이곳은 거의 반대개념입니다.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집을 찾는 일과 병행하여 은행 융자신청을 위한 pre-approval 신청을 합니다. 자신의 돈은 기껏해야 20%를 넘지 않습니다. 한참 부동산과 금융경기가 좋을때는 집값의 3%정도만 있으면 집을 살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사정이 다릅니다만..... 암튼, 은행융자금은 대개 30년간 갚아나갑니다. 이것이 모기지 (mortgage) 입니다. 결국 은행빚을 다 갚기전에는 온전히 자신의 집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주택구입은 이렇게 은행융자를 바탕으로 하고 이것이 일반적이라서 전혀 이상한것이 아니랍니다. 부정적으로는 30년동안 은행빚갚다 늙었다는 자조가 나오기도 하죠. 주택융자에, 자동차 융자, 학생때 빌린 돈의 변제로 사실상 일반적 미국인의 가계부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암튼, 좋은 이자율의 모기지를 얻게 되면 정말 다행인거죠.

예를 들어 30만불 (약 3억5천) 의 집을 구입할때 자신의 돈이 그 20%인 6만불 (7천만원) 을 downpayment로 내고 나머지 24만불을 30년 5.125% 고정 은행융자를 얻었을경우 한달에 약 1300불을 융자상환금으로 갚아야 합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집값의 1%정도가 주택세이기때문에 약 3천불 (약 350만원)을 일년 세금으로 납부합니다. 주택보험으로 약 $120정도가 들어간다면 한달에 세금포함 약 $1,700가량을 내게되죠. 단순비교하여 $1700을 렌트로 살았으면 집을 구입하여도 거의 같은 돈이 들어간다는 말이 됩니다 (절대 그렇지는 않지요. ㅎㅎㅎ 집관리에 돈이 들어가므로...). 하지만, 1년을 살았다면 연말세금정산시 커다란 돈을 돌려받습니다.

특히나 요즘 경기가 안좋아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이 되니 주택경기 부양책을 위하여 올3월까지였던가 주택구입자에게는 약 $8000 (약 900만원)을 주었습니다. 그러니 연초에 집을 샀으면 일년후에 (첫해만) 세금환급까지 합하여 약 $10,000이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되네요. ㅎㅎ

현금으로 집을 사게되면 세금혜택은 미미합니다. 바로 은행융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신의 돈으로 집을 산 사람이 수입은 별로없었다면 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혜택보다 저소득으로 인한 세금혜택이 더 커져서 이경우에도 클레임을 할수는 없습니다.  

물론, 조금은 올라가지만 융자이자율은  엄청난 저이자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융자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비이민비자를 가지고 집구입하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집은 어디든 넘쳐납니다. 엄청난 불경기에 집을 포기한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융자를 얻어 지금 집을 구입할수 있다면 커다란 금전적 이득을 얻을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죠. 그러나 너무 과한 융자금을 얻어 무리하여 집을 구입하게 되면 상황이 안좋아졌을경우 집을 은행에 빼앗기는 경우가 생길수 있음도 알아야 할것 같습니다. 자신의 현재 경제상태와 미래의 경제상태까지 예측하지 않으면 정말 큰 모험이 될수 있답니다. 그리고 렌트에서 구입으로 넘어가게 되면 렌트보다 너무 큰 융자상환금이 되게 하지 않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겠네요. 암튼, 융자자체가 융자상환금이 한달수입의 35%이상을 넘어가는 상황이라면 융자받기도 어려워지거든요. 큰 틀에서의 가정경제예측이 필요합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이 다 다르기때문에 렌트가 낫다 구입이 낫다 왈가왈부하는 것이 무의미 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집구입이 훨씬 나은길이 될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택소유자에게 세금혜택을 주는 것이 조금 생소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