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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한국 여행기 3) 춘천가는 기차 아니고 전철 2 - 닭갈비 막국수와의 만남

계륵이라는 말이있습니다. 닭의 갈비를 뜻하는 것으로 살이 많지 않아 먹을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까운 것이 바로 계륵, 닭갈비랍니다. 닭갈비가 유래한것은 1960년대 돼지갈비 대용으로 닭의 고기를 사용한 불고기를 내놓은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아마도 춘천지역에 양계농가가 많지 않았나 하는 짐작도 해보는데요..... 암튼,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지 않고 춘천을 떠날수는 없죠. ㅎㅎㅎ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옛친구와 가족이었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그러나 제가 몸이 많이 안좋아 여러가지 폐만 끼치게 되었네요. ㅠㅠ 친구 늦둥이의 재롱을 보며 시간 가는줄을 모르겠더군요. 수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ㅎㅎ 

저녁식사는 당연히 닭갈비. 남춘천역에서 조금 떨어진 온의동 닭갈비 거리라는 곳입니다. 사실 닭갈비 골목하면 주로 춘천 명동의 닭갈비 골목을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만, 우리가 찾아간 곳은 온의동. 명동의 닭갈비골목은 남춘천역이 아니라 춘천역에 더 가까운듯 합니다. 사실 온의동 닭갈비 거리도 남춘천역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어 걷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 보이더군요. 두군데 다 가까운역에서의 교통이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데, 각 명물거리당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춘천을 찾는 여행객에게 훨씬 편할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벌써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요. 경춘선시절에는 기차표를 내미는 손님에게 10%의 할인혜택을 주는곳이 많았다는데, 이번 경춘선 전철 개통을 앞두고 미리 10%정도 가격을 인상하였다는 보도도 있어 씁쓸하기도 하더군요. 암튼, 경춘선 전철화로 인하여 춘천의 먹거리 문화는 활기를 띄게 될것이 틀림이 없는듯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찾아간 닭갈비집 주인아저씨의 말씀에 따르면 경춘선 개통이후 평일에도 엄청난 인파가 몰려오고 있다고 하니 지역 발전에는 큰 영향이 있는것 같더군요. 

암튼, 우리가 찾아간 온의동 닭갈비집입니다. 짜잔.....




닭갈비는 뜯어먹을것이 없는 부위라지요. 이곳에서 사용하는 부위는 바로 닭의 다릿살이라고 합니다. 어찌나 부드럽게 씹히는지......  초기의 닭갈비는 숯불에서 구웠다고 하는데, 현재는 두꺼운 철판에서 굽는것이 대세라고 하네요. 사실 닭갈비는 이전에도 서울에서 먹어본 음식이긴 합니다만, 본고장에서 먹는 닭갈비는 역시 다릅니다. ㅎㅎ 예전 기억에는 고구마를 많이 넣어주었던 기억이.... 닭다리의 부드러운 식감이 아삭한 야채와 적당한 양념과 더불어 입에서 녹을듯 부서집니다. 시원한 동치미로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센스!!! ㅎㅎ 






미리 시킨 우동사리와 떡등이 가미된 닭갈비를 한판 먹고나니 기다리는 것은 앗싸! 볶음밥. ㅎㅎ






적당히 닭갈비를 남기고 철판을 긁어 제거한후, 밥과 김 야채등을 다시 넣어 슥삭 비벼 볶아주는 볶음밥은 일미죠. ㅎㅎ 제가 입맛을 잃어 식성대로 먹지 못한것이 한입니다. ㅠㅠ 

가격은 1인분에 1만원이니 그리 저렴하지는 않은듯 합니다.



특히 어르신들께는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워낙 유명한 곳이니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올테고, 될수있으면 어르신들께는 할인을 해드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눈이 내리는 늦은 평일 저녁이어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고즈넉해보이기까지 하더군요. 



배부르게 먹고는 밤늦게까지 이야기하느라..... 맥주 2병으로 네명이서 밤늦게까지....ㅎㅎㅎ

다음날 아침아파트 창 너머로 보이는 눈내린 춘천입니다. 


한국에서는 상당한 적설량인듯 합니다. 

거리는 금방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렸네요. 아침에 몸이 너무 안좋아 병원에 갔다가...... 점심무렵 막국수를 먹으러 나선 길입니다.  


친구가 강원대학교 교수로 있어 강대를 잠시 가로질러 스~윽 구경을 하구요.....ㅎㅎ 세미나 한다고 했으면 정말 큰일날뻔 했습니다. 무슨 예감인지 안한다고 미리 이야기했기에....ㅎㅎ


아마도 강원대 뒷편의 어디메쯤 되는듯...... 유명하다는 막국수집입니다. 



TV에 나왔다고 다 맛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꽤 유명한 곳인가 봅니다. ㅎㅎ


멋진 조형물도 있구요.....


실내에는 향수를 자극하는 연탄 난로가........
 

우선, 강원도에서 먹는다는 총떡입니다. 메밀전병에 채소를 싸서 먹는다는데, 제사에도 쓰인다고 하네요. 안에는 김치가 들어있고 특이한 맛인데, 아주 먹기 좋았습니다.  


그래, 바로 이맛이야~~~ 하는 맛이 절로 나오는 보쌈. 김치가 어찌나 맛이 있던지..... 

그런데.... 이때쯤부터 슬슬 조제받은 약기운이 올라옵니다. 갑자기 어지러워지며 헛발을 내딪게 되는....ㅠㅠ  


그러나 힘을 내서 먹어봅니다. ㅎㅎ

녹두 빈대떡도 식욕을 자극합니다. 


설정샷 찍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 부부!! ㅎㅎㅎ


이곳은 막국수 전문점인듯 합니다. 지금껏 나온 음식은 모두 입에 잘 맞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막국수는 말만 들어보았지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어 무척 기대가 되더군요. 처음 먹으면 그리 큰 맛을 못느낄거라고 하네요. ㅠㅠ 

암튼 이렇게 멋들어진 국수를 마주 대하니 몽롱해진 머리에 호랑이 기운이 솟습니다. ㅎㅎ


잘 비벼준 후에 육수를 듬뿍 부어 먹었습니다. 


음????? 무척 밍밍 합니다. 제가 기대했던 그런 맛은 아니네요. 동네 냉면집에서만 먹다가 마음먹고 찾아간 정통 평양냉면집의 냉면을 대한 그런 당혹감이랄까요? 양념과 육수만으로도 충분한 맛이 날듯 한데, 이상하게 면과 함께 먹는 막국수는 상큼하거나 입에 짝 붙는 그런 맛은 아닙니다. 정말 밍밍하다고 할까....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무척이나 소박하고, 투박하기까지 한 막국수의 맛은 여행객의 달뜬 마음을 차분히 식혀주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아마도 육구 자체가 자극적인 맛을 (신맛 단맛 등등) 완전히 배제한 것인듯 하다는 생각을 나중에야 했습니다. 그 당시에 약기운때문에 너무 몽롱해서 일일이 따져 볼 생각도 못했던것이 사실입니다만...... 춘천사는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런 순하고 투박한 맛이 나중에는 중독이 된다고 하는데, 아마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처음 먹어본 맛은...


맛없다....... ㅠㅠ 

그러나, 그전까지 먹었던 총떡이며 정말 맛있었던 보쌈, 녹두 빈대떡 등에 감동을 받아 막국수의 밍밍함은 충분히 용서해주기로 합니다 (이게 용서할 일인가요? ㅎㅎㅎㅎ). 

지수는 함께 오지 않고 어릴적 함께 자랐던 그집 딸아이와 명동으로 둘만 나들이를 나갔네요. ㅎㅎ 스티커 사진도 찍고 땡밥이라고 하는 볶음밥 종류를 먹었다고 합니다. ㅎㅎㅎ 

친구가 너무 잘해주어 좋은 추억만을 가지고 춘천을 떠날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로 돌아오는 길...... 다시 곤혹스러운 일이 일어났네요. ㅠㅠ 

또 전철 자리이야기 입니다. 
전날의 일을 교훈삼아 남춘천이 아닌 조금 먼 종점인 춘천역으로 갔습니다. 춘천역에서 표를 사고, 기착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려는데, 종점인 반대쪽 플랫폼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습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쪽이 기착플랫폼인데...... 이쪽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도대체 무슨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만 있었지요. 그렇게 잠시 술렁이고 있는 사이에 열차가 들어옵니다. 세상에..... 열차는 이미 많은 사람이 타고 있습니다. 아니 이게 도대체.... 바로 종점에서 미리리를 잡고 기지로 들어가 잠시 정비하는 사이에도 앉아 기다리다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종점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지요. 얼마나 자리를 잡기 어려우면.....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히려 한정거장 전인 남춘천에서 종점행 기차를 타고 자리를 잡아 기다리는 현상까지 일어난다고 하네요. ㅠㅠ 경춘선의 낭만은 커녕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낸 경춘선 전철은 정말....에휴!!! 

다행히 빠르게 돌진하여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만...... 한시간 남짓의 여행은 바늘방석이었답니다.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앉아갈수 있게 된것은 감사한 일이나 앞에 서계신 수많은 어르신들을 두고 앉아 있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ㅠㅠ 그렇다고 저 몸이 아파서요.... 하고 일일이 해명할수도 없고...... ㅠㅠ 다른 사람처럼 그저 처음부터 도착때까지 눈을 감고 끄덕이며 올수 밖에는 없었네요. ㅠㅠ  앞편에 말했듯이 운임이 무료다 보니 많은 어르신들이 춘천을 찾습니다. 큰 부담없이 어르신들이 교외나들이를 하게되셨으니 참 좋은 일입니다만, 춘천을 방문하는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겐 전철에 앉을 생각은 안하는것이 정신건강에 좋을듯 하네요. 사실 몸만 좋았으면 차라리 서서 가는것이 훨씬 마음이 편하겠더라구요. ㅠㅠ 

춘천은 이제 수도권이 되었고 춘천의 상권에는 분명한 플러스가 될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반대의견으로 닭갈비와 막국수등의 먹거리 상권이외의 소매점은 활성화 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춘천의 소비 인구가 서울로 유입이 될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 랍니다. 

이상 춘천여행이었네요.