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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이야기

딸과 함께 만드는 간식 - 야채 모둠 튀김

방학을 맞은지 벌써 한달이 넘는데다 하는 일 없이 노는게 직업인 (?) 딸아이가 지겨워졌는지 요즘들어 노는 것도 지겨워졌는지, 갑자기 요리를 해보겠다고 합니다. 사실 재주 보는 것이 엄마아빠가 요리하는 모습이고, 또 나름 맛있는 걸 먹는 걸 즐기는 지라 하루종일 인터넷을 뒤져 요리레시피를 뽑아 놓고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네요. 사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요리해보겠다고 덤비는 아이가 대견하기는 하지만, 지쳐서 돌아왔는데 복잡한 요리 레시피를 받아 드는 일도 그리 쉽지는 않다군요. ㅠㅠ 암튼, 요리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대견한 일이라서 함께 왁자지껄하게 됩니다.

우선, 간단한 간식을 가지고 요리의 기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앞으로 몇가지 요리가 시리즈로 나가게 될것 같습니다. 물론, 거의 다 지수가 먹고 싶어 고른 음식들이죠. ㅎㅎ



간단한 간식같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칼쓰기 라거나 조리법 등이 들어가는 터라 기본적으로 배우기에는 아주 좋을듯.... 사실은 우리가 먹고 싶어서..... 우물쭈물...

먼저 튀김은 저에게는 추억의 음식이네요. 학교를 마치고 지나가야 하던 시장통의 중간쯤에는 소위 떡볶이 집이라 불리우던 작은 규모의 분식집이 있었고, 주메뉴는 떡볶이, 튀김 류였습니다. 진한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던 고소한 튀김은 정말 환상적이었지요. 하나둘씩 찍어 먹다보면 버스비까지 남기지 않고 먹게 되고 한시간도 넘는 길을 걸어도 즐거웠던 추억입니다.



물론, 튀김집의 튀김 3인방은 바로 오징어 튀김, 야채 튀김 그리고 고구마 튀김입니다. 요즘은 튀김의 재료도 다양화 하고 고급화하기도 했지만 제법 오래된 그 당시에는 저렴한 튀김이 대세였고, 도 더 저렴한 중고등학생의 주머니 사정에도 잘 맞았죠. 요즘은 야채라는 말이 일본식이니 채소라 바꾸자고 합니다. 몇번인가 요리에 야채라는 말을 썼더니 점잖게 채소라 불러야 한다 가르쳐 주신 분들도 있구요.... 물론 좋은 일이고 하지만, 이 튀김만큼은 채소튀김하면 왠지 어울리지 않네요. 왠지 상추를 튀긴것 같은 느낌이.....ㅠㅠ

저희가 오징어를 끊은지 (?) 오래되었고 하여, 오늘은 고구마 튀김과 야채모둠 튀김을 준비하였습니다.

우선 재료는 간단.....


어려운 부분이란 바로 튀김에 적당하게 길게 썰어주는 일입니다. 저도 썰기가 그리 익숙치 않은데, 칼을 잘 안잡아온 딸아이에게 선뜻 시키기가 어려워 썰기의 기본을 가르쳐 주는 갓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자기는 할수 있다고 하지만, 우선 칼쓰기는 옆에서 보고 있기가 참 어렵더군요. ㅠㅠ 너무 간단한 재료이지만, 일단 되도록 길게 썰어주는 것이 튀기기에 수월합니다


이렇게 썰어준 재료는 커다란 그릇에 담아 두죠.
 

또 한가지의 튀김인 고구마 튀김용 고구마를 썰어 두었고, 튀김옷을 준비하였습니다. 튀김가루를 사용하면 쉬우나, 갑자기 없어서 녹말과 밀가루를 섞어 사용하였습니다.


우선 동그랗게 자른 고구마를 튀김옷을 입혀 튀기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비교적 젓가락질이 능숙한 편이라 긴다란 튀김 젓가락도 잘 다룹니다. 그러고 보니 서양 사람들은 이런 작은 튀김요리를  잘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닭을 튀겨도 대개 통째로 deep fry하는 경우가 많고 잘게 자른 닭이라도 망에 넣고 통째로 튀겨 망째 한꺼번에 내어 놓는 방식을 택하네요. 아하! 젓가락질이 서툴어서 그런가보네요. ㅎㅎ


암튼, 이렇게 먼저 고구마 튀김을 해놓고 야채튀김에 돌입합니다. 튀김옷을 적당한 양 준비하고......


야채를 길게 설어 준비해둔 bowl에 넣고 잘 섞어 줍니다. 정말 모든 재료가 잘 섞일 정도의 적당한 양이면 되더군요.


이 상태에서 엄마의 시범이..... 적당한 크기로 주걱으로 떼어내어 끓는 기름속으로 밀어넣습니다.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요령이 필요한것 같더라구요. 사실 저도 해보고 싶었지만 경쟁이....ㅠㅠ

지수가 야채를 잘 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야채 튀김류를 먹어본적도 별로 없었지요. 그런데......... 잘먹습니다.

이렇게 소담스럽게 담아 초간장과 함게 먹는 튀김은 이대로는 훌륭한 간식이 되고 떡볶이와 함께 라면 한끼로 충분한 포만감을 줍니다.


튀김은 단순하게 고소한 먹거리라는 이외에도 친구들을 떠올리게 해주네요. 주로 중학교 친구들이 떠오릅니다. 한참 사먹을때가 중학교때라서 그런가 봅니다. 비슷한 나이의 지수는 나중에 자라 어떤음식으로 친구를 떠올릴수 있을까요? 학교앞 shuttle pizza? ㅎㅎㅎ 적어도 함께 요리해서 먹던 엄마아빠를 떠올릴수는 있겠죠?

야채튀김은 의외로 맛이 있습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맛.....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고구마 튀김의 멋진 모습이죠.


좀더 요리에 익숙해지면 주말쯤은 지수가 먹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더욱 고소하게 즐긴 튀김간식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