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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덤한 샌디에고 이야기

샌디에고 패스트푸드 (fast food) 맛집???

미리 말씀드리지만, 여러 의미에서 위 제목은 잘못되었습니다. 

소개하려는 곳은 흔히 이야기하는 맛집은 아닙니다. 또 샌디에고에만 있는것도, 샌디에고에서 생긴것도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도 샌디에고 맛집이라 소개하는 것은 마땅히 어디 들어갈데가 없는 곳이라서......ㅠㅠ


얼마전 폭탄버거라는 엄청난 1000칼로리 이상의 엄청난 햄버거가 알려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햄버거 빵대신에 Kripy Kreme이라는 보기에도 glaze가 잔뜩 있는 도넛츠에 기름이 잔뜩 떨어지는 패티에 계란 그리고 베이컨까지..... 언뜻보기에도 참 대단하다 싶은 것이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크리스피크림이라는 도넛가게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가끔 보이던 가게도 거의 없어졌지요. 






더우기 얼마전 한국 이태원에서 내장파괴버거라는 개당 2000kcal에 육박한다는 대단한 넘이 나왔습니다. Gut buster burger라는 건 미국에서 장난삼아 나오기는 하였는데. 이런 본격적인 햄버거가 나오다니 놀라움을 금할길이 없네요. ㅎㅎ


미국의 상징같은 맥도널즈는 (맥도날드 아니죠~~ McDonalds 입니다) 미국내에서도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안가는 건 절대 아닙니다만.... Super size me라는 몸다큐가 그 병폐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맥도널즈의 햄버거를 주문하고 깜박잊고 그냥 방치한지 한달이 지난후 보니 마르기는 했지만 썩지 않고 그대로더라는 사실부터 시작하여 시간별로 구입하고 방치하여 결국은 몇년이 넘어도 절대 썩지 않았다는 유튜브 동영상까지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맥도널즈 햄버거뿐이겠습니까? 비슷한 업종의 햄버거 패티는 3가지 이상의 방부제를 사용한다고 하니 아마도 비슷한 상황일것 같습니다. 

암튼 햄버거의 문제는 단순히 칼로리의 문제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거기에 함께 먹는 후렌치후라이의 칼로리와 트랜스지방으로 바삭함을 더해주는 것하며, 그 기름의 재사용등의 문제까지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맥도널즈는 이런 이미지를 극복하고자 매장을 고급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메뉴도 이미지 개선을 위하여 여러가지의 샐러드를 추가하고 Junk food, fast food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려 노력중입니다만.... 흔한말로 호박에 줄그었다고 수박이 되는것은 아니죠. 

캘리포니아 여행자에게는 상식인 IN-N-OUT Burger
 
여행블로그를 보거나 혹은 이곳에 관광오시는 한국분들중에는 캘리포니아에서 꼭 들러야 할 곳으로 IN-N-OUT Burger라는 햄버거집을 꼽는 분이 많습니다. 


인앤아웃은 캘리포니아에서 1948년에 한 가족에 의해 처음 매장을 열었다고 합니다. 인기가 올라가며 처음으로 Drive-in-through 를 마련한곳이 바로 인앤아웃이라고 하네요. 맥도널즈나 버거킹과는 달리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 네바다 등의 캘리인근 주에만 지점이 있습니다. 그 수도 캘리포니아에 200여개라고 하니 전세계적 프렌차이즈인 위 두개의 햄버거 가게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구멍가게 수준이 됩니다. 그런데, 왜 이리 한국인에게 유명하고 또 현지인에게도 인기인걸까요? 

비밀은 바로 freshness 에 있습니다. 

Fast food (also known as Quick Service Restaurant or QSR within the industry itself) is the term given to food that can be prepared and served very quickly. While any meal with low preparation time can be considered to be fast food, typically the term refers to food sold in a restaurant or store with preheated or precooked ingredients, and served to the customer in a packaged form for take-out/take-away. 

라고 위키에서 밝혔듯이, 패스트푸드란 빠른 시간내에 조리되어 손님에게 제공되는 음식의 총칭입니다. 빠른 시간에 조리하려다 보니 당연히 몇가지를 포기해야 하죠. 이미 반쯤 조리가 된 식재료를 대량으로 공급받아 이를 서브직전에 빠른시간안에 완성시켜야 하기때문에 천천히 그릴로 조리할수 없어 기름을 두른 팬에서 빨리 조리하고 햄버거번에 올리기 직전 gril mark만 찍어 올리는 방식을 택해야 하죠. 실제로 대부분의 fast food burger는 이렇게 만듭니다. 냉동패티는 기본이구요, 프렌치프라이의 감자마저도 이미 반쯤 조리되어 냉동된 것을 튀겨냅니다. 

인앤아웃버거의 모토는 창립이래 바뀌지 않았다고 합니다. 절대 냉동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주문을 받고나서 햄버거패티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프렌치프라이용 감자는 튀김기름위의 전용 커터로 바로 생감자를 잘라서 튀기는 것이 보입니다. 그래서 조리 시간이 다른 곳에 비하여 비교적 긴 편입니다. 그렇다고 이를 slow food로 분류할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fast food죠. 아래 사진은 바구니에 담겨 나오는 전형적인 인앤아웃의 더블더블이네요.



그런데.....긴시간을 기다려 받은 햄버거는 많은 분들이 극찬할만큼의 나중에라도 오래 기억될 그런맛은 절대 아닙니다. 햄버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인 생각일수도 있으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맛이나 냄새등은 버거킹이나 맥도널즈나 낫지 않나 싶네요. 오해는 마시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제가 양산햄버거를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구이용 고기류의 맛이나 냄새를 구성하는 요인은 단백질보다는 지방이 타는 냄새라고 하죠. 저가를 유지해야 하는 대형매장의 햄버거 패티에는 일정이상의 지방이 들어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고기의 질이 어떻다라고 이야기 할수는 없지만 어느정도의 고기품질을 유지할지도 잘 모르겠네요. 맛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몸에 더욱 좋지 않은 고기의 지방 성분이 맛을 더욱 좋게 해준다는 것은 맞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아마도 인앤아웃의 햄버거패티에는 지방성분이 조금 적은지 혹은 집에서 해먹는 햄버거처럼 그릴을 해서 그런지 구수함이나 입에 쫙 붙는 그런맛은 아닌것 같습니다. 비교적 딱딱하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육즙이 살아있는... 뭐 그런거 잘 모르겠네요. ㅠㅠ 집에서 해먹는 햄버거는 육즙, 맛 뭐 이런거보다 그냥 몸에 덜 나쁠것 같은 그런 느낌이 팍팍드는데, 이곳의 햄버거가 사실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프렌치 프라이의 바삭함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바삭함은 사실 생감자로는 그리 쉽게 재현하기 힘들 다고 하네요. Freshness를 위해 약간의 바삭함을 포기한 정도라면 비교적 이해가 쉬울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인앤아웃의 감자튀김이 맛이 없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인앤아웃은 이제껏 public 기업이 아닌 가족기업으로 주식상장도 되어있지 않은 곳입니다. 프렌차이즈이긴 하지만 주주들의 돈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고집스러운 천천함과 fresh라는 초기의 모토를 유지하여 나갈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앤아웃의 메뉴는 아주 단순합니다.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더블이라고 하는 더블버거가 기본입니다. 여기에 쉐이크와 프렌치프라이. 리필이 자유로운 음료수 종류가 다죠. 



물론, 셋트메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메뉴에는 나와있지 않은 Secret menu가 있습니다. protein style, animal style 같이 이름만으로는 잘 모르겠는 이름의 메뉴도 있고, 3 x 3처럼 아주 약간은 짐작이 가는 메뉴도 있네요. Protein style은 햄버거번이 없는 상추에 햄버거패티만 있는 스타일이라고 하고, 3 x 3은 페티를 3장 치즈를 3장 넣어 만든것이라고 하죠. 주문만 하면 이런 100x400도 만들어주나 봅니다. ㅎㅎㅎ 아찔합니다. 



솔직히 햄버거는 햄버거입니다. 칼로리는 다른 어떤 음식보다 많습니다. 다만, 방부제와 나쁜기름을 사용하지 않거나 혹은 재료, 조리방법에서 여타업체와  다른 점은 있으나 그래도 칼로리가 높은 햄버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네요. 그래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것은 바로 위에 열거한 것들 때문일테고, 맥도널즈 햄버거를 먹을바에는 차라리 인앤아웃의 햄버거가 낫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것 같네요. 햄버거는 어느 sit-down restaurant에 가도 점심메뉴에는 어김없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인앤아웃은 이런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비교적 중간쯤에 위치하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암튼, 빠름만을 추구하며 소비자들에게 나쁜음식을 강요하는 여타업체에 비교하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패스트푸드맛집 (?) 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작지만 강한 인기 Flame Broiler - the rice bowl king

저와 지수맘 둘의 직장이 거리가 가까운 관계로 가끔씩 (주로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 지수맘과 만나서 점심을 함께 먹습니다. 거의 90%쯤의 비율로 늘 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Flame broiler라고 하는 곳입니다. 


메뉴는 쉽게 이야기하면 고기 덮밮입니다. 쇠고기 혹은 닭고기를 밥에 얹어 주는 형식으로 흔히 11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의 Yoshinoya에 비교되곤 합니다. FB는 이제 겨우 십여년의 역사를 가진 곳이죠. 먹는 순간 한국의 맛이라는걸 알게 될만큼 고기의 양념이 한국식입니다. 한인사장님이 처음으로 한국인이 많이 사는 Fullerton이라는 곳에 고기덮밥집을 오픈하였고, 점차 인기를 끌며 우리가 가는 La Jolla에 처음 프렌차이즈점을 오픈한 이래 현재는 캘리포니아에만 77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라고 합니다.  



요시노야의 경우 흥건한 불고기 스타일인데 반하여 FB는 그릴에서 바베큐 스타일로 구워 얹어주는 형식입니다. 일반적인 평은 요시노야에 훨씬 앞서 있습니다. 요시노야는 사실 일본, 한국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반면, FB는 서양인들에게 더욱 폭넓게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처음 일본 여행을 가서 가난한 여행객의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주면서도 충분한 영양을 주었던 요시노야의 고기덮밥에 감동한적이 있습니다만......흥건한 덮밥에 거부감이 있는 서양인들의 기호에는 확실히 FB의 덮밥이 매력적입니다. 요시노야의 미국내 진출의 전략에는 약간의 문제가 잇지 않을까 하네요.

가격도 6불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bowl에 밥, 스팀한 야채, 그리고 맛이 제대로 배어 잘 구워진 갈비, 닭고기등이 얹어진 works라는 한끼에 충분한 음식을 먹을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개념으로 fast food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칼로리는 햄버거보다는 조금 낮은 편이지만 상당한 칼로리이긴 합니다. 다만, MSG를 사용하지 않고, 닭은 껍질을 다 벗겼으며, 튀기지 않고 트랜스지방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홍보문구처럼 아주 깔끔하고 담백한 맛입니다. 주문시에 현미 (brown rice) 냐 백미냐를 고를수도 있어 고객의 기호에도 충분히 대응하도록 되어있네요. 여기에 뿌려먹는 Magic sauce와 Magic hot sauce는 따로 구입하고 싶을만큼 맛이 있습니다만 소매로 파는 곳은 없네요. 이 소스만 따로 만들어 공급하는 회사가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소스자체로 칼로리가 상당할듯 하지만 안뿌릴수 없을만큼 중독성이 강합니다. ㅠㅠ

사실 건강을 생각한다면 현미에 그릴 닭고기 덮밥이 좋을것 같습니디만, 늘 works를 시키게 되네요. 

카운터 옆에 수줍게 써있는 Kimch availablle이라는 문구를 제외하면  그 어디에도 한국적이라거나 한국이름을 영문화하여 써놓은 특정 문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미국인들의 입맛을 한국화시키는 무서운 음모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ㅎㅎ 솔직히 이런식의 한식의 세계화 (?) 결코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현지화에 무난히 성공한 케이스가 아닐까 하네요. 여행중이시거나 혹은 주위에서 Flame broiler라는 상호를 보시면 한번 시도해 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절대적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습니다. 
 
암튼, 왠지 건강에 좋을것 같은..... 하지만, 칼로리 높고 결국에는 햄버거이거나 혹은 붉은 고기인 위 두 맛집들. ㅠㅠ 점심시간에는 언제나 붐비는 곳입니다.

가끔씩이라면 괜찮을듯 싶네요. 



어떠신가요? 이제 저 위의 제목에 수긍이 가시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