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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커피 이야기 - 브리카를 영입하다

저는 커피를 아주 좋아합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아주 좋아합니다. 

전 로스트 커피만 보고 혹은 냄새로 과테말라산인지, 혹은 이디오피아 커피인지를 가려낼 안목도 어떤 커피가 신맛이 더하고 깊은 맛이 있는지 등등의 전문적인 지식이 전무합니다. 그렇지만 전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니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판기 커피라고 하는 달달이 커피, 봉다리 코피를 좋아하였죠. 그런데, 최근 수년동안은 이런 봉다리 커피를 전혀 가까이 하지 않고 에스프레소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싸게 구입하려 해도 기십만원은 한다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일요일 아침을 풍성하게 해줄 에스프레소를 뽑아 지수맘과 함께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마시는 한잔의 커피를 사랑합니다. 에쏘를 그대로 마셔줘야 커피를 제대로 마시는 거라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전 써서 그렇게는 못마십니다. 전 전문가도 아니고 커피를 제대로 마시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제겐 중요한건 쓴커피를 아주 달게 마실수 있는 전문성 (?) 이 아니라 커피를 준비하거 마시는 약 30분간의 평화와 여유이기 때문입니다. 커피는 기호품이죠. 특히나 요즘처럼 커피의 종류가 많은 때, 에스프레소만이 진리다 라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핸드드립도 또 우유를 담뿍 담은 혹은 쵸콜렛을 머금은 베리에이션 커피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최고의 카피가 될수 있기때문이죠. 봉다리 커피라도 신새벽에 모닥불위에서 끓여내어 훌훌 불며 마시는 커피가 최상의 커피일수도 잇다는 생각입니다. 서론이 기네요. 

암튼, 전 수년간 주말마다 모카커피를 만들어 마십니다. 
바로 요넘...... 


그 유명한 비알레띠의 모카포트는 아니지만 수년간 제 곁을 지켜준 stove top espresso pot입니다. 밑의 보일러에 물을 붓고, 중간필터층에 커피를 넣어준후 윗부분과 합체하여 중불에서 끓여주면 물이 끓어 생긴 수증기가 약간의 압력에 의하여 올라오면 중간 커피필터을 밀고 커피를 추출 윗부분에 고이게 됩니다. 이렇게 받아진 커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수증기에 의하여 추출된 것으로, 비교적 긴시간에 추출하는 드립커피에 비하여 적은 카페인을 함유하면서도 필터페이퍼에 커피의 풍미를 빼앗기는 일 없이 또 기름기등의 성분을 빼앗기는 일없이 받을수 있어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죠. 게다가 고급머신에 비하여 아주 저렴하기 그지없는 스토브탑 제품은 전세계에 1억개가 팔려나갈만큼 인기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가정의 필수품이라 하네요.  암튼 수년간 제 곁을 지켜주던 요 녀석이 갑자기.....흑흑흑

그래서 지수맘이 TJMAXX에서 발견하고 영입한 빨간주전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추출이 잘 되지 않습니다. ㅠㅠ 모양은 참 예쁜데 말이죠.. 

그래서 결국은 아마존에서 4인용 Brikka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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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있는 넘이 오늘의 주인공 Brikka죠.

Brikka는 기존의 모카포트에서 진일보한 성능으로 출시된 제품입니다. 아무래도 보통의 모카포는 순수하게 수증기의 압력으로 추출되게 되어있으나, Brikka의 경우는 여기에 아주 약간의 압력을 더 걸어줍니다. 수증기가 일정한 압력이 걸릴때까지 가두어 두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온도도 올라가고,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하는 구조로 보다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추출이 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Brikka에는 중간에 제법 큰 벨브같은것이 있는게 보이시죠? 



그렇다 보니 끄레마 형성이 더 잘된다고 하는데, 사실 압력때문에 생기는 황금색 거품인 끄레마가 커피의 풍미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즐기는 것은 평화와 행복이다 보니.....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맛에는 전혀 둔감한 사람이 되는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답니다. ㅎㅎㅎ

암튼, 모카포트의 쫄쫄대며 올라오는 커피추출과는 다른 박력이 Brikka에는 있습니다. 
비디오를 보시면........ 


이렇게 화산분출까지는 아니라도 압력이 걸렸다가 갑자기 추출되는 모습을 보시수 있죠?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는 그 풍미가 참 좋습니다. 모닝롤과 함께 하여도 좋고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하여도 좋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되죠. 

물을 붓고, 커피를 갈아 필터층에 넣고, 합체하여 중간불에서 커피를 추출합니다. 추출한 커피를 커피잔에 넣은후, 쵸콜렛시럽을 넣어줍니다. 그 위에 전자렌지로 적당히 데운 우유를 부어주죠. 미리 데운 우유로 만들어 둔 우유거품을 얹어주고 다시 쵸코시럽으로 장식을 해주는 상당히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한잔의 커피가 완성이 됩니다. 물론 다 마신후에 커피팟을 잘 씻어 조시켜주는 것까지 참으로 손이 많이 갑니다. 그렇지만 이ㅣ제껏 단한번도 귀찮다고 느낀적이 없고 다른이에게 맡겨 본적이 없는 제 고유영역이 되었지요. 어떤 맛의 커피가 나올까 늘 두근거리며 커피를 만들게 되네요. 

암튼 새 식구도 영입하였으니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커피생활을 즐겨야 할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하면 비교가 안될만큼 저렴한 편입니다.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정말 귀찮지만, 그대신 그 시간만큼의 평화와 행복을 맛보실수 있을겁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시도해 보시길....ㅎㅎㅎ 

아주 간단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는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커피를 만드는 방법을 담은 그림이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닙니다. 그중 하나를 퍼왔네요.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