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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덤한 샌디에고 이야기

동네학교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ㅠㅠ

지난 금요일 (2010년 10월 8일) 아주 무서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희가 사는 지역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토요일 한인타운이 있는 가든그로브에 쇼핑을 가는 길에 이상하게도 road block이 많더군요. 심지어 어떤곳은 경찰이 막고 있고 주민만 신분증을 검사해서 들여보낸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워낙 안전하고 부유한  동네라서 그냥 동네행사가 있다보다 라는 생각만 했고 곧 잊었네요. 주말동안 바빠서 뉴스도 제대로 못보다가 월요일 접한뉴스는 경악스러웠습니다. 

바로 Kelly Elementray라고 하는 샌디에고에서도 학생들 성적으로 3위 이내에는 들어가는 공립학교에 총기로 무장한 gunman이 금요일 아침 펜스를 넘어 침입하여 쉬는 시간이라 운동장에서 놀고있던 아이들에게 총기를 난사하였다고 합니다. 범인은 총기난사시에 LPG 가스통을 들고 있었고,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몇개의 탄창을 더 준비하였다고 하네요. 


우선 총은 아이들을 향해 발사되었으나 직접적으로 맞은 아이들은 없지만, 7살 8살 된 아이 둘이 경미하게 부상당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만 곧 회복이 되었다고 합니다. 

인근에 살던 이웃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목격하고는 총기발사후 곧바로 뛰어들었고, 근처에서 공사를 하던 공사장 인부 둘에게 소리를 질러 함께 추격을 하였다고 하고, 그중 한명의 인부가 자신의 트럭을 몰고 범인을 추격 차로 치어 쓰러뜨려 경찰이 올때까지 제압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 일어났지만 일반인의 재빠른 판단으로 5분정도만에 상황이 진압이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영화같은 일이지요. 범인이 준비한 총탄의 숫자나 gas tank등으로 미루어 보아 훨씬 끔찍한 일이 일어날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 그들의 판단과 행동은 가히 영웅적이라고 말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Kelly Elementary school은 한국아이들도 많이 다니는 곳입니다. 딸아이가 얼마전까지 다니던 학교와는 2-3마일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학교에 데려다 줄때는 늘 지나가던 곳이라서 더욱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Kelly Elementary가 있는 지역은 사실상 상당한 수준의 동네입니다. 샌디에고 전체는 비교적 안전한 곳이어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우범지대같은 곳은 별로 없는 곳입니다. 그리고 흔히 이야기 하는 부촌들이 많아 특히나 이런 지역은 한밤중에도 전혀 위험하지 않죠. 그런데, 이번 일로 그 경계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위험과 안전은 어느 지역에서는 멀리 떨어진 개념같지만, 실상은 종이한장의 차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바로 미국의 총기소지를 금하지 않는 법때문이죠. 

수년에 한번은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총기를 규제하자는 요론이 들끓지만,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총기휴대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불법화 하자는 사람들의 의견을 넘어서는 것도 원인이 되겠지만, 총기사업을 하는 회사들의 정치권 로비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상 현재 총기를 규제하기 시작하여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일만큼 총기문제는 가까이에 있습니다. 

마이클무어 같은이는 Bowling for Columbine이라는 비판형 다큐멘터리 필름을 통하여 이런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탐구하기도 하였지요. 


1999년 4월 미시간의 콜롬바인이라는 고등학교에서 그 학교 학생이던 딜란과 에릭이라는 학생이 900여발의 통을 난사하여 1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사를 죽이고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러한 사건의 원인으로많은 사람들은 헤비메탈이니 폭력적인 게임, 영화등에 의한 영향이니 하는 것들을 들었지만, 마이클무어는 좀더 근원적인 미국의 폭력성과 합법적인 총기판매에 그 원인을 돌립니다. 사실 이런식의 원인분석이 그만의 독특한 시각은 아닙니다. 기본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는 이런 단순한 고리를 잘 알고 있지만, 쉽게 밖에 드러내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정신병력만 없고 나이만 되면 누구나 쉽게 살수 있는 것이 총입니다. 들어가 본적은 없지만 총기를 파는 곳은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에서 쉬게 발견할수 있습니다. 심지어 미시간 같은 곳은 은행구좌를 만들고 일정금액을 예치하는 고객에게 간단한 background check뒤에 사은품으로 총을 주는 곳도 있다고 하네요. 이런 사진을 발견하였습니다. 헐!



어디를 가든 일상적으로 볼수 있는 길거리 사인입니다. 바로 Gun Show!!! 


얼마전 작고한 벤허라는 영화의 주인공인 찰튼헤스톤이 회장으로 있던 전미총기협회는 막강한 파워를 지닙니다. 정치권에 말이지요. 마이클무어의 말대로 총에 대항하는 길은 총밖에 없다는 공포마켓팅은 바로 총기협회의단골 케치프레이즈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총기에 대한 자세인것 같습니다. 



이런 사고가 일어날때마다 총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결국은 흐지부지 끝이 나버리는 오늘의 미국입니다. 휴!! 

끔찍한 일을 겪고 주말을 지낸후 학교는 정상화하기로 하였으나 11시부터 시작한다고 하네요. 학생들이 돌아온 학교앞에는 학부모중의 한사람이 영웅적인 행동을 했던 세사람에게 감사를 전하는 메시지를 적은 차를 남겨두었답니다. 

(Kelly 가족들은 용감한 영웅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현장에 있던 아이들이 하루빨리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길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