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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리더 이야기

전자책 시장동향) Nook 컬러 너 뭐냐?

가열되는 전자책틀 시장에서 킨들에 대한 확실한 대항마로 여겨지던 반즈앤노블의 누크가 갈짓자 행보를 보이는듯 합니다. 킨들3에 대항하여 조만간  Nook2가 출시되겠거니 했는데, 난데없이 LCD를 채용한 Nook Color를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미라솔이나 Liquevista가 아닌 (미라솔, Liquevista는 전자종이개념에 기반을 둔 컬러전자종이 기술입니다) 본격 태블릿도 아니고, 동영상 기능에 충실한 엔터테인먼트 기기도 아니며, 어디든 들고 다니며 인터넷에 연결할수 있는 3G, 4G등의 connectivity도 보이지 않는 Wi-fi만 장착한 어정쩡한 포지셔닝의 책틀(?) 을 내놓았네요. 



분명한것은 현재로서는 이 요상한 물건이 Nook 2 격이라는 것입니다. 

태블릿시장이 본격화될것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만, 전자종이를 이용한 책틀시장도 그 어느때보다 강세임에도 반즈앤노블은 일견 무리수를 둔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혁신성의 늪에 빠진듯하네요. Nook가 처음 나왔을때 보여주었던 창의성과 혁신성은 전혀 보이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맞추기에 급급한 행보로만 보여지니 답답하기까지 하네요. Nook가 나왔을때 극찬을 했었는데 말이지요. 

태블릿은 Ultra mobile computing을 상정한 제품들입니다. Nook color는 컴퓨팅이 아닌 reading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를 OS로 두고 있는데, 프로세서등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컴퓨팅을 하기에는 부족한 프로세서를 사용함에 틀림이 없어보입니다. 아이패드나 곧 미국에서 정식출시될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삼성의 갤럭시탭의 일부 기능만을 가졌다고 보면 될것 같네요. 일단은 Wi-fi를 이용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접속, 이메일, 인터넷 브라우징 등을 액세서리격으로 집어 넣었지만, 주 기능은 무척이나 익숙하게도 전자종이 전자책틀에 사용하는 스펙을 사용하네요. 지원포맷, 지원 미디어 등등...... 단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가격입니다. 250불이네요. 10인치 화면에 630불인 아이패드나 400-500불 사이에서 가격이 책정될 갤럭시탭에 비하면 무척이나 낮은 가격이라고는 하나 책이나 잡지구독용으로 LCD를 사용한다는 부담까지 작용하면 그 가격마저도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어쨌든 낮은 사양의 CPU, 한세대전의 LCD패널을 사용하여 가격은 엄청 낮추었으니 태블릿형 단말기의 대중화에는 기여할듯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을것 같습니다. 우선, 아이패드의 깔끔한 작동성과 편의성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무척 답답해할것 같은 기능성이 가격의 우위를 누를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반즈앤노블에서 자사의 기기를 어떤식으로 포지셔닝하였든,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저 책을 읽기위한 도구로만 받아들이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유튜브를 보고 싶어할테고, 어디서든 트위터에 연결하고 싶어할테지요. 안드로이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안드로이드앱을 사용할수는 없다고 하니 (언젠가는 지원이 되겠지만...) 이 또한 반쪽짜리 안드로이드 기기로 기록될테구요. 

7인치의 터치패널 LCD.....어디서 많이 들어본..... 갤럭시탭의 사양입니다. 



7인치는 6인치에 비하여 넓다고는 하지만, 10인치에 비하면 겨우 3인치 작은 정도가 아닌......이정도입니다. 



주로 6인치인 전자종이책틀을 사용하며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PDF 사용의 불편함입니다. 논문한 쪽을 한페이지에서 읽을수 없는 크기입니다. A4보다 조금 짧고 넓은 letter 사이즈 혹은 A4사이즈보다 큰 온갖 매거진을 수용하기에는 왠지 부족한 사이즈가 바로 7인치입니다.  9인치정도가 되어야 흔히 보는 프린트된 페이지나 잡지에 상당하는 정도가 되는데, 7인치는 그런 면에서 좀 작죠. 태블릿이라는 포지셔닝이라면 원래 PDF를 염두에 둔 기기가 아니니 그렇게 넘어갈수 있겠지만..... 적어도 reader를 추구한 책틀이라면 한번쯤 크기에 대한 고민을 더 했어야 하지 않나 합니다. 물론, 8~9인치정도의 LCD reader가 나왔다고 해도 저라면 절~대 구입을 고려하지 않았을겁니다만...... 논문한편, 잡지 하나 보려고 눈 빠지느니..... ㅠㅠ (LCD모니터로 보는것과는 눈과의 거리때문인지 보다 밝은 화면때문이지 눈이 더 아프더라구요 ㅠㅠ)

뭐 요즘 젊은 사람들이야 LCD에 너무 익숙해서 눈의 피로를 많이 느끼지 않는다고 반박을 하긴 합니다만, 과연 장기적으로 눈에 피해를 주지 않을지는 정말이지 의문입니다. 암튼, 장시간 독서하기에는 아이패드나 다른 LCD 기반 태블릿은 적당하지 않습니다. 아이패드출시로 전자종이 기반의 전자책틀업계에의 공습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무척이나 당황했던것도 사실입니다. 킨들이나 누크가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기기로 지원기기를 늘려가며 더욱 어두운 전망을 쏟아내기도 하였습니다..........만, 그 영향은 사실 현재까지는 그리 크지 않은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바로 장시간 독서에 적합하지 않은 LCD의 한계때문이죠. 그 어떤 새로운 기기든 출시되면 일시적으로 도서의 구매가 갑자기 늘어나게 됩니다. 아이폰을구입하면 초기에 새로운 앱들을 정신없이 구입하고 인스톨하게 되는 것과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 안정이 되면 그 속도가 많이 떨어지죠. 또, 아이패드를 포함한 3G 태블릿은 독서에 집중할 환경을 주지 못합니다. 태블릿으로는 할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아무리 시간이 오래지나도 종이책이 사라지지는 않을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태블릿이 아무리 보급되어도 전자종이의 효용은 사라지지 않을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들을 잘 알고 있을 반즈앤노블에서 LCD를 차세대 reader로 들고 나왔으니 다른 이유가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Nook Study를 위한 포석?
텍스트북의 전자책화는 캘리포니아를 주축으로 몇몇 주에서 현재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이사용을 줄여 나무를 보호하자는 그린시스템이라는 큰 밑그림이 있지만, 무엇보다 앞서가길 좋아하는 캘리포니아의 정서도 한몫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과 달리 이곳의 공립학교에서는 고등학교라도 학생이 책을 구입하지 않습니다. 주정부에서 구입하여 해당학년도의 학생이 사용하고 대물림하여 다음학년도의 학생이 사용하는 식이 됩니다. 물론, 훼손된 책은 다시 채워놓아야 하며, 몇년만에 한번씩이 되었든 새로운 버전의 책으로 전면 교체해야 할 시기가 오고, 이럴때는 상당한 재정부담으로 다가오는것이 사실입니다. 당연하게도 종이의 소비는 엄청나기도 하며, 그 새로운 버전은 새로운 지식을 담기보다는 아주 적은 양의 추가사항이나 레이아웃의 변경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교과서의 보급은  상당한 메리트를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버전의 책도 전체를 바꾸기 보다는 supplement (추가) 형식으로 아주 적은 비용으로 대체가 될것으로 보이구요, 교과서의 특성상 멀티미디어의 채용도 두드러져서 학생들의 이해를 돕게 될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곳의 교과서는 정말 엄청나게 크고 무겁습니다. 5학년만 되어도 벌써 가방은 빵빵하고, 사물함이 있다고 하여도 숙제등이 많으니 당연히 대부분은 가지고 다닙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종이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시대의 요구가 그러하다면 어쩔수는 없을듯 합니다. 


Nook는 얼마전부터 전자텍스트북의 시험에 상당한 힘을 기울여왔습니다. 바로 Nook Study라는 시스템입니다. 



대학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를 전자책화하고 멀티미디어화하여 학생이나 교수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책을 구입하거나 대여할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 비용은 정확하게는 알수 없으나 종이책에 비하여 상당히 저렴 (significantly lower) 하다고 하네요. 

반즈앤노블은 이에 앞서 대학 교과서의 대여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종이책을 일정기간 대여하는 것으로 학기가 끝나면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기간에 따라 판매가격의 40-60%를 책정하였습니다. 도대체 교과서가 얼마나 하기에 대여까지하느냐 하시겠지만....또 우리의 정서로는 교과서는 소장하며 들고 파는 것이지 빌리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시겠지만.... 이 아이들 교과서는 원래 학교에서 일년기간으로 대여하는 (무상으로) 일에 익숙하기도 하고, 그 과목이 끝나면 그리 큰 소용이 닿지 않는것으로 알기에 새 교과서를 구입했다 하더라도 중고책으로 내놓기도 하고 그렇답니다. 먼저 생물학같은 경우 대학교과서는 150불이 넘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외국어 교과서의 경우 200불이 훨씬 넘어간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정부뿐만 아니라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부모, 자신의 힘으로 대학에 다니는 넉넉하지 않은 학생 모두에게 사실은 전자텍스트북은 커다란 요구가 되었습니다.  

전자텍스트북은 종이책과 달리 멀티미디어에 충실하고, 관련항목을 찾아보고 정리하고 하는 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노트를 집어 넣거나 하이라이트 등이야 뭐.....ㅎㅎ 거기에 리포트를 작성하고 그자리에서 교수에게 이메일로 전송하는 등의 시스템까지 갖추었으니 상당한 혁신이라고 말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암튼 그런데, 마땅한 플랫폼이 없습니다. 전자종이책틀을 사용해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전자종이는 교과서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반응성이 너무 느린탓입니다. 교과서의 특성상 앞뒤로 왔다갔다 하거나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거나 하는 경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할만큼 반응성이 아주 떨어집니다. 멀티미디어 컨텐츠는 거의 생각도 못하죠. 작은 크기도 문제입니다. 또한 학생들이 매일처럼 들고다니며 책처럼 쓰기에는 너무나도 약하여 부담이 큰것도 사실이죠. 조금만 눌러도 패널이 깨집니다. 결국은 몇가지의 시험을 하였으나 효용성은 떨어져 전자종이 책틀은 그 플랫폼에서 제외되었을것으로 압니다. 

다음은 노트북PC가 되겠습니다. 현재도 현실적으로 Nook Study를 지원하는 기기로는 노트북컴퓨터를 들고 있습니다. 대학생 이하의 각급학교에 적용하려면...... 컴퓨팅에 익숙한 요즘 세대의 아이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금방 적응하곤 합니다. 그런데, 노트북컴이 아무리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도 개개인의 학생에게 지급하기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게 되고, 또 학생에게 부담지우기에도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닙니다. 각자 부팅시간이나 스펙등을 고려한다고 하면....종이책이 100배 낫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도 대학에서는 강의시간에 노트북이나 맥북같은 기기를 펼쳐 내놓는 풍경은 그리 어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만, 초중고에서는 그다지.....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바로 요즘 불붙기 시작한 태블릿에서 찾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충격에 강한 패널에 9-10인치 정도의 화면이라면 복잡한 생물학책도 거뜬히 담을수 있을 정도가 되겠죠. 인스턴트 부팅도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또 가격입니다. 이러한 정도의 스펙이라면 그 가격은 아이패드처럼 600불 가량이 될것입니다. 대학생을 위한 텍스트북책틀이라 할지라도 그리 만만한 가격은 아니죠. 고등학교나 그 이하의 학교라면 더더욱 큰 부담이 될것 입니다. 게다가 공부용으로만 사용하기에는 기능이 너무 많습니다. 공부보다는 트윗이나 영화보기등에더 많은 시간을 쏟을것 같은.......... 

Nook color는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바로 Nook Study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지금은 크기가 7인치로 작은 편이지만, 떨어질대로 떨어진 LCD가격을 생각한다면, 9인치로 올려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200불 가량의 가격대를 생각한다면, 대학에서라면 충분히 통하지 않을까 하네요. 아무리 맥북에어같은것이 아무리 가볍고 얇다해도 태블릿 스타일에 비하면 다루기가 어렵죠.  

전자종이책틀의 최강자 킨들에 경종을 울리고 미래의 책은 바로 전자책이라고 하는 비전을 갖고 있는 반즈앤노블이 차세대책틀로 들고나온 누크신버전이 LCD라니...... 본격적인 태블릿도 아니고 결코 납득하기 힘든 책틀로 특화된 저가의 터치LCD라니...... 하는 의문에서 생각해본 가상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잘빠르게 진행되는 전자교과서 시장을 서점하기 위한 노력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자종이 기반의 Nook2가 출시 없이, Nook color로 그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특별히 컬러가 필요없는 일반전자책에서 킨들과의 경쟁은 커녕 막 시작한 Borders에도 형편없이 밀리는 최악의 자충수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전자책이 종이책 판매를 앞지른지는 상당히 되었습니다. 극히 폐쇄적이던 킨들이 오프라인에도 킨들3를 전시하며 판매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고, 새로운 펌웨어로 초기에 그렇게 비웃던 Nook의 기능인 지인에게 책을 빌려주는 기능을 채용하였습니다. AZW editor를 공개하기로 하여 퍼스널문서의 킨들포맷으로의 사용자 위주의 전환도 용이하게 되며, 출판사를 끼지 않고 개인 저자들의 책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제가 그동안 수도없이 비판해왔던 킨들의 문제점이 사실상 하나씩 해결되어가는 형국이네요. 이제 킨들 까는 재미도 점차 사라질듯 합니다. ㅠㅠ 킨들비판의 목적은 바로 사용자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부당함을 알리고, 제대로 자리를 잡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알아서 발전된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아마존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됩니다. 

암튼, 그런 시장의 움직임을 분명히 알고 있을텐데도 이런 방향을 바라보는 반즈앤노블의 행보는 여러가지로 헛갈립니다. 시장역행의 단 하나의 이유라면 바로 저런 포석이 아닐까 하구요, 혹시 아니라면 반즈앤노블은 상당히 힘들어 지지 않을까 하네요. 만약 반즈앤노블의 전자텍스트북의 모델이 성공한다면, 아마존은 당연히 동참하게 되겠죠. 아마도 그때는 미라솔, liquevista를 채용한 컬러킨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즈앤노블이 보유한 방대한 컨텐츠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