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로 촉발되어 시작된 타블렛 (태블릿이 더 비슷한 발음이나 보통 사용되는 식으로 타블렛이라 쓰겠습니다) 의 열풍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2010년은 타블렛의 세상이 될것으로 내다보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타블렛의 세상은 2011년이 될것 같긴 하지만요.
타블렛 PC란 외부키보드부분을 없애고 전면터치기능을 장착한 간단한 버전의 컴퓨팅이 가능한 휴대용 기기라 정의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버추얼 키보드를 사용하므로 사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으나 개인용 휴대통신이나 인터넷등의 간단한 컴퓨팅, 음악, 동영상 등등의 멀티미디어 기기로의 활용에는 충분한 정도의 능력을 보입니다. 물론, 현재까지는 iPad와 삼성의 갤럭시탭 (이하 갤탭) 정도가 타블렛이란 이름으로 불리우며 잘 알려져 있습니다.
(왼쪽이 아이패드, 오른쪽 갤럭시탭)
타블렛 컴퓨팅에는 아주 무거운 시스템소프트웨어가 어울리지 않는듯 합니다. 타블렛의 개념이 처음 나오고 초기 제품이 나온건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MS의 빌게이츠는 오래전 "타블렛PC는 PC의 미래다" 라고 할정도로 센세이션한 개념이었습니다만, 참혹할정도의 실패를 기록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타블렛을 '완벽한 PC'로 인식했던것 같습니다. 이동, 휴대 라는 개념에 거의 노트북정도의 성능을 갖추려고 한것이 요인인듯 합니다. 언뜻 문외한인 제가 보아도 약간의 무리인듯 한데 말이죠. 암튼 그 당시만해도 PC, 노트북 등등의 컴퓨팅은 가벼운 엔터테인먼트의 개념이 절대 아니었지요. 사무용이라는 개념이 훨씬 컸기에 개발자들도 소비자들도 그런 기준으로만 생각한듯 합니다. 거기에 하드드라이브대신 SSD 라는 플래쉬드라이브의 개발도 있었고, 중간에 넷북이라는 중간형태의 개념이 생겨 성능, 휴대성, 가격면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지요. 넷북자체는 거의 실패했다고 보아도 무방하겠지만요.
암튼, iPad가 선점한 타블렛의 시장에 우리의 '삼숭'이 뛰어들었고, 10인치냐 7인치냐의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잡스형님은 7인치는 시장에 나오자 마자 죽을것이라고 독설을 퍼붓더니 어제는 애플에서 7인치 아이패드를 만들거라는 보도가 나오더군요. 사실 크기는 소비자의 선택이 될듯 싶습니다. PDF 기술문서, 잡지등을 확대없이도 그냥 보며, 잡스형님이 시연한것처럼 소파에 앉아서 쾌적하게 인터넷 환경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iPad가 더 어필 할테고, 휴대성이 우선이라 한다면 갤탭이 개념이겠죠. iPad는 넓직하니 좋긴 한데, 부담스러운 크기인것은 맞더군요. 거기에 가격은 iPad가 32GB를 기준으로 볼때 $600 과 $730 (각각 WIfi only와 3G의 가격)입니다. 아이패드의 9.7인치에 비하여 크기가 엄청 작은 7인치의 갤탭은 2년약정을 끼고 $600 가량입니다. 2인치 차이인데 뭐가 엄청큰 차이냐 하시겠지만 아래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두배정도의 사이즈 차이를 보입니다. 대각선 길이이므로 면적으로 치자면 10인치는 5인치의 2배가 아닌 네배가 되는거죠.
암튼, 새로운 타블렛은 무거운 OS대신에 전화기에 들어가는 정도의 가벼운 OS를 채택합니다. 바로 아이폰에도 들어가는 iOS와 구글에서 개발하여 전화기에 넣는 안드로이드라고 하는 OS가 그것이죠. 발상의 전환인거죠. PC가 사무용에서 오락중심의 기기로 전환하면서 생긴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들고다니면서 일할 사람은 노트북 들고 다니며 즐길사람은 타블렛이라는 구분이 생기게 된것 같습니다. 요즘은 아이패드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양분되어 가는듯 합니다. 아이패드출시때 MS진영 (HP) 에서 Windows7 기반의 타블렛 슬레이트를 만든다고 발표하였다가 후에 기술적 한계때문에 접는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윈도우즈 진영은 복잡한컴퓨팅을 염두에 두었던것 같습니다. 대중은 그 사이 가벼운 소비의 대상으로 타블렛을 위치시켰습니다. 현재는 WM7 (Windows Mobile 7) 을 장착한 전화기가 등장하였고, 곧 WM7 타블렛도 양산될것 같습니다.
결국은 전화기 (iPhone, 갤럭시S)에서 할수 있는 소소한 컴퓨팅을 비교적 큰화면에서 구현하는것으로 충분하다는 암묵적 동의를 한셈이죠. 작지만 파워풀한 컴퓨터가 아니라 커다란 스마트폰으로 귀결이 된셈입니다. 아이폰으로 독보적기술을 가지고 있던 애플은 정확히 시장이 요구하는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아이패드를 세상에 내어놓았고, 소비자는 이에 응하여 휴대PC에 대한 개념을 이에 맞추어 정립하였습니다.재미있는 현상은 바로 언제나처럼 대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환상적인 시연모습을 보여주었던 잡스형님이 구현하던 대부분의 기능을 가지고 또 거기에 아이패드와 디자인까지 꼭 빼닮은 대륙의 짝퉁 ePad가 나왔습니다. 아이패드에서 불만이 제기된 전후면 카메라까지 달았더군요. 이런 류의 대륙의 산자이 짝퉁은 유사한 제품들의 발매로 이어졌습니다. 재미있다고 한것은 바로 이 짝퉁 ePad가 애플의 iOS 대신 (iOS는 애플의 고유 OS로 아무리 대륙이라도 이를 첨부터 만들어 장착할수는 없는일이었죠) 구글에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는 안드로이드라고 부르는 OS를 장착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안드로이드로 프로그램된 OS는 당연히 선행업체인 애플의 아이폰스타일을 카피하였고, 동작이라거나 구동하는 모습들도 빼다 박았습니다. 처음 이 짝퉁이 나왔을때 사람들은 유머게시판등에 "대륙의 ePad를 보라~" 등등으로 퍼나르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깨닫게 됩니다. 안드로이드로 이런게 되는구나 하는.... 아마도 산자이 사람들도 첨엔 아이패드짝퉁을 만들겠다는 일념뿐이었을것으로 압니다만 곧 깨달았을겁니다. "아니, 이게 장난아니네..." 뭐 이렇게 말이죠. ㅎㅎ 그 후 산자이는 아이패드짝퉁이 아닌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안드로이드패드를 만들기 시작하였네요. 오히려 Dell, Acer등등의 대기업의 안드로이드 타블렛 마켓에의 참여는 산자이 짝퉁이후가 될수도 있을것 같네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ㅠㅠ). Dell에서는 Streak이라는 모델을 또 Acer는 여러가지의 크기의 안드로이드타블렛을 최근에서야 생산하기 시작하였지요.
암튼 이런 배경을 가지고 시장은 아이패드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재편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타블렛의 용도는 사이드컴퓨팅과 엔터테인먼트가 될것이고, 현재로서는 결코 데스크탑이나 노트북검퓨터를 대체할수는 없습니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타블렛으로 논문을 쓰거나 회사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엄청난 인내심과 시간을 요할것입니다. 하지만, 비행기 여행중 DVD한편 보려고 노트북 꺼내서 부팅하고 하는 번거로움은 줄일수 있습니다. 또 이메일 하나 보내거나 지도 확인하려 컴퓨터 부팅하고 기다리는 일도 확연히 줄여줄듯 합니다. 분명한 용도만 정한다면 타블렛은 충분한 효용가치가 있을것 으로 보입니다.
누가 뭐라해도 안드로이드 타블렛의 선두주자는 대륙입니다. 대륙의 안드로이드는 독자적인 스트림을 구축합니다. 100불대의 언뜻보면 괜춘해보이는 이런류의 타블렛은 뽑기운등 약간의 위험성은 있지만 얼리어답터들의 욕구는 만족시켜주는듯 합니다. 이정도 가격이면 정말 쓰다 버리지 뭐 하는 정도거든요. 역쉬 대륙흉아들!
약 두어달전만해도 아이패드의 타블렛시장 쉐어는 부동의 98%정도였지요. 그런데 이 두어달 사이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무려 (?) 84%까지 시장쉐어가 줄었지요. 두어달 사이 약 15%의 안드로이드 타블렛 약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특히 삼숭의 갤럭시탭 아이패드에 대항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불과 한달도 채 안되는듯 한데 말이죠. 놀라운 일이죠. 한국에도 갤럭시탭을 비롯, 아이덴티티탭이라거나 올레패드, 우리패드등의 제품이 나왔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IT제품군에서 항상 한국에는 한참 뒤지는 미국에서 어떻게 이정도의 붐이 일었을까요?
현재 미국에서는 Walgreen이라는 약국에서도 Maylong 이라는 타블렛을 판매합니다. 가격은 소매가가 129불이랍니다. 세일이나 쿠폰등으로 100불안쪽에도 구입이 가능한것으로 압니다. 역시 대륙제품의 가격은 놀랍습니다. 이 타블렛은 빠른속도로 번졌고, 사실은 조악한 품질에 엄청난 욕도 먹었습니다만, 저가의 타블렛을 경험하려는 사람들로 대단한 판매고를 올렸다고 합니다. 사실 두달전만해도 전자제품 가게에 놀라가면 겨우 아이패드를 만져볼수 있는 정도였네요. 며칠전에 같은 곳에 들러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매장의 여기저기에 고가, 중가, 저가의 안드로이드 타블렛이 여기저기에 퍼져있습니다. 두달전에는 전혀 안보이던 모습이죠. 두어달전만해도 안드로이드타블렛은 절대 정착이 안될거다 하는 취지의 블로그 글이 많았습니다. 바로 아이패드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큼 매력적이지 않고 전자제품매장에서도 안드로이드타블렛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었지요. 그런데, 그 두달 사이에 일어난 변화는 정말 깜짝 놀랄정도랍니다. 며칠전에 살것이 있어 주방, 욕실, 가정용품 샵인 Bed, bath and Beyond에 들렀습니다. 입구쪽에 안드로이드타블렛이 두어개 진열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100-140불로 Sharper image, pandigiital 등에서 출시된 저가 안드로이드 타블렛이 거울, 타월 등등과 함께 팔리고 있는것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반즈앤노블 서점의 맨 앞에는 전자종이를 채용한 전자책틀인 누크와 안드로이드 타블렛인 누크컬러가 함께 진열이 되어있습니다. 사람들은 누크보다 누크컬러에 상당한 관심을 보입니다. 저도 누크컬러를 가지고 한참을 놀았네요. 누크컬러 넌 뭐냐? 라는 글을 포스팅한적이 있습니다. 전자책틀로서의 누크컬러는 분명히 에러다 라는 취지의 글입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요. 하지만, 제가 한가지 생각지 못한것이 있습니다. 바로 누크컬러가 해킹이 가능하고 바로 안드로이드타블렛으로 사용할수 있다는 점이었답니다.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갤럭시 S와 전화기능만 빼고 같은 기능을 사용할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 비싼 갤럭시탭의 성능에 비교할수는 없겠지만 유사한 기능을 누릴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기에 반즈앤노블은 1월부터 해킹없이도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수 있도록 오나전한 안드로이드 타블렛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예고했습니다. 가격은 $240정도였으나 싸구려티가 전혀 나지 않는 깔끔한 마감이 돋보이는 단말기더군요. K-mart는 Walmart, Target과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인 잡화점입니다. 이 K-mart에서 비교적 마감이 우수한 타블렛을 추수감사절 뒷날인 Black Friday 세일에서 $139에 판매하였습니다. 엄청난 안드로이드 타블렛의 공습이 시작된거죠.
이러한 현상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우선 수십년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온 박카스와 비타500의 예를 들어봅니다. 비타500이 짧은 시간에 박카스를 위협할 기능음료로 시장에 안착하게 된 이유는 여럿을 들수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동네슈퍼에서도 구입할수 있다는 점 이었다고 하네요. 약국에서 우루사와 함께 사는 박카스와는 접근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약사님의 손을 거쳐서 판매되는 박카스와는 달리 편의점에서도 그냥 손쉽게 비슷한 맛 (?) 의 음료를 살수 있으니 아무래도 손쉽겠죠. 안드로이드 타블렛은 탄생과 더불어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점은 바로 산자이가 촉발한 저가, 번듯한 전자매장에서만 살수 있을거라는 예상을 깨고 잡화점에서, 가정용품점에서, 서점이나 약국에서 싼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인것 같습니다. 화장실 휴지를 사러갔다 혹은 감기약을 사러갔다가 보이기에 싼김에 하나 사왔다는 말이 나오겠습니다. 한때는 전자제품의 총아로 각광받던 DVD기기를 공급량이 급격히 늘며 슈퍼에서 쌓아놓고 팔았는데, 컴퓨팅이 가능한 PC개념의 기기를 첨부터 그렇게 팔다니..... 이런 전가기기로 오랫동안 사용하기는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2011년에 본격적으로 벌어질 안드로이드 타블렛의 대공습에 대비하여 안드로이드라는 OS에 익숙해지기 위한 연습정도로는 손색이 없겠죠?
물론, 이에 고무된 대기업들도 각자 안드로이드 타블렛을 만들겠다고 선언하였고 또 이미 수많은 대기업 안드로이드타블렛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러니 진정한 의미의 대공습은 2011년이 되겠죠?
서론이 길었습니다. 전 제가 타블렛을 구입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컴퓨터로 놀기는 좋아하지만, 늘 컴앞에 있는데다 집에서는 짬짬이 iPod touch로 이메일 확인정도를 하는지라 그리 필요함을 느끼지 못했지요. 그런데, 이번 한국여행을 준비하며 컴이 없이는 이메일이나 블로그 체크등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한국에 가도 어디에든 컴은 있겠지만, 가족이고 친구라도 다른 사람의 컴을 쓰기도 좀 불편할것 같고, 어느 집이든 Wi-fi는 될것 같으니 차라리 타블렛을 하나 장만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알아보았지요. 갤탭은 Wi-fi버전이 없으며 iPad Wi-fi는 $600이상은 주어야 할것 같으니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전자책 업계에 이상한 기기들이 화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의 한 회사에서 만든 컬러전자책 단말기 PocketBook IQ라는 제품입니다. 솔직히 책을 LCD로 읽는다는 것은 이미 전혀 아니라는 결론이므로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이 제품의 OS가 안드로이드이고 Nook color (같은 안드로이드) 와는 달리 제한적이긴 하지만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할수 있다는 리뷰를 읽게 되었지요. 물론 저렴한 기기답지 않은 마감을 보인다고 하네요.
게다가 허걱! 가격이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악!!! 139불!!!!!
사실 얼마전까지만해도 7-8인치의 디지털포토프레임 가격이 이정도 였습니다. 지금은 80-100불 사이네요 (잘 찾아보면 대륙의 프레임으로 30-40불도 보입니다만...) 결국은 사진을 보여주는 일이 중심인 LCD포토프레임 가격에 비슷한 크기의 타블렛을 구입할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도 될듯 하지요. Wi-fi만 되는 아이덴티티탭 혹은 올레패드는 50만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사볼까 하기에는 아주 부담스러운 가격이네요. ㅠㅠ 한국에서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듯 합니다.
암튼 그래서 바로 망설이지 않고 구매.... ㅎㅎㅎ 그리고 안드로이드 타블렛에 관한 글을 쓰게 된것이구요. 사실 이 타블렛은 이번 여행을 위한 땜빵으로 구입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방문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오는 대로 사실은 보다 안정적이고 평이 좋은 가정용 기기를 구입할 예정에 있죠. 그때되면 아마도 이 7인치 기기는 주방에서 요리레시피 검색용이 되거나 지수 장난감 정도로 사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네요.
전자책 단말기는 결코 아니지만, 이북리더 이야기에 앞으로 틈나는 대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잼날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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